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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경남 양산서 야인 생활 시작.. 파벌 갈등 "이제 그만"
문재인, 경남 양산서 야인 생활 시작.. 파벌 갈등 "이제 그만"
  • 안병욱 기자
  • 승인 2016.04.28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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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안병욱 기자]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28일 경남 양산에서 야인(野人)으로서의 생활을 다시 시작했다. 그간 문 전 대표는 총선을 전후해 서울과 양산을 오가면서 주요 정치적 현안마다 입장을 피력하거나 김종인 비대위 대표와 조율하는 등 막후 지도자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총선이 끝나고 당 지도체제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친문-친 김종인, 친노-비노 간 파벌 갈등 요소가 불거질 조짐을 보이자 "이제 그만"을 선언하고 고향으로 내려갔다.

이같은 문 전 대표의 '정치적 피정'에는 여러 정치적 셈법이 들어 있다. 먼저 김종인 비대위 체제의 운명은 다음달 3일 당무위-당선인 연석회의에서 결정된다. 가뜩이나 문재인-김종인 갈등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문 전 대표 입장에서는 이 문제가 여간 골칫거리가 아니다.

당내에서는 전당대회 연기 불가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김종인 대표 체제를 굳이 연장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엔 송영길 의원 등 차기 당권을 노리는 주자들의 목소리도 반영돼 있다.

전당대회 연기와 관련해 문 전 대표는 뚜렷한 입장을 표명하지는 않았으나 그의 입장도 '김종인 체제' 연장은 그리 달가울 리 없다. 김 대표가 자신을 끝까지 지지할지, 스스로 킹에 오르겠다는 의욕을 부릴지, 다른 주자를 옹립할지 도무지 안심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이 때문에 문 전 대표는 전당대회를 열어 자유 경선을 통해 대표를 뽑자는 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

문재인 전 대표

실제 문 전 대표는 지난 22일 김종인 대표와의 만찬 회동을 갖고 대표직 합의 추대가 어렵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 23일 언론에도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문 전 대표는 "비상대책위가 끝난 후에 당 대표를 하실 생각을 않는 것이 좋겠다. 당 대표를 하면 상처를 받게 된다"며 김 대표에게 전당대회 불출마를 권유하기도 했다. 또 수권비전위를 만들어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정책개발에 나서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당권을 내려놓을 것을 권고한 셈이다.

당 내부에서는 총선 과정에서 김 대표와 문 전 대표간의 갈등과 오해가 증폭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김 대표가 문 전 대표가 호남에 가면 표가 떨어진다며 호남행을 만류한 것이 양측간 관계에 치명적이었다는 분석이다. 당내 친노계에서는 야권의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인 문 전 대표의 호남행을 만류하고, 호남패배의 책임을 문 전 대표에게 씌운 것은 용납하기 힘든 처사라는 불만이다. 따라서 김 대표의 역할이 종료되는 시점이 다가오면서 또다른 갈등설이 나올 것에 대비해 문 전 대표가 고향행을 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전당대회가 조만간 실시될 경우 차기 대표를 누가 맡느냐도 당에서는 뜨거운 감자이다. 여기서 만일 문 전 대표가 여의도 주변에 맴돌고 있으면 후보들이 저마다 찾아가 "대주주의 사인을 받았다"는 식으로 여론을 호도할 수 있다. 문 전 대표 입장에서는 다시 구설에 오를 게 분명하다.

현재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후보군은 송 의원 외에 박영선·이인영 의원과 김진표 당선인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박영선 의원은 친노와 관계가 껄끄럽고 이인영 의원은 당내 386 운동권을 대표하는 인물이라 문 전 대표로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 전 대표가 정치권 중심에 서 있으면 각종 논란 야기가 불가피하다. 본인에게도 좋을 리 없다. 때문에 이 문제도 문 전 대표가 잠시 피해있는 배경 중 하나다. 문 전 대표의 고향행에 숨어있는 정치적 퍼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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