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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검찰 개혁’ 검찰 내부 반응은? “당황스럽다”
‘대선후보 검찰 개혁’ 검찰 내부 반응은? “당황스럽다”
  • 한동규 기자
  • 승인 2017.04.24 1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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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한동규 기자] 검찰 개혁이 19대 대통령 선거의 주요 화두 중 하나로 떠올랐다. 후보들 대부분이 검찰 개혁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라 검찰은 개혁의 칼날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검찰 내부에서는 대선후보들의 검찰 개혁 관련 공약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대선후보들이 앞 다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등을 '검찰 개조' 방안으로 제시하는 데 대해 전전긍긍하면서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전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한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는 검찰 개혁이 핵심 쟁점으로 거론됐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공수처 설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토론에서 문 후보는 "검찰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고 공수처를 신설해서 견제하겠다"며 "(검찰의) 잘못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게 해야한다"고 역설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맡은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기며 수사를 마무리한다. 김수남 검찰총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공수처 설립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유 후보의 경우 검찰이 가지고 있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 경찰 수사인력도 참여하는 제3의 조직인 '수사청'을 별도 설치, 검찰과 경찰이 상호 견제 및 경쟁하는 방안도 공약으로 내놓은 상태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비슷한 공약을 내걸었다. 안 후보는 "검찰이 굉장히 많은 권한을 갖고 있고 매 정부마다 문제가 되어왔다"며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를 목표로 삼아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검찰과 경찰의 인력을 모아 수사만 전담하는 '특별수사청' 신설을 약속했다.

검사 출신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까지도 "지금은 사실상 검찰독재시대"라며 "과거 검찰은 정의로웠지만, 지금 검찰은 바람이 불기도 전에 납작 엎드린다"고 날을 세웠다. 홍 후보는 검찰총장을 내부승진으로 하지 않고 외부영입으로 임명해 검찰 독립성을 보장해주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이를 지켜보는 검찰의 시선은 복잡한 상황이다. 대선후보들이 자칫 검찰의 기반을 뒤흔들 수도 있는 공약을 내놓는 상황에서도 공개적으로 입장을 내놓기 어려워 전전긍긍하는 상황이다.

특히 '최순실게이트' 수사를 진행하면서 여러 차례 석연찮은 모습을 보인 게 결정적이었다. 검찰은 수사 초기 미진한 대응을 하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수사 막판에는 우병우 전 청와대민정수석 수사에 실패하면서 제 식구 봐주기를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수도권 지검의 다른 부장검사도 "너무 대중적으로 접근하는 거 같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뭘 더 어떻게 하자는 건지, (선거) 때마다 그러는 측면도 있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또 다른 부부장급 검사는 "공수처 등을 세우는 것은 좋은데 이게 순수한 의도는 아닌 것 같다. 검찰을 더 잘 다루기 위한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표시했다.

자체적인 반성 목소리를 내는 구성원들도 없지 않다.

수도권 한 검사는 "우리가 무슨 말을 해도 의사가 전달 안 될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자정 능력이 없는 거에 대해서는 인정한다"고 토로했다. 이 검사는 "공수처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옥상옥'이라고 다들 반대하지만, 우리가 자정 능력이 없어서 현실적으로 다른 대안이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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