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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의 페르소나’ 배우 안성기, 데뷔 60주년 맞아
‘한국영화의 페르소나’ 배우 안성기, 데뷔 60주년 맞아
  • 박지은 기자
  • 승인 2017.04.13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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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박지은 기자] 다섯살에 처음 연기를 시작해 60대까지 줄곧 배우로서의 외길만 걸어온 국민배우 안성기가 데뷔 60주년을 맞이했다.

안성기(65)는 "귀찮은 과정이 있지 않습니까. 극장을 찾아가서 앉기까지. 고마움이 있어요. 컴컴한 곳에 앉아서 날 감동시켜달라는 마음을 갖고 앉아 있는 관객에 대한 소중함이 있어요. 그래서 영화를 쭉 좋아하는 거죠"라고 했다.

어떤 배우는 특정 감독의 페르소나가 된다. 마틴 스코세이지에게는 로버트 드 니로가 있었고, 왕자웨이에게는 장국영이 있었다. 그렇다면 안성기는? 안성기는 한국영화의 페르소나다. 1957년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로 연기를 시작한 그는 우리 영화의 중요한 순간마다 바로 거기에 있었다.

배우 안성기가 13일 서울 마포구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열린 데뷔 60주년 특별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 길로 들어서면서 배우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싶었습니다. 존중받고, 동경했으면 했어요.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했죠. 작품 하나하나를 선택하면서 신중했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분명하게 담긴 작품을 선택했습니다"

안성기는 한국영화 전성기로 불리는 1960년대를 지나왔다. 그가 직업인으로서 배우를 선언하며 출연한 '바람 불어 좋은 날'(1980)은 성장시대의 그림자를 담은 작품이었다. '고래 사냥'(1984)은 억압적인 시대에 대한 반항의 상징이었다. '투캅스'(1993)는 블랙 코미디 영화의 전성기를 열었고,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는 한국영화의 스타일을 한 단계 성장시킨 작품이었다. '실미도'(2003)는 1000만의 문을 열어젖혔다.

안성기가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중요하게 꼽은 영화 역시 이와 비슷하다. '바람 불어 좋은 날' '만다라' '고래사냥' '하얀전쟁'(1992) '투캅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실미도' '라디오 스타'(2006) 8편이다.

 "잘 모르겠지만, 한눈 팔지 않고 영화에 매진한 건 맞습니다. 다른 일에 관해서는 저는 뒤로 빼는 편이죠. 하지만 영화에 관한 일이라면 앞장서는 편이었어요. 스크린 쿼터 폐지 반대 시위 같은 것도 마찬가지죠. 전 나서서 무언가를 외치는 걸 너무 너무 힘들어하지만, 그때는 나섰어요"

안성기는 배우들에게 존경받는 배우다. 그와 '투캅스' 신화를 쓰고, '라디오 스타'에서 호흡을 맞춘 박중훈은 공공연히 안성기 선배와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해왔다. '국민 배우' 타이틀은 한국영화의 흥망성쇠를 함께 지나온 그에게 바치는 존경의 표시이면서 작은 스캔들 하나 없이 바르게 살아온 그의 삶에 대한 존중이기도 하다.

 "배우들의 이미지가 그렇게 되기를 바랐어요. 의도적으로 그렇게 산 측면도 있습니다. 노력했어요. 또 제 성격 자체가 그런 측면도 있었을 겁니다. 안 그랬다면 피곤해서 살겠어요? 그 타이틀에서 굳이 벗어나야 할 이유는 없죠. 배우로 연기로 잘 살면 되는 겁니다"

배우 안성기가 13일 서울 마포구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열린 데뷔 60주년 특별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안성기는 여전히 한 작품을 홀로 책임질 수 있는 배우다. 임권택 감독의 '화장'(2015), 이우철 감독의 '사냥'(2016)에서 그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로 연기한다. 그리고 안성기는 매년 쉬지 않고 연기한다. 그는 60년을 배우로 살고도 계속해서 배우로 살기를 원한다.

"오래하는 게 꿈입니다. 나이 먹었어도 에너지를 보여주고 싶어요. 관객들에게 노쇠함을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아요. 제가 오래고 싶은 이유는 제 뒤에 있는 후배들 때문이기도 해요. 영화계에 제 또래가 남아있지 않아요. 어떤 때는 굉장히 외롭습니다. 후배들의 정년을 늘리는 역할을 제가 해야죠"

한국영상자료원은 13~28일 안성기 데뷔 60주년 특별전을 연다. 그가 출연한 영화 27편을 상영한다.

 "전 국민배우가 맞는 것 같아요.(웃음) 왜냐면 전 팬클럽도, 극성 팬도 없거든요. 전국민이 팬이라고 생각해요.(웃음) 미소로 인사하면서 지나가는 분들, 그 분들이 제 팬이죠. 참 고맙습니다. 확 타오르는 건 없지만 은은한 온기를 보내주시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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