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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 브렉시트? 선택 기로에 선 프랑스 유권자들
세계화? 브렉시트? 선택 기로에 선 프랑스 유권자들
  • 김진아 기자
  • 승인 2017.04.24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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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김진아 기자] 현재의 질서(the status quo)를 유지하는 쪽에 표를 던질 것이냐, 아니면 기득권을 깨트리는 선택을 할 것이냐. 세계화를 택할 것이냐, 아니면 프렉시트(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를 택할 것이냐.

프랑스 유권자들이 다음달 7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 2차 결선투표에서 아주 극명하게 대비되는 양자택일의 기로에 서 있다. 하나는 제2차 세계대전 후 형성된 자유주의 시장질서 및 통합 유럽을 옹호하는 중도 성향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와 또 다른 하나는 보호무역주의와 유럽연합(EU) 탈퇴를 주장하는 극우주의자 마린 르펜 후보다.

오는 5월7일 프랑스 대통령 선거 2차 결선투표에 중도 신당인 앙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과 극우성향인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후보가 진출하게 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현지시간) 프랑스 국민들은 다음달 7일 실시되는 프랑스 대선 2차 결선투표에서 앞으로 어떤 세계질서(global order)를 선택할 지를 결정하는 국내 싸움(national fight)에 직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중도 신당의 ‘앙마르슈!(전진)’의 마크롱 후보와 극우 국민전선(FN)의 르펜 후보가 프랑스를 서구 민주주의의 한 복판을 가르는 단층선(faultline)의 경계지점에서 격돌하고 있다고 전했다. 39살의 젊은 중도주의자를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48살의 여성 포퓰리스트를 선택할 것인가에 따라 프랑스의 앞날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마크롱과 르펜의 공약은 극명하게 갈린다. 마크롱은 강한 EU와 사회적 시장 경제주의 기치를 내걸고 있는 반면 르펜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와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뚜렷하게 대비되는 두 가지 선택 사항에 대해 여론조사 상으로는 마크롱이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3일 저녁 실시된 '입소스 소프라 스테리아' 여론조사 결과 오늘 당장 결선이 실시될 경우 마크롱을 찍겠다는 응답은 62%, 르펜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38%로 나타났다. 해리스 인터랙티브 조사에서는 마크롱과 르펜을 찍겠다는 비율이 각각 64%와 36%로 집계됐다.

마크롱과 르펜은 이번 1차 투표 출구조사나 그 이전의 여론조사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여론조사기관 해리스인터랙티브의 출구조사 결과 마크롱과 르펜은 각각 24%와 22%의 득표율로 결선 투표에 진출할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여론조사기관 엘라베의 출구조사에서도 마크롱과 르펜이 각각 23.7%와 21.7%로 결선에 진출할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은 이처럼 박빙의 표차로 결선투표에 진출했지만 결선 승부에서는 마크롱이 두 배 가까운 표차로 르펜을 누르고 승리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좌파 세력들은 물론 중도 우파까지 르펜이 당선돼서는 안 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프랑스 좌파와 중도 우파 세력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포퓰리즘의 유럽 상륙을 저지하기 위해 손을 맞잡은 셈이다. 이들은 또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에 따른 EU 분열의 파장이 유럽대륙으로 건너오는 사태도 차단해야 한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다.


그러나 출구조사를 통해서 나타난 1차 투표 결과는 여전히 프랑스 노동자들 사이에 세계화 및 EU통합의 부작용에 대한 분노가 심상치 않다는 사실을 입중하고 있다. 이번 1차 투표에서 르펜이 얻은 23%는 지난 2012년 르펜이 얻었던 득표율을 웃도는 것일 뿐 아니라 그의 아버지이자 국민전선 창립자인 장 마리 르펜이 지난 2002년 대선에서 1차 투표를 통과했을 때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만일 르펜이 2차 투표에서 패한다면 부녀가 지난 2002년 아버지의 전철을 되밟는 셈이다. 그러나 2011년 아버지의 뒤를 이어받은 르펜은 훨씬 세심한 집권 준비를 해왔다. 르펜은 지방선거 및 유럽의회 선거에서 강한 득표력을 입증해 왔다. 르펜이 세계화와 이슬람에 대한 비난의 강도를 높일수록 지지층의 결집도 높아가기 시작했다.

잇단 테러와 이민 유입에 프랑스 국민들의 불만은 기존 엘리트 세력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졌다. 10%에 달하는 프랑스 실업률은 또한 장 뤽 멜랑숑 등 극좌파에 대한 지지로도 이어졌다. 멜랑숑은 이번 1차투표에서 19%의 지지를 얻었다.

마크롱과 르펜은 모두 이번 1차 투표결과는 프랑스가 이미 새로운 시대에 들어섰음을 입증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프랑스에서 1958년 대선 결선제를 도입한 제5공화국 출범 이후 기성 좌우 정당이 1차 투표의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FT는 지난 40년 동안 권력을 분점해온 프랑스 기득권 정당들이 와해(meltdown) 되는 새로운 지점으로 들어섰다고 전했다. 마크롱은 “프랑스 정치 역사의 한 쪽이 넘겨졌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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