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
MVP 두산 니퍼트, "KBO리그 너무 소중…두산 아니었다면 이런 성적 못 내"
MVP 두산 니퍼트, "KBO리그 너무 소중…두산 아니었다면 이런 성적 못 내"
  • 오지연 기자
  • 승인 2016.11.14 17: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강타임즈]올해 KBO리그 최고의 별로 떠오른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5)가 최우수선수상(MVP)를 수상한 뒤 눈물을 쏟았다.

니퍼트는 14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The-K 호텔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니퍼트는 프로야구 출입기자단 투표에서 유효 투표수 93표(무효 10표) 가운데 1위표(8점) 62장, 2위표(4점) 35장, 3위표(3점) 2장 등 총 642점을 얻어 530점을 얻은 최형우(33·삼성 라이온즈)를 따돌렸다.

외국인 선수가 MVP를 수상한 것은 1998년 타이론 우즈(OB 베어스), 2007년 다니엘 리오스(두산 베어스), 테임즈에 이어 역대 4번째다.

28경기에 등판해 167⅔이닝을 소화한 니퍼트는 22승(3패)을 거둬 2007년 리오스가 기록한 외국인 투수 한 시즌 최다승에 타이를 이뤘다.

다승 1위에 오른 니퍼트는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해 이 부문에서도 1위에 올랐고, 승률 0.880을 기록해 이 부문에서도 순위표 가장 윗 자리를 차지했다.

다승과 평균자책점, 승률에서도 1위에 올라 투수 3관왕을 달성한 니퍼트는 해당 부문 상을 수상할 때에도 눈물을 보였다.

그는 "이런 팀에서 뛸 수 있어서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팀원들은 나에게 형제나 마찬가지다"라면서 울먹였다.

MVP가 발표된 후에도 니퍼트는 소감을 말하면서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두산 니퍼트가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 호텔 컨벤션센터 2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에서 정규시즌 MVP를 수상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니퍼트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느낌을 어떻게 말해야할지 모르겠다. 팀원들이 잘해준 결과다"며 "특별히 포수 양의지에게 고맙다. 내가 이 상을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시상식을 모두 마친 후 취재진을 만난 니퍼트는 "솔직히 말하면 MVP 후보를 보고 놀랐다. 쟁쟁한 후보들이었다. 쟁쟁한 야수들을 제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고, MVP를 수상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며 "우승은 팀원들의 훌륭한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 시즌 유독 눈물을 많이 보이고, 시상식에서도 눈물을 흘린 니퍼트는 "나이가 든 야구 선수가 이렇게 훌륭하고 완벽한 팀에서 뛸 수 있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다. 그래서 감격스러울 때가 많았다"고 강조했다.

벌써 6년째 두산에서만 뛰고 있는 니퍼트는 "개인 타이틀 수상이 늦는다거나 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결정할 일도 아니었다"며 "마운드에 올라가서 야구하는데 집중하고, 야구를 즐기려고 노력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니퍼트는 "6년 전에는 한국에서 오래 뛸 수 있을 것이라고 확답하지 못했을 것이다. 6년 전에는 이렇게 오래 한국에서 뛸 것이라 예상하지 않았다"며 "한국에서의 생활이 딱 들어맞고 즐거웠다. 6년 전과 현재의 내가 생각하는 것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KBO리그에 재차 애정을 표한 니퍼트는 "KBO리그가 선수로서 나의 경력을 연장해줬다고 생각하고, 소중하다"며 "어린 시절 아주 작은 시골에서 자라면서 힘든 시기가 많았는데 (주위에서) 나에게 해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성공적인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KBO리그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두산이 아니었다면 이런 성적을 내지 못했을 것이다. 두산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두산에서 오래 뛰면서 어린 선수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던 니퍼트는 "지난해 우리 팀에게 '기적의 베어스'라고 말했다. 그 단어를 용납하지 않았다. 왜 기적일까 생각하며 마음이 상하기도 했다"며 "지난해 우승했다고 올해도 우승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기적이 아닌 실력을 보여주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두산의 장점에 대해 니퍼트는 "호흡이 굉장히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회에서 형·동생, 선후배 관계가 뚜렷하지만, 두산은 동생이나 후배라고 해서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없다. 신인도 자기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늘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드러내는 니퍼트는 수상 소감을 말하면서 포수 양의지에게 특별하게 고마워했다.

니퍼트는 "양의지가 내가 성적을 내는데 큰 부분을 차지했다. 말이 통하지는 않지만 들어맞는 무언가가 있고, 호흡이 잘 맞는다"며 "투수는 포수가 잘 해야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양의지 덕분에 이런 성적을 일굴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이날 니퍼트의 아내도 참석해 눈길을 끈 가운데 니퍼트는 인터뷰 도중 아내에게 한국말로 "여보 사랑해"라고 말하며 애정을 과시했다.

니퍼트는 "올 시즌 우리에 대해 잘 모르고 나쁜 댓글을 많이 달더라. 나도 본 적이 있다. 그것에 상처를 받았고, 올 시즌 가장 큰 장애물이었다. 하지만 아내는 힘들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아내와 함께할 수 있어 행운이고, 행복하다. 덕분에 특별한 시즌을 만들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올 시즌을 마치고 아내와 발리로 여행을 다녀오는 등 휴식을 취했다는 니퍼트는 "내가 스스로 '잘 해냈다'고 생각하면 포기하는 기분이 들 것 같다. 내년에도 항상 열심히 하자는 마음으로 뛰겠다"며 "아직 두산에 줄 수 있는 것이 남았다고 생각한다. 매일 거울 앞에 서서 '최선을 다했다'는 말이 나오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한강타임즈는 언제나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전화 02-777-0003
  • ▶ 이메일 news@hg-times.com
  • ▶ 카카오톡 @한강타임즈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