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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라 입국하는 날, 취재진은 '분기탱천!'
정유라 입국하는 날, 취재진은 '분기탱천!'
  • 박귀성 기자
  • 승인 2017.06.01 0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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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라 1천여명 몰려 기다렸지만... 정유라는?

[한강타임즈 = 박귀성 기자] 박근혜-최순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됐지만, 5개월 동안 해외에 체류하다 국외구금 상태에 있던 정유라가 귀국했다. 하지만 정유라는 인천공항 입국장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정유라 입국장엔 취재진과 일반 여행객 등 천여명 입국 출구 앞쪽에 몰려들었다. 정유라 입국을 포착하기 위한 취재진 수백명과 여행객들이 1층 입국장과 2층 출국장 난간에까지 누구 하나 끼어들 틈이 없이 빽빽하게 매달려 정유라의 출연을 기다렸지만 끝내 정유라는 나타나지 않았다.

정유라를 기다리는 취재진과 일반인 여행객들, 정유라가 31일 오후 3시 5분 인천공항에 도착해 입국장을 빠져나오리라는 기대속에 일천여명이 몰려 정유라를 기다렸으나 17분 일찍 도착한 정유라는 다른 곳을 통해 인천공항을 빠져나갔다.

정유라를 취재하려던 취재진 사이엔 정유라를 태운 항공편이 예정시간보다 다소 일찍 도착할 것이며 다른 장소로 인천공항을 빠져나갈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취재진들은 삼삼오오 알음알이로 안면이 있는 기자들끼리 모여 인천공항을 드나들 수 있는 곳곳을 하나씩 맡기로 했다. 어느 곳으로든 정유라가 빠져나가는 것을 보면 기사와 사진을 공유하기로 하면서 정유라를 놓치지 않으려는 필사의 노력을 하기로 금석맹약을 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여행객들은 휴대폰을 보고 얻은 정보로 막연히 정유라가 인천공항에 도착할 것이라는 정보만 믿고, 취재진들이 몰려 있는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31일 오후 2시쯤 착륙 전광판에는 암스텔담에서 정유라를 태우고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KE 201 대항항공 여객기가 예정시간보다 약 17분 정도 일찍 도착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기도 했다.

입국장 앞에는 원외정당 청년당과 대학생당 대표와 당원들이 나와 ‘말머리’ 가면을 쓰고 손에는 피켓을 들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었다. 이들은 “정유라야 죄값 다 치르고 같이 살자” “국정농단 몸통 정유라를 구속하라!” “정유라 귀한 시호언니만큼 불어줄꺼지?” “정유라 귀환 국정농단의 진실을 밝혀줘” “웰컴 정유라 엄마 있는 감옥으로 달그닥~ 달그닥~” 등의 문구가 써있는 피켓을 들고 있었다.

정유라를 취재하려던 기자들은 어느새 ‘꿩 대신 닭’을 잡기 시작했다. 기자들은 뜬금없이 대학생당 대표에게 녹음기와 휴대폰을 들이대고 정유라 대신 정유라를 마중 나온 이들을 취재하기 시작했다.

