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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리 "은퇴식, 최용수 감독님 없었다면 절대 불가능한 일"
차두리 "은퇴식, 최용수 감독님 없었다면 절대 불가능한 일"
  • 강우혁 기자
  • 승인 2015.11.09 0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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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리 축구선수

[한강타임즈] 14년간의 선수 생활에 화려한 마침표를 찍은 차두리(35·서울)가 최용수 FC서울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차두리는 7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36라운드이자 올 시즌 마지막 '슈퍼매치'에서 은퇴식을 갖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서울이 4-3으로 승리를 선물한 가운데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 나선 차두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박수 받고 화려하게 은퇴를 하게됐는데, 최용수 감독님이 없었다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차두리는 지난 2013년 은퇴를 고민하던 중 최 감독의 설득에 의해 K리그 무대에 섰다. 이후 대표팀 복귀는 물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과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 등 굵직한 성과를 보이며 국내 팬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차두리는 "내가 힘들 때는 뒤에서 등을 두들기며 '걱정마라'했고, 잘될 때는 '니가 잘해서 이렇게 됐다'고 자신감을 준 것이 최용수 감독"이라며 "너무너무 감사하다. 이제는 편안하게 (최)용수형과 소주 한잔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 최용수 감독 "두리야 수고했다"

차두리 은퇴 기자회견 일문일답

은퇴 소감은.

"이제는 진짜로 끝이다. 앞으로 선수로서 기자들에게 질문 받고 인터뷰하는 경우는 없다. 시원섭섭하다. 이제야 비로소 진짜 마지막이라는게 실감이 난다. 새로운 삶이라는 기쁨도 있지만 4, 5살대 시작한 너무나 사랑한 축구를 다시 그라운드에서 할 수 없다는게 슬프고 아쉽기도하다. 더 잘할수도 있었는데 아쉬움도 들고 여러생각들이 머리를 지나간다. 그래도 정말 열심히했고 노력했기에 지금 이순간 후회없이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는 것같아 홀가분하다"

하프타임 행사때, 축구 선수로서는 3-5로 졌다고 했다. 의미는.

"축구를 하면서 내 기준은 차범근이라는 사람이었다. 그 사람을 넘고 싶었고, 그 사람보다 잘하고 싶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그가 얼마나 대단했고, 또 유럽을 나가보니 아 이사람이 정말 축구를 잘했구나 깨달았다. 축구적인 면에서 차범근이라는 사람 근처에도 못가는 선수생활을 하게 돼서 졌다고 표현을 했다. 그러나 그 중에 월드컵 4강도 있었고, 월드컵 16강도 있었다. 또, 아버지가 베켄바우어여도 갈 수 없는 곳이 분데스리가다. 그곳에서 10년간 세계각국 잘하는 선수들과 경쟁하며 10년을 버틴 것이 내 자신에 큰 수확이다. 여러 가지 대표팀 생활 등이 그래도 3골 정도 넣지 않았나 하는 개인적인 평가다."

이천수도 은퇴한다. 2002세대가 저물고 있다.

"나랑 천수가 막내였는데, 막내들이 은퇴하는 것은 팀 자체가 나이가 들었다는 뜻이다. (김)병지 형님 아직 뛰고 있고, (현)영민이 형도 1년 선배지만 일단 현역으로 뛰고 있다. 2002멤버가 한국 축구에 많은 기쁨을 준 것은 사실인 것 같다. 많은 사랑을 받았고, 그덕에 선수들 지금까지 선수생활을 할 수 있었다. 이제는 그세대가 현역으로 뛸 수없지만 정말로 그때, 2002년 때 대단했잖아요. 넘치는 사랑을 받았는데 이제는 그라운드 밖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다른 좋은 길로 돌려주는게 우리 2002세대가 할 역할이라 생각한다. 항상 책임감을 가지고 앞으로 다음 미래를 준비하겠다."

 

▲ 차두리 선수가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36라운드 경기에서 은퇴식을 가지며 생각에 잠겨 있다.<사진 뉴시스>

인생 제2막 계획은.

"아직은 모르겠다. 감독 자격증을 딸 것은 맞다. 그 과정에서 축구에 대해 좀더 세부적으로 배울 것이다. 그라운드 안팎으로 내가 배울 지식이 많다. 시간도 걸릴 것이다. 배우는 과정에서 뭐가 나에게 가장 맞는 일이고, 무엇을 하면 유럽에서 좋은 것을 배워 한국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생각해보고 싶다. 당장 감독, 행정가가 되겠다 못을 박고 싶지는 않다. 지금 마음은 그라운드 가까이서 무언가를 하고싶다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감독인데 쉬운 직업이 아니라는 것은 아버지를 통해 너무나 일찍 배웠다. 섣부르게 도전해서는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안다. 신중하게 더 많은 공부를 해서 결정하겠다."

서울에 처음 입단했을 때 걱정이 많았다. 이런 은퇴는 예상하지 못하지 않았나.

