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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유일한 대화상대 연극 ‘클라우즈’, 고독한 세계의 출구를 찾다
내 유일한 대화상대 연극 ‘클라우즈’, 고독한 세계의 출구를 찾다
  • 김슬아 기자
  • 승인 2016.06.30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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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김슬아 기자] 삼십대 중반의 영화배우 지망생 '남자'는 매번 오디션에서 떨어지고 대리운전으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간다. 삼십대 후반의 영화감독 지망생 ‘여자’는 ‘남자’의 내용을 시나리오로 썼는데, 매번 그렇듯 영화사에서 퇴짜를 맞는다.

실패와 좌절의 경험 속에 남자와 여자의 유일한 대화상대는 손바닥만 한 ‘클라우즈' 뿐이다. 

연극 ‘클라우즈‘는 삼십대 중후반의 남자와 여자, N개의 음성인식 ‘클라우즈’ 서비스가 등장한다. 실제 운영체제 소프트웨어를 모델로 만들어진 ‘클라우즈'는 지능형 개인 비서 기능을 수행한다. 남녀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추천하고, 데이터 검색에 능하지만 종종 대화의 맥락을 잡지 못한다.

플레이티켓 제공

인간과 인공지능의 기묘한 대화는 수많은 기억과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하지만 손에 잡히지 않는 뜬 구름처럼 무대 위를 부유한다. 3분 요리가 밥과 국을 대신하고, 대화가 아닌 혼잣말로 점철된 일상 속 흩어진 기억들은 이상과 현실의 괴리만큼 부풀어 오른다.

한정된 파이를 차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누군가를 밟고 올라가야 하는 경쟁사회에서 실패와 고통은 고스란히 개인의 몫이 되고, 탈락과 낙오는 잉여를 생산한다. 서로는 연대할 수 없으며, 뿔뿔이 흩어지고 단절돼 고독을 감내하는 수밖에 없다. 

오늘도 허공 속으로 이리 저리 손을 뻗어 보지만, 간신히 손에 쥘 수 있는 것은 고작 한 뼘짜리 핸드폰 하나뿐이다. ‘이 고독한 세계에 출구는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연극 ‘클라우즈’는 오는 7월 14일 대학로예술극장 3관 무대를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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