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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창감독이 말하는 ‘미워도 다시 한 번’은 이런드라마!
김종창감독이 말하는 ‘미워도 다시 한 번’은 이런드라마!
  • 한강타임즈
  • 승인 2009.02.1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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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4일 첫 방송으로 시청률 1위, 3회 만에 대박 시청률 고지 20%를 넘어선 드라마 KBS2TV ‘미워도 다시 한 번’(극본 조희 연출 김종창 제작 지앤지프로덕션㈜). 한국 드라마에서 보기 힘들었던 중년의 사랑을 소재로 최명길, 박상원, 전인화의 연기변신과 박예진, 정겨운의 호연으로 시청자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20년 전, 첫사랑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을 안고 고통 속에 살아가는 한명인(최명길)과 명인에게 빼앗긴 첫사랑을 되찾기 위해 스스로 광대가 되는 은혜정(전인화)이 이끌어가는 ‘미워도 다시 한 번’은 이 시대 여성들의 삶과 야망, 사랑에 대해 진지하게 조명하고 있다. ‘행복한 여자’ 이후 2년 만에 돌아온 김종창감독에게 ‘미워도 다시 한번’에 대한 소회를 들었다.   

미워도 다시 한 번’이 시청률이 3,4회 20%고지를 넘었다.

솔직히 좋다. 첫 방송을 앞두고 현장 스태프끼리 시청률 내기를 했는데 13.5%에 걸었다. 첫 방송에 13%만 나와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16%가 넘게 나와 솔직히 놀랐다. 민수 정겨운이 16.5%로 1등을 했다. 주연배우가 20%에 안 걸고 배포 없이 16%로 1등 했다고 놀렸다.(웃음) 아마 오랜만에 현대극으로 찾아오는 배우들에 대한 기대가 컸다고 본다. 

중년의 사랑이라는 소재가 이색적이다.

‘미워도 다시 한 번’의 주인공들은 중년에 만난 사랑으로 시작되지는 않는다. 누구나 가슴속에 설레는 첫사랑이 있기 마련인데, 드라마에서는 파릇파릇한 청년기에 만난 사랑이 나이 들어 중년까지 이어지고 있을 뿐이다. 세월이 지나 그들이 아버지, 어머니가 되었을지라도 예전 사랑이 그들을 이어주고 지탱해준다. ‘미워도 다시 한번’의 명인, 정훈, 혜정 이 세 사람의 사랑 역시 20년 전 시작된 고리가 현재까지 이어져 어느 누구도 그 사랑을 양보할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러 자신에게도, 서로에게도 치명적인 상처를 남기게 된다.  


최명길, 박상원, 전인화 캐스팅이 화려하다. 이 배우들을 한자리에 모으는데 힘들었을 것 같은데 캐스팅

이유는?

일일극 제작할 때부터 시놉시스가 나오자 마자 한명인 회장은 최명길씨라고 생각해서 제일 먼저 시놉시스를 보내 출연 승낙을 받았다. 박상원, 전인화씨는 일일극에서 수목극으로 바뀔 때 다시 캐스팅을 한 배우들이다. 박상원씨는 평소 선배라고 부르는데 1996년 KBS첫사랑에서 처음 만나 거의 13년 만에 다시 만났다. 정훈은 자칫 잘못하면 시청자들의 미움을 받을 수 있는 인물이다. 결국 두 집 살림을 하는 셈이지 않나. 명인과 혜정 둘 사이를 오가면서 흔들리는 감정을 잘 표현하면서도, 시청자에게 미움을 안받을 수 있을 만한 설득력이 있는 인물이어야만 했다. 마지막으로 은혜정 역의 전인화씨 캐스팅이 가장 힘들었다. 23살의 딸을 둔 어머니이면서 최고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만인의 연인이기도 해야 했다. 여러 중년 배우들이 캐스팅 물망에 올랐지만 전인화씨는 은혜정 그 자체였다. 실제 전인화씨는 고등학생을 딸로 둔 어머니이기도 하면서 남자 연예인들이 이상형으로 꼽는 만인의 연인이지 않은가. 

젊은 배우 박예진, 정겨운 캐스팅 비화가 있는지.

캐스팅을 할 때 배우로서의 이미지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사람 자체를 본다. 정겨운은 ‘행복한 여자’할 때 발탁한 친구인데 연기는 좀 미숙했어도 진실성을 느꼈다. 촬영장에 늦게 도착해서 혼내면 거짓말을 할 줄 모르더라. 늦잠을 잤으면 잤다고, 전날 친구들하고 술 한잔 했으면 했다고 솔직히 얘기하더라(웃음)최윤희 역은 한명인회장과 마주쳤을 때 기가 눌리지 않은 연기 내공이 필요했다. 또한 앵커이기 때문에 세련되고 도회적인 이미지를 갖춘 배우이어야 했다. 박예진을 실제로 만나보니 예능프로그램에서 보여진 털털한 이미지보다 좀 차분하고 쌀쌀맞은 이미지도 있어 적합하다고 생각해 캐스팅했다.  

미워도 다시 한 번’ 동명영화의 리메이크 작품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이 작품은 작년 여름부터 기획을 했다. ‘여자들의 사랑과 야망’을 젊은 층이 아닌 중년을 통해 표현을 해보고 싶었고 시놉시스 단계부터 작가가 가제로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결혼, 가족, 사랑이 칼로 무 자르듯이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것이지 않나. 정말 미워도 다시 한번 봐야 하는 가족애, 부부애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래서 제목 때문에 빚어진 오해도 있다. 2009를 제목에 붙인 이유는?

