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
문재인 이재명 안희정 호남민심 놓고 팽팽한 기싸움
문재인 이재명 안희정 호남민심 놓고 팽팽한 기싸움
  • 박귀성 기자
  • 승인 2017.03.26 12: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재명 안희정 협공에 문재인 ‘반격’으로 응수

[한강타임즈 = 박귀성 기자] 야권에서 호남 또는 광주는 야권의 심장 내지 야권의 성지라고 불릴만큼 야권 대선 주자들에겐 절대로 놓쳐서는 안될 지역으로 꼽힌다. 이런 광주 호남의 패권을 놓고 문재인 이재명 안희정 더불어 민주당의 유력 대선후보들이 이미 승기를 굳혔다는 문재인 전 대표를 놓고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24일 네거티브 선거전 책임론과 재벌개혁, 지역주의, 박근혜 구속 등의 논제를 놓고 또다시 거세게 기싸움을 벌였다.

이번 19대 대선 분수령이 될 호남에서의 결투는 문재인 이재명 안희정 누구도 양보할 수 없는 한판으로, 더불어민주당은 25일에서 27일 사이, 국민의당은 25에서 26일사이 호남을 시작으로 전국 순회 경선 대장정에 돌입했다. 야당에선 호남 경선 결과는 지지층 향배와 향후 경선의 바로미터로 평가되기에 두 당의 대선 경선후보들은 지난주부터 호남 곳곳을 누비며 총력전 양상을 보이며 호남민심잡기에 공을 들이고 나선 모양새다.

좌로부터 최성 고양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지난 24일 전남 광주시 서구 월산동 소재 MBC광주방송국에서 열린 2017 대선 주자 토론회에 참석해서 야권의 심장 광주에서 호남민심을 놓고 치열한 토론을 벌이고 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들은 25~26일 호남권 국민선거인단 자동응답시스템(ARS) 전화 투표를 앞두고 총력전에 들어갔다. 27일 광주 순회투표(대의원 현장투표) 직후 결과가 나온다.

후보들은 24일 광주MBC에서 열린 7차 토론회에서 각자의 ‘신의 한 수’를 들고서 치열하게 맞붙었다. 특히 이재명 시장과 안희정 지사가 문재인 전 대표를 상대로 사활을 건 협공을 가하는 모양새는 호남민심이 이들 후보들에게 작용할 ‘대세’로 인식하고 문재인 전 대표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는데, 이는 호남지역 대의원 투표를 사흘 앞두고 ‘대세론 꺾기’와 ‘치열한 2위 다툼’ 양상이 펼쳐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광주 MBC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7차 TV 합동토론회에서 안의정 지사는 문재인 전 대표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문재인 후보의 상대는 (너나 없이 모두가 다) 갑자기 나쁜 사람이 돼버린다. 나만 옳다는 식의 어법과 정치 때문에 심지어 저는 문재인 후보 진영으로부터 ‘애 버렸네’ 수준의 공격을 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는데, 이는 야권 분열의 책임이 문재인 전 대표에게 있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안희정 지사는 이어 문재인 후보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지난 2012년 (대선에서 호남의) 그 많은 몰표에도 우리는 졌다. 현재 대세론은 ‘안방 대세론’ ‘불안한 대세론’”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재명 후보가 이에 대해 “(문재인 후보는)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지켜야 한다”고 다시 호남홀대론을 꺼내들자, 문재인 후보는 “(이날 토론) 논의 주제에서 벗어난 말”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안희정 후보는 다시 자신의 대연정 주장에 대한 비판에 “새 정치를 하자는 건데 내가 변절하거나 배신한 것처럼 공격하는 것은 정말 낡은 정치, 네거티브”라고 성토했다. 이어 문재인 후보를 겨냥해 “나는 선(善)이고 상대는 악(惡)이라는 태도, 민주당을 탈당한 사람들은 반개혁적이고 나는 개혁적이라는 구분법으로 국가를 통합할 수 없다”고 공격했다. 이재명 후보 역시 문 후보 측 오거돈 전 해수부 장관의 ‘부산 대통령’ 발언 논란을 두고 “(문재인 후보가 주장하는) 호남 총리와 묘하게 매치가 된다”면서 “호남 자존심을 건들고 있다. (대통령은 PK 출신이 하고) 마치 호남에 뭘 던져주는 것 같다”고 꼬집어다.

