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
일본군 위안부·여배우 성상납 둘러싼 거대한 침묵, 연극 ‘빨간시’
일본군 위안부·여배우 성상납 둘러싼 거대한 침묵, 연극 ‘빨간시’
  • 김슬아 기자
  • 승인 2016.11.11 15: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거대한 침묵, 이제는 말해야한다

[한강타임즈 김슬아 기자] 일제가 자행한 ‘위안부’ 사건과 한 여배우를 죽음까지 몰고 간 성상납 사건, 두 가지 우리 근현대사의 아픈 사건을 다룬 작품 ‘빨간시’가 릴레이 공연된다.

광진문화재단 상주예술단체 극단 고래의 대표작 ‘빨간시’는 오는 12월 6일부터 16일까지 나루아트센터 소공연장에서 선보인다. 이어 12월 21일부터 31일까지 대학로 게릴라극장에서 이어진다.

 제7회 대한민국연극대상 희곡상, 작품상, 여자연기상 3관왕에 이르는 연극 ‘빨간시’는 우리 근현대사의 두 가지 아픈 사건을 다루고 있다. 일제가 자행한 ‘위안부’ 사건과 몇 년 전에 한 꽃다운 여배우의 죽음으로 드러난 여배우들의 성상납 사건이다.

시간적, 시대적으로 많은 차이가 나는 사건들이지만 상대적으로 약자인 여성들이 거대한 힘과 권력에 의해 성적으로 유린당하고 육체적, 정신적인 상처를 입었다는 공통된 부분에 집중했다.

이 사건의 가해자들은 아직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거나 뉘우치지 않고 있고, 이로 인해 피해자들의 상처와 아픔은 결국 치유되지 않은 채 덮여있다. 작가 이해성은 우리 역사 속에서 돌고 도는 이 폭력과 상처의 근본적인 원인을 바라보고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자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됐다.

‘빨간시’가 집중하고 있는 것은 위안부와 성상납에 있어 폭력적인 행위 그 자체가 아니라 이를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침묵이다. 가해자의 침묵, 다른 하나는 피해자들에게 강요된 침묵, 마지막은 가해자는 아니지만 이를 지켜본 자들 우리들의 침묵이다.

극중 동주는 여배우 수연을 폭행하지는 않았지만, 그 자리에서 지켜본 목격자였고 이에 대해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작가 이해성은 이러한 동주의 모습이 다름 아닌 우리 자신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다는 점을 보여주려고 한다. 즉 위안부라는 역사적 사실과 여배우들의 성상납 사건이 실제로 일어난 폭력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아무도 말하지 않고, 모른 척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비추고 있는 것이다.

개인의 욕망에 의해 한 나라가 발칵 뒤집히고,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이 예술을 검열하고 침해하는 현 시점에서 ‘빨간시’는 더 이상 침묵을 깨야한다며 한편의 아름다운 시로 담았다.

‘빨간시’는 다음달 6일부터 16일까지 나루아트센터 소공연장에서 공연한 뒤 21일부터 31일까지 대학로 게릴라극장에서 연장공연을 펼친다.

  • 한강타임즈는 언제나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전화 02-777-0003
  • ▶ 이메일 news@hg-times.com
  • ▶ 카카오톡 @한강타임즈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