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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서거 후 전‧현직 대통령들 이해득실
DJ 서거 후 전‧현직 대통령들 이해득실
  • 안병욱 대표기자
  • 승인 2009.09.25 0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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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중 전대통령     ©한강타임즈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후 정치 거물들 사이에 희비가 교차하고 있는데, 김 전 대통령의 서거로 섭섭잖게 ‘얻은’ 정치인이 있는가 하면 원하지 않았던 과거사가 들춰져 씁쓸한 속을 쓸어내리는 정치인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이해득실은 과거 김 전 대통령과의 맺은 인연도 중요하지만 그와 마지막을 어떤 인연으로 마무리했느냐는 점도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는데, 좋지 않았던 인연도 한순간의 선택으로 역전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로 가장 많은 것을 얻은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정치권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이름이 첫손에 꼽힌다.
후폭풍까지 염두에 두면 전혀 아닐 수도 있지만 현재 그가 얻은 것이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이다.
이 대통령은 DJ와 썩 좋은 관계가 아니었는데, 민주진영의 큰 어른이었던 DJ와 한나라당 대선주자였던 MB의 교차점이 없었기 때문이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 후 이들의 관계는 심하게 틀어졌다.
정부가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 당시 DJ의 추도사를 막았기 때문인데, DJ는 이후 ‘사람 사는 세상’ 사이트에 공개한 추도사에서 “내 몸의 반이 무너진 것 같은 심정”이라며 “노 전 대통령은 억울한 일을 당해 몸부림치다 저세상으로 갔다. 우리 국민들은 억울해 하고 있다”고 탄식했고 이어 “독재정권, 보수정권 50년 끝에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가 10년 동안 민주주의를 해보려고 했는데 민주주의가 되돌아가고 남북관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었다.
DJ는 이후로도 이명박 정권을 ‘독재정권’이라 부르며 강한 비판을 쏟아냈는데, 그러나 이 대통령이 DJ의 병실을 찾아 “민주화와 민족 화해에 큰 발자취를 남긴 나라의 지도자이신 만큼 문병하고 쾌유를 비는 것은 당연한 도리”라며 “반세기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지도자다. 평생 동안 수많은 역경을 극복하셨기 때문에 이번에도 고비를 넘기실 수 있을 것”이라고 문병하면서 분위기는 변하기 시작했으며 이 대통령이 DJ의 국장을 결정해 친서민 정책으로 인한 효과와 더해지며 40%대의 지지율로 나타났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지난 달 25일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율은 41.4%로 나타났는데, 같은 기관의 전달 조사와 비교했을 때 긍정평가는 9.5% 상승하고 부정평가는 9.7% 낮아졌다.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들은 이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에 대해 “경제가 안정되고 친서민정책이 효과를 거두면서 지지율이 오른 것”이라면서 “DJ 국장 요구 수용과 북한 조문단 접견 등 남북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한몫했다”고 분석한다.
이 대통령은 지지율 상승을 기반으로 향후 국정운영을 추진할 동력을 확보했는데,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이 대통령이 얻은 가장 큰 이득은 남북관계의 화해모드다.
DJ 서거로 북한은 특사 조문단을 파견했고 이들은 이 대통령을 예방, 남북관계의 물꼬를 틀었음.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으로 1년 6개월여 간 경색돼있던 남북관계에 한줄기 햇살이 비치기는 했으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뜻을 전하러 온 특사와 이 대통령이 직접 이야기를 나눈 것은 그 의미가 컸다고 볼수 있는 대목이다. 

특사 조문단이 이 대통령과 ‘남북정상회담’을 논의했다는 말까지 흘러나왔는데, 청와대가 곧 “이 대통령의 북한 조문단 접견에서는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일반적인 논의가 있었을 뿐”이라고 일축하고 나서기는 했지만 특사 조문단의 청와대 예방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컸다는 것이기도 하다.

청와대는 “우리 정부의 일관된 대북정책 기조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도와준다는 것, 인도적 지원은 열린 자세로 한다는 것, 언제 어떤 수준의 대화도 할 수 있으나 과거와 같은 방식은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하지만 남북관계에 모처럼 비친 햇살로 이 대통령의 대북정책 기조가 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대화뿐 아니라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적십자회담이 열리기도 했는데, 지난달 26일 1년 9개월 만에 열린 남북 적십자회담에서 양측 대표단은 오는 추석 무렵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재개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음. 이미 큰 틀에 합의하고 있기에 회담은 순조롭게 진행됐는데, 현인택 통일부장관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지원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유엔기관을 통해 지원하되, 북한의 영유아나 질병에 대해선 민간기관을 통해서도 지원하겠다”는 지원절차를 전했다.

박진 국회 외통위원장은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과 북한의 핵실험 강행 등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됐지만, 최근 개성공단 근로자 석방과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단의 서울 방문 등 의미있는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김영삼 전 대통령도 먼저 몸을 움직인 대가를 톡톡히 받아냈는데, 김 전 대통령은 병원에 입원한 DJ를 찾아 화해했고 이후 상도동계와 여권 인사들이 줄줄이 DJ를 병문환 하면서 화해의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또한 DJ 서거 후 그는 유일하게 남은 정치 원로가 됐는데, 전직 대통령 중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은 국민 여론 등으로 대외활동이 힘들기 때문이다.

YS는 현실정치에 조언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전직 대통령이 된 것인데, YS는 DJ와의 화해의 여세를 몰아 동교동계 인사들 끌어안기에 나섰다.

동교동계와 상도동계의 만찬 회동을 준비한 것인데, 약속 당일 김홍업 전 의원과 권노갑 전 의원, 박지원 의원이 상도동 자택을 찾아 “아직 애도기간이니 대규모 만찬은 연기했으면 한다”고 요청하고 YS가 “나도 다소 빠르다는 생각은 했었다. 그럼 새로 날을 받아서 하자”고 받아들이면서 미뤄지기는 했지만 ‘화합의 만찬’은 여전히 유효하며 YS는 “만찬 자리에서 4~5분 동안 추도사를 하려고 했다. 1984년 DJ와 민주화추진협의회 결성을 논의했던 서울 남산 부근 외교구락부에서 회동을 가지려 했는데 그곳이 없어졌더라”고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번 만찬 연기는 애도기간 중 대규모 모임을 피하자는 것 외에도 상도동계와 동교동계의 모임이 정치적 해석을 불러올 수도 있음을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당분간 이들의 화해 분위기는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박 의원은 만찬 연기로 양 계파 간 화해분위기가 흐려지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동교동계와 상도동계가 특별히 정치 일선에서 어떤 경쟁이나 나쁜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서로 좋은 얘기를 하고 존경의 말씀을 나누면 된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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