안희정 지사는 또한 “문재인 후보는 침묵으로 참 좋은 말만 하는데 그런 이미지로 캠프 간 싸움을 방치하는 것 아니냐”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이에 문재인 전 대표는 “안희정 후보가 말하는 분들도 모두 유권자이자 우리 국민들”이라고 반박했고, 안희정 지사는 “댓글을 다는 일반 시민들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재반박하면서 날선 대립각을 세웠다.

안희정 지사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6차 토론회까지 나타난 문재인 전 대표가 안희정 지사와 캠프 측을 네거티브 프레임으로 옭아맨 것에 대한 반격으로 분석된다. 안희정 지사는 이에 대해 “지난번 대선 때 호남만 90%가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는데 고립된 섬이 됐다. 그 상태로 지난 5년 동안 더불어민주당이 분열됐다”고 공세를 늦추지 않고, 야권분열의 원인이 문재인 후보에게 있음을 못 박았다.

안희정 지사는 이에 덧붙여 “분열 문제에 대해 문재인 후보가 ‘그건 나의 부족함이다. 통합을 이끌겠다’고 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나간 사람들을 개혁에 반대해서 나갔다고 해서 굉장히 놀랐다”며 통합의 리더십 부재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즉, 문재인 싫어서 당에서 떨어져 나간 인물들에게 ‘배신자’ 낙인을 찍었던 행태에 대해 강한 문책성 발언이 아닐 수 없다. 

문재인 전 대표도 결사적으로 방어하고 나섰다. 문재인 후보는 “안희정 후보가 지적한 그런 부분도 너무 단순화시킨 것”이라며 “분열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분열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분들이 우리 당과 함께 했고 지금 전국 정당이 됐지 않느냐”고 주장하면서 “지금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경쟁하는 관계이지만 이 경쟁이 끝나면 다시 힘을 합칠 관계이기도 하다”고 안희정 후보의 분열 책임론을 정면으로 받아쳤다. 

문재인 후보는 이에 더 나아가 “사회 통합에 대해 왜 자꾸 연정이나 정치공학적 논의만 얘기하는지 모르겠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격차 같은 것을 바로잡아야 국민을 통합할 수 있는데 자꾸 대연정만 말하니 답답하다”고 안희정 지사의 대연정론을 몰아붙였다.

이재명 시장도 안희정 지사와 협공을 통해 문재인 전 대표 ‘대세론 꺾기’에 가세했다. 이재명 시장은 “문재인 후보가 탄핵 촛불집회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명예로운 퇴진을 얘기했다”면서 “이게 재벌 기득권자들을 제한하려는 국민의 뜻과 맞느냐.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금지 약속은 어떻게 보느냐”고 맹공을 가했다. 실제로 문재인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국회 탄핵 가결 전에 있은 당내 토론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퇴진한다면 명예를 지켜주고 퇴임 후에도 명예를 보장하겠다”고 말해, 적지 않은 논란이 발생했다.  

이에 문재인 전 대표는 “이재명 후보 소신이 어떻든지 좋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과 사면불가 방침을 천명하자는 건 국가 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반박하면서 “그런 발언들 때문에 민주당이 반기업적 정서로 불안해진다. 계속 제가 해명해도 이재명 후보는 똑같은 맥락에서 알면서도 끊임없이 되풀하고 말꼬리잡기를 하고 있다”고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며 분기탱천했다.

이재명 시장도 끈질겼다. 이재명 시장은 다시 “우리 시대 최대 과제는 지역주의 청산인데 (문 후보는) 안타깝게도 부산 대통령 발언을 했다”면서 “호남 총리 얘기와 묘하게 매치되면서 호남의 자존심을 건드렸다”고 맹공을 가했다. 문재인 캠프에 영입한 오거돈 부산선대 위원장은 지난 19일 부산선대위 발족식에서 “이제 다시 한 번 부산 사람이 주체가 돼 부산 대통령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우리 부산이 만들어낼 부산 대통령은 고질적인 지역 구도를 타파하고 진정한 동서화합을 만들어 낸 최초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문재인 전 대표를 추켜세웠다.