"영화 같다. 진짜 복받은 사람이다. 이렇게 선수생활 마무리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소속팀, 대표팀에서까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해주고 박수를 받으며 선수생활 마무리하는 것은 꿈같은 일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서 이렇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을 만큼 내가 진짜 공을 잘찼나 하는 생각도 많이 하게된다. 처음 서울왔을 때는 걱정이 많았다. 왜 데리고 왔지하는 반대 목소리도 있었다. 처음 6개월은 적응에 힘들었다. 나도 3개월간 쉬면서 몸이 안좋은 상태에서 들어와 시합을 뛰었기에 경기력도 많이 안 좋았다. 그러다보니 우려와 반대가 더 커졌다. 그때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힘들었다. 바닥에 철썩 내려앉은 기분이었다. 그래도 잘 할 수있다고 생각을 했고 잘 하고 싶었다. 항상 유럽에만 있었기 때문에 한국 축구팬들에게도 인정받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다. 아버님 도움도 받아가면서 차츰차츰 일어나기 시작했다. 마지막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박수를 받고, 모든 축구선수들이 꿈꾸는 마무리를 할 수 있게 돼 너무 행복하다. 처음부터 햇살이 비추는 좋은 날씨는 아니었다. 어두컴컴한 터널을 지나야 했지만 빛이 보였을 때 그게 얼마나 소중한 지 깨달을 수 있었다. 축구 뿐아니라 인생을 살면서도 나를 단단히 만들어주고 도움을 준 3년이었다."

은퇴의 결정적 계기는.

"정말 힘들다. 이제 한번씩 올라갔다 내려오면 숨이차고 힘들다. 몸이 힘든 것도 있지만 결정적인 것은 정신적인 것이다. 시합을 준비하는데 내가 100%로 다 쏟을 준비가 안되있으면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이 축구다. 올해도 아시안컵 이후 마인트 컨트롤 등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100%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결코 팀에 준비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만하려한다. 더 이상 매경기 모든 것을 다 쏟아서 준비할 자신이 없다. 이제는 에너지가 없다는 것을 느끼고 판단해서 결정을 내렸다."

언제 아버지를 넘지 못하겠다 느꼈나.

"20대 중반이었다. 25~6될 때다. 그전에는 유망주고 어린 선수였기에 겁이 없고 뭘해도 될 것처럼 느껴졌다. 중반이 됐을 때 이제는 차범근이라는 사람이 정말 대단하구나했다. 이미 3, 4년을 독일에서 뛰었기에 새삼 아버지에 대한 대단함을 느꼈다. 이제는 그 벽을 넘을 수 없을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처음들었다. 그래도 그안에서 최선을 다했다. 축구를 3~4살 때부터 너무 좋아서 시작한건데, 남들이 뛰어보고 싶어하는 분데스리가에서 축구를 하는데 왜 자책을 하고 좌절을 해야하나 생각했다. 즐기려고 했다. 왜 안 될까보다 난 왜이리 많은 것을 가졌을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운동을 했다. 누구 말처럼 태어나보니 아버지가 차범근이었다. 축구를 하다보니 월드컵 4강을 가있고, 좀 지나고보니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었다. 그걸 내가 조금 잊고 살지 않았나 반성했다. 많이 가진 것만큼 다른사람들에게 돌려주는 것이 내 살아가는 방식이라 생각했다. 이후 마음 편해졌다. 욕심이 없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가 택한 방법이다."

서울 팬들은 ‘우리에겐 차범근 보다 차두리’라고 한다.

"서울 팬들에게 차범근은 적장이다. 미울거다. 2008년 결승에서 수원이 이겨서 우승을 했기에 어떻게 서울 팬들이 좋아하겠나. 그런 의미에서 수원 팬들이 나에게 야유를 보내고 사랑을 주지 않는 것에 불만은 없다. 한국 축구를 위해 아버지가 많은 것을 해서 충분히 박수 받을 만하다 생각한다. 그래도 서울팬들 사이에서 만은 내가 더 위대한 선수로 남았으면 좋겠다. 더 사랑을 받는 선수가 됐으면 하는 욕심을 가지고 있다. 서울을 선택한 이유에는 최용수 감독님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이 자리를 빌어서, 많은 사람들에 박수받고 화려하게 은퇴하는데 최용수 감독님이 없었으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 내가 힘들 때 뒤에서 등을 두들기며 걱정하지 마라한 분이다. 잘됐을 때는 니가 잘해서 이렇게 됐다고 자신감을 준 것이 최용수 감독님이다. 감독님에 너무 감사드린다. 이제는 편안하게 용수형하고 소주도 한 잔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대표팀에서의 자신의 역할을 할 후계자를 꼽자면.

"언론에 대표팀 오른쪽 풀백을 두고 고민을 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좋은 선수들이 많다. 아쉬운 것은 내가 처음 왔을 때 좋던 선수들이 군대에 가 있다. 신광훈 선수도 수많은 경기하면서 좋은 선수라 판단했고, 이용 선수도 월드컵 갔다오고 단단해져 있을 거다. 지금 리그에서 뛰고 있는 정동호 선수도 있고, (김)창수도 일본에 있지만 꾸준히 하는 선수다. 중요한 것은 후배들이 조금 더 욕심을 가지고 '이 자리는 내 자리'라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다. 나는 월드컵에 못 가고 다시 대표팀 갔을 때도 똑같은 마음으로 갔다. 서른 중반에도 그런 오기와 독기로 대표팀에 갔다. 하물며 어린 친구들은 책임감과 독한 마음을 가지고 소집에 임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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