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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깊은 인종 차별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 연극 ‘오델로’ 개막
뿌리 깊은 인종 차별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 연극 ‘오델로’ 개막
  • 이지연 기자
  • 승인 2016.04.27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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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극작가 셰익스피어 원작 ‘오델로’ 재구성

[한강타임즈 이지연 기자극단 성북동비둘기는 2016년 첫 신작으로 ‘오델로 - Oh THe yELLOw’를 5월 14일부터 25일까지 문래예술공장 박스씨어터에서 선보인다.

‘오델로 - Oh THe yELLOw’ 는 영국의 세계적인 문호인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오델로’를 해체, 재구성한 작품으로, 고유의 미학과 번뜩이는 상상력으로 작품마다 신선한 충격을 불러일으켜 온 연출가 김현탁(48, 극단 성북동비둘기 대표)은 특유의 감각적이고 도발적인 시선을 통해 인종차별 문제를 폭로하고자 한다.  

언제나 ‘파격’ 혹은 ‘전위’란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연출가 김현탁과 그가 이끄는 극단 성북동비둘기는 ‘하녀들’,  ‘잠자는 변신의 카프카’ 등 국내외 고전명작들을 파격적인 시선과 날카로운 감각으로 재구성한 무대들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이번 작품은 두 번째로 선보이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으로, 대중에게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오델로’를 어떤 미학적인 아이디어로 해석해낼 지 기대를 모은다.

본 공연의 영문 제목 ‘Oh The Yellow’ 그 자체로 색깔이자 특정 집단의 지시어이자 상징이다. 또한, 우리가 바라보는 외국인 오델로를 가리키는 말인 동시에, 단지 그 외양 때문에 그를 무시하고 조롱하고 선동하고 파멸시키는 우리 자신을 가리키는 탄식이기도 하다. 이미 한국 사회 안에서 다양한 인종들이 우리의 일부를 이뤄가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한국을 단일민족국가로 치부함으로써 그들의 존재를 예외적인 것으로 셈하고, 울타리 바깥으로 밀어낸다.

경계하고 배척하는 태도가 우리도 모르게 몸에 배여 드러나며, 이상하게도 대개 백인들을 향해서는 정반대로 호의적이고 때로는 비굴하기까지 한 입장을 취하기도 한다. 이번 작품은 기이하게 뒤틀려 나타나는 다른 유색 인종을 향한 뿌리 깊은 차별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의 시선을 던지며, 다문화 · 다인종시대의 복잡하고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할 실마리를 제공한다.  

작품은 감각의 소통을 통해 원작의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가장 동시대적인 것으로서 오늘의 관객을 만나고자 한다. 원작의 비극은 질투에 눈이 멀어버린 그의 연약함으로부터 비롯되기 이전에, 무어인인 오델로를 혐오한 이아고의 시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리고 이때 오델로가 흑인이었다는 사실이 감각의 측면에 있어서는 가장 결정적이다.

가령, 끝내주게 예쁘고 늘씬한 여자를 대동하고 나타난 베트남 노동자를 떠올려보라. 나도 모르는 사이 그를 향해 보내게 되는 의혹과 불쾌의 시선이, 지금 여기에서 오델로의 비극을 낳는 씨앗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감각적인 측면을 좀 더 극대화시키기 위해 오델로 배역은 실제 흑인의 외국인 배우가 맡는다. 그의 피부색과 더불어, 능숙하지 못해 어눌한 한국어와 갑작스레 튀어나오는 그의 자국어는 셰익스피어의 문장들을 생경하게, 의미보다는 감각 자체로서 전달시킬 것이다.

극이 진행될수록 느껴지는 크고 작은 혐오감들이 쉼 없이 우리의 감각을 건드릴 때, 관객의 시선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어느덧 유색인종을 대하는 백인들의 차별적 시선과 일치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때 관객은 머리로 따라간 연극이 아닌 몸으로 따라간 연극의 끝에서, ‘나는 누구인가, Oh The Yellow는 누구인가, 이 시대에 비극은 어디에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게 될 것이다.

공연의 전체적인 틀은 원작과의 관계, 그들의 방대한 역사, 동시대성, 그리고 가장 중요한 극단 성북동비둘기만의 고유 언어 등을 고려해 그것들을 담아낼 수 있는 형식으로, 최근 인종 차별로 물의를 빚었던 ‘88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차용해 진행된다. 세부적인 장면들은 원작의 장면들을 해체해 각각 시상식에 후보로 오른 영화 작품들로 재구성된다. 그

걸출한 연기와 출중한 작품성에도 불구하고 결국 영화제의 들러리로 존재하는 흑인들을 비추는 동시에 그들만의 리그 안에서 우리 황인종의 존재를 가늠해 보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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