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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벗은 ‘경제 대통령’ 미네르바
베일벗은 ‘경제 대통령’ 미네르바
  • 박주연기자
  • 승인 2009.01.13 1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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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빌라에 거주하는 30대 무직자, 독학으로 경제박사 돼…
허위사실유포에 대해 의견 분분, “표현의 자유 탄압하는 행위다”

인터넷 논객으로 ‘경제대통령’이란 호칭을 받으며 세간의 시선을 집중시켰던 ‘미네르바’의 실체가 알려지며 국민들은 혼란 속에 빠져들고 있다. 그동안 50대 증권업계 인사로만 알려졌던 미네르바가 30대 무직자로 밝혀지며 그 실체를 둘러싼 궁금증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는 것.
서울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는 그동안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현 정부의 경제정책 전반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해온 것으로 의심되는 박대성(30) 씨를 허위사실 유포혐의로 긴급체포했다. 말 그대로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미네르바’의 실체가 허무하게 벗겨지는 순간이었다.
그 옛날 로마신화의 ‘지혜의 신’이 오늘날 ‘경제 대통령’으로 우뚝 서기까지… 너무도 평범한 그 실체와는 달리 그동안 미네르바가 남긴 발자취는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각종 경제 예측으로 ‘온라인 경제 대통령’으로까지 불린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가 화제의 중심에 선 것은 지난해 7월, 미네르바가 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해 미국발 금융 위기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글을 올리면서 부터다.

30대 무직자, 독학으로 실물경제 공부

미네르바가 지금까지 인터넷에 올린 글은 총 100여 편. 미네르바는 그 다음 달인 8월 25일 리먼 브러더스사의 파산을 예측했고, 차례로 주가 폭락과 환율 급등을 예상하는 글을 썼다. 미네르바가 예측한 이 모든 것들은 하나둘 현실화됐고, 결국 국민들은 ‘미네르바’라는 인물에 시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경제계 동향을 신기하리만큼 정확하게 예측하는 미네르바의 글에 열광했고 어느덧 미네르바는 ‘온라인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게 된 것이다.
당초 미네르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름을 알만한 경제 관련 인사들은 다 한번 씩 미네르바로 지목되기도 했다. 실제로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은 미네르바로 지목되자 사실이 아니라며 공개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그동안 미네르바는 자신이 한국 전쟁을 경험했고, 미국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월스트리트에서 일한 금융 전문가라고 주장했다. 자신의 정체에 대해 온갖 추측이 난무하자 지난 11월엔 절필 선언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이후인 지난해 12월 29일 미네르바는 정부가 7대 금융기관과 대기업에 달러 매수를 금지하라는 공문을 보냈다는 글을 올렸다. 바로 이 글이 사실상 이번 조사의 미끼를 던진 격이 됐다. 실제로 정부가 시장 개입을 할 때는 공문대신 구두로 협조 요청 한다는 점에서 이 글은 미네르바가 비전문가 일 수 있다는 의심을 갖게 했다. 결국 이 글이 문제가 되면서 검찰 조사가 시작됐고 결국 미네르바는 ‘허위사실유포혐의’로 긴급체포에 이르게 된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미네르바로 추정된 박씨는 독학으로 경제를 공부했다. 박씨는 평소 집 밖을 거의 나오지 않고 인터넷에만 몰두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신촌에 위치한 한 빌라에서 여동생과 함께 생활한 박씨는 그동안 집에서 경제 관련 서적 등을 택배로 주문해 독학으로 실물경제를 공부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까지도 미네르바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또한 ‘미네르바 구속’에 관한 사회 각계각층의 목소리도 다양하다. 일각에서는 과연 미네르바의 글이 ‘허위사실유포’로 볼 수 있느냐는 지적과 함께 “이는 엄연한 표현의 자유에 대한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한 인터넷 게시판에는 이미 ‘미네르바 석방 청원 서명 운동’도 진행되고 있다.

베일벗은 미네르바, 여전히 뜨거워

그동안 미네르바의 경제적 식견을 둘러싸고 논란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가 전문대 출신의 30대 백수에 불과했다는 사실은 재계에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결국 지금까지 대한민국 경제가 ‘30대 백수’의 손에 꼼짝없이 휘둘린 꼴이 된 셈이다.
‘미네르바’ 구속을 둘러싸고 네티즌은 물론 정·재계 전반에 걸쳐 폭발적인 논쟁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베일을 벗은 ‘미네르바 논란’은 오히려 뜨거워지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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