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
[도서] ‘묻지마 살인’ 광기를 통해 들여다본 우리 사회 ‘죽음의 스펙터클’
[도서] ‘묻지마 살인’ 광기를 통해 들여다본 우리 사회 ‘죽음의 스펙터클’
  • 김슬아 기자
  • 승인 2016.08.29 14: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안정한 세대의 정신병리학

[한강타임즈 김슬아 기자] 지난 5월 강남역에서 한 남성이 모르는 사이인 여성을 살해한데 이어 불과 며칠 간격으로 부산의 번화가에서 50대 남성이 가로수 지지대를 뽑아 행인들에게 상해를 입혔다. 또 등산로에서 자신과 아무 관계가 없는 여성을 살해한 사건이 연달아 벌어졌다.

이러한 ‘묻지마 범죄’는 최근 5년간 꾸준히 50건 이상 발생하며 언제 어디서든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조성했다. 이는 한국의 일만이 아니다. 개인의 범죄든 집단의 조직적 테러든 이런 공격성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미디어 이론가이자 사회비평가 프랑코 ‘비포’ 베라르디는 수많은 다중 살인사건들에 주목하며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어떤 측면이 이런 괴물들을 키워냈는지 파고든다. 비포는 ‘죽음의 스펙터클’에서 자신이 왜 이런 끔찍한 사건들을 들여다보는지 끊임없이 자문하며, 지옥을 견디다 못해 괴물이 돼버린 사람들과 죽음을 택한 사람들의 고통에 주목한다.

비포는 ‘제도화된 범죄’라는 관점에서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바라본다. 총기 난사나 묻지마 살인과 같은 극악하고 끔찍한 범죄들만이 뉴스가 되지만, 사실 금융자본주의 자체가 범죄를 새로운 정상으로 만들어버린 체제가 아닌가 묻는다. 오늘날 지배계급은 더 이상 과거의 부르주아지처럼 자신의 영토나 공동체에 책임지지 않는다. 금융경제는 오직 디지털 숫자의 형태로만 이익을 창출하기 때문이다. 부도나 파산에서 보상을 얻는 파생금융상품이 보여줬듯 월스트리트로 대표되는 약탈적 금융은 세계의 붕괴에 베팅함으로써 이득을 얻는다는 점에서 범죄적이다.

이 책은 지난 수십 년간 성장, 인격 형성, 미디어 환경, 노동, 생산, 이주 등 우리의 삶과 일상을 둘러싼 모든 측면에서 일어난 총체적인 변화들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 이런 변화들이 우리를 어떻게 분열적이고 불안정한 조건에 몰아넣었고 살인, 범죄, 자살과 같은 끔찍한 풍경을 낳고 말았는지를 설득력 있게 분석하며 오늘날 만연한 타자에 대한 혐오의 뿌리를 설득력 있게 밝혀낸다.

  • 한강타임즈는 언제나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전화 02-777-0003
  • ▶ 이메일 news@hg-times.com
  • ▶ 카카오톡 @한강타임즈
한강타임즈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정기후원인이 되어주세요.

매체명 : 한강타임즈
연락처 : 02-777-0003
은행계좌 : 우리은행 1005-702-873401
예금주명 : 주식회사 한강미디어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