이에 대해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에선 일제히 과거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부산에서 ‘우리가 남이가’라고 했던 초원복집 사건과 비교하면서 “다를 게 뭐냐.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었다”고 맹렬히 비판하고 나서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됐다. 광주 시민사회단체에선 “망국적인 지역 패권주의를 들고 나왔다”고 개탄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지금 호남 경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맥락의 발언이었는지 뻔히 알면서도 호남민심을 건드려서 뭔가 경선에 유리한 입장에 서려는 그런 태도가 유감이다. 이런 지역주의에 기대는 네거티브 정치를 끝내야 한다”고 이재명 안희정 두 후보의 협공에 필사적인 반격을 하사면서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문재인 후보는 이날 탕평인사를 약속하며 압도적 지지를 호소했다. 문재인 후보는 이에 대해 “내각을 총괄하는 책임총리 인사에 대탕평이 중요하다”며 호남 총리 기용을 시사했다. 안희정 후보는 이에 대해 “현재 대세론은 안방 대세론이며 불안한 대세론”이라면서 본선 경쟁력을 강조했다. 또 대통령이 시·도지사와 함께하는 제2국무회의를 신설해 지역 불균형을 바로잡겠다는 구상도 소개했다.

이재명 후보는 꼼꼼히 따져봤는 듯 “중앙정부가 보조금을 통해 집행하는 지방예산이 81조원인데 이 권한을 지방으로 넘기고, 농어민·노인·청년·학생·아동에게 100만원씩을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하면 호남 경제가 풀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본래 안희정 문재인 두 후보의 설전은 문재인 후보가 “연정을 말하기 이전에 국민의당과 민주당의 통합도 가능하다”며 “같은 뿌리인데, 대의 앞에서 따로 갈 이유가 뭐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자 안희정 후보는 발끈하여 “그러면 지난번 토론에서 당 탈당했던 사람들이 반개혁적이라고 말하지 말았어야 된다”고 응수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를 지켜보다 문재인 후보를 향해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수사, 재벌 사면 금지 등을 약속하라”면서 ‘적폐청산의 적임자’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문재인 후보와 이재명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사법처리 등을 놓고도 크게 충돌했다. 이재명 후보는 “박근혜 구속, 박근혜·이재용 사면 금지 약속을 할 생각이 있느냐”고 했고 문재인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소신이 어떠해도 좋지만 구속, 사면 불가 방침을 천명하자고 하는 것은 국가 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는 “문재인 후보는 재벌·기득권 세력에 유연하고 우호적”이라고 했고 문재인 후보는 다시 “언제까지 편 갈라서 내 편 네 편 나눌 것이냐”고 버럭했다.

향후 경선 구도는 27일 호남에서 문재인 후보가 50%를 넘길지, 2위 후보가 문재인 후보와의 격차를 줄일지에 달려 있다. 승부를 조기에 결정지으려는 문재인 후보와는 다르게 과반을 저지해 결선투표에서 뒤집기를 노리는 안의정 이재명 후보의 협공이 펼쳐지는 양상이다. 세 후보 캠프는 각기 경선에서 선전을 자신하고 있다.

한편, 이날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후보는 호남 지지율이 지난주보다 14%포인트 급락한 33%였다. 이재명 후보는 4%포인트 상승한 13%였고, 안희정 후보는 11%로 변동이 없다. 문 후보의 지지율 급락은 ‘전두환 표창’ 발언과 오거돈 부산경선캠프 상임선대위원장의 ‘부산 대통령’ 발언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지층에선 문재인 후보가 62%로, 안희정 후보(16%)와 이재명 후보(12%)를 큰 차이로 앞섰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하면 된다).

  • 한강타임즈는 언제나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전화 02-777-0003
  • ▶ 이메일 news@hg-times.com
  • ▶ 카카오톡 @한강타임즈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