제작발표회 하루 전에 동명 영화를 제작한 영화사에서 연락이 왔었다. ‘미워도 다시 한 번’이 리메이크작품인줄 알고 어떻게 되는 건지 문의전화를 한 거였다. 드라마기획의도나 인물설정, 스토리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해드렸는데 아직도 리메이크작품인줄 아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제목 앞에 2009를 붙였다. 그런데 2009를 붙이고 나니 더 리메이크의 느낌이 난다는 의견이 많아 놀랐다.(웃음)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우리 드라마는 영화와 완전히 다른 작품이다. 게다가 ‘미워도 다시 한 번’은 일반화된 표현 아닌가?

CEO, 톱스타, 앵커 등 소위 ‘있는 자들의 드라마’라는 의견이 있는데

음. 그건 아마 우리 드라마 인물들이 성공한 시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해서 그런 거 같다. 인물을 표현함에 있어 드라마는 각기 다른 표현방식을 가진다. 크게 인물이 성장하면서 거치는 과정에 대한 것과 성장 한 후 겪는 고통과 좌절에 대한 것으로 나눈다면 ‘미워도 다시 한번’은 후자에 속한다. 20년간 자식을 몰래 키우며 살아온 톱스타에게도 남모를 눈물이 있었을 것이고, 또한 첫사랑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명인에게도 대기업CEO지만 여성이기에 감내해야 하는 많은 편견과 아픔이 있었을 것이다. 윤희 역시 마찬가지다. ‘미워도 다시 한 번’은 피나는 노력 끝에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자들이 사랑과 야망을 위해 싸우는 이야기다. 캐릭터는 그 성공한 여성들을 표현해내기 위한 장치일 뿐 드라마자체가 부유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 있는 건 아니다. 

배우들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심리적으로 갈등 가득한 인간을 표현하는 배우들의 연기는 어떻게 끌어내나.

배우들과 대화를 많이 한다. 대화를 통해 인물의 해석에서 공감대를 끌어 낸다. 이번 ‘미워도 다시 한 번’은 대사가 길고 씬도 다른 드라마보다 길다. 그간 드라마에서 자주 없었던 독백도 많다. 특히 최명길과 전인화의 심리묘사를 위해 클로즈업을 많이 사용한다. 클로즈업이라고 해도 그냥 클로즈업이 아니니고 어떤 조명을 쓰느냐에 따라 클로즈업으로 표현할 수 있는 심리가 다양하다. 그래서 클로즈업으로 심리나 인물 관계를 보여주려고 했다.

불륜, 복수, 배다른 형제 등의 설정 때문에 소위 유행하는 ‘막장드라마’라는 표현이 있다.

막장 드라마의 뜻이 정확하게 잘 모르겠다. 다만 요새 ‘막장드라마’라는 말을 들으면 뜬다고 하더라(웃음). 전작 ‘애정의 조건’이나 ‘장미빛 인생’ ‘행복한 여자’의 주인공들 역시 불륜을 겪었다. 다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평탄했던 가족이 남편 혹은 아내의 불륜으로 인해 부서지고 사랑이 애증으로 변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불륜이나 복수는 그 과정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나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수단일 뿐이다. 만일 그게 다라면 드라마라고 말할 수 없다. 내 드라마는 ‘가족통속극’이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통속적인 소재를 통해서 가족이나 부부의 소중함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통속적인 소재를 다룬다고 해서 모두 막장은 아니지 않나. ‘미워도 다시 한 번’ 역시 그 동안 내가 해왔던 드라마의 연장선으로 보면 될 거 같다.  

앞으로의 전개에 대해 얘기 해달라

지금까지는 혜정만 명인의 존재를 알고 하는 게임이었다. 하지만 7, 8회 정도에 명인 역시 혜정의 존재를 알고 분노에 휩싸이면서 둘의 진정한 승부가 이어진다. 20년간 자신을 속인 정훈에 대한 배신감에, 생애 처음으로 우정을 느낀 혜정에 대한 배신감이 배가되어 명인은 겉 잡을 수 없는 분노에 휩싸이게 된다. 하지만 명인은 혜정과는 분명 다른 복수의 날을 갈 것이다. 드라마의 다른 한 축인 윤희와 민수는 원래 결혼을 하는 설정이었다. 윤희가 명진 그룹으로 시집을 가서 명인과 권력싸움을 하는 것으로 설정 되어 있었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작가와 그 부분을 상의하고 있는데 결혼을 선택할지, 아니면 민수와 윤희의 러브라인으로 갈지 아직은 논의 중이다.

작품에 대해 한마디

20년간 몸담았던 KBS에서 나와 처음으로 외주제작사에서 제작하는 작품이다. 그간 KBS에서 연출해왔던 작품보다 훨씬 더 많은 부담감을 안고 시작했다. 초기 일일극으로 편성되었다가 수목극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큰 예산을 들인 블록버스터나 화려한 캐스팅으로 욕심을 부리고 싶지는 않았다. 다만, ‘미워도 다시 한 번’을 보는 시청자들이 ‘아 나도 저 때 그런 사람이 있었지’라고 가슴 한 켠에 묻어두었던 첫사랑의 가슴 떨림을 다시 한번 기억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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