대학생당 숭실대학교 김유정(여 22세)씨는 본지 기자가 ‘소속과 직책 성함을 말해달라’고 부탁하자 김유정씨는 정유라와 관련 작심한 듯 순순히 자신의 정보를 밝혔다. 김유정씨는 이어 ‘대학생당에 대해서 설명해달라’는 요구에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는 당인데, 저희가 정유라가 오기 전까지 소환하라는 요구들을 검찰에 적극적으로 전달했다”면서 “실제로 덴마크의 올보르 지방법원에 국민들의 서명을 모아서 정유라를 즉각 소환하라는 내용으로 (탄원서를) 전달하기도 했었고, 그런 활동들을 계속 했었는데 드디어 정유라가 한국에 돌아온다고 해서 너무 기쁘고 이렇게 열심히 활동을 해 왔는데 오늘 정유라가 돌아온다고 하니까 버선발로 맞이하기 위해서 나왔고, 정유라가 반드시 꼭 구속이 돼서 수사를 제대로 받고, 제대로 된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정유라에 대한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김유정씨는 이어 “일각에서는 그런 말도 있다. 딸이 무슨 잘못이 있냐? 그런 얘기가 있는데 사실 그렇지가 않고, 정유라도 그런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침묵하고 도피를 한 것이다. 잘못이 있기 때문이다. 반드시 제대로 된 처벌을 받고 구속이 돼서 국정논단 세력이 다 처벌을 받고, 제대로 된 적폐를 청산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정유라에 대한 비판적인 인식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김유정씨는 이어 “정유라가 돈도 실력이라고 했는데 같은 세대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물음엔 “작년에 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 기억이 난다. 정말 많은 얘기들이 오고 갔었는데 다들 많이 안 그래도 상대적 박탈감을 많이 느끼는 사람들이 더더욱 그런 박탈감을 많이 느끼고 우리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감히 어떻게 삼성으로부터 그런 말도 안 되는 어마어마한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을 지원받으면서 그런 무리들을 알면서도 자기가 묵인하고 도피까지 한다는 사실들이 같은 또래로서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고 같은 나이 또래로서의 허탈감과 상실감을 토로했다.

김유정씨는 또한 “정유라 씨가 왜 꼭 구속되어야 하는지 이유를 정리해 놓은 것이 있느냐?”라고 묻자 “일단 우리나라 검찰에서 이미 윤석열 검사가 중앙지검장이 되셨다. 임명을 받으셨고, 그때 특검하셨던 분위기 때문에 분명히 현명한 판단을 하실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사실상 정유라가 구속되어야 할 이유는 굉장히 많다고 생각한다. 이화여대 학사 비리를 본인이 직접 그걸 몰랐다고 계속 얘기를 하고 있는데 몰랐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이미 많이 밝혀진 것들도 많이 있고. 그래서 구속돼야 할 이유는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너무 많이 있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김유정씨는 나아가 “오늘 정유라 마중나왔는데, 어떻게 기획하고 나오게 되었느냐?”고 묻자 “기획이라고 할 건 없고, 정유라가 온다고 해서 망설임 없이 왔다. 당연히 와야 한다. 정유라가 온다는데 당연히 와야 한다. 저는 대학생 당이고, 여기 말 탈 쓰신 두 분이 청년당이다”라며 ‘말머리’ 가면을 쓴 두명의 남성들을 소개했다.

김유정씨는 “마지막으로 정유라 씨에게 한 마디만 해달라”는 부탁엔 “환영해 유라야!”라고 밝게 웃어보였다. 정유라가 비록 예정보다 일찍 도착할 것이라지만 전광판엔 아직도 도착 시간이 14시 42분으로 표시돼 있었다. 아직 다소 이른 시각이다. 기자들은 또다시 ‘꿩 대신 말’을 붙들고 늘어졌다. 김유정씨가 소개한 청년당 당원들이다. 본지 기자는 “말머리 탈을 쓰신 이유가 있느냐?”고 묻자 그는 “이건 말머리가 아니고 말대가리 가면”이라고 소개했다.

말대가리는 “정유라 씨가 말을 삼성에게 받았다. 그런 특혜 이런 것이 없는 세상을 풍자하고자(말대가리 가면을 만들어) 쓰고 나왔다”고 대답했다.

말대가리는 또한 “정유라 씨도 그렇고 최순실 씨도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데 반해 검찰에서는 유죄라고 여러 가지로 입증을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묻자 “정유라가 무죄라는 건 너무 뻔뻔한 얘기라고 생각한다. 온 국민이 특혜와 비리로 이 나라를 유린했다는 걸 다 알고 있는데 자기 죄를 인정하고 대한민국에 들어 온 만큼 구속 수사 받아서 처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분개했다.

말대가리는 이어 “청년당에서 일하고 있다. 이름은 김준성이고, 나이는 37세다”라고 자신을 밝혔다. 말대가리 김준성씨는 “지금까지 청년당에서 최순실, 정유라를 구속하라는 캠페인이나 운동을 벌인 게 있었느냐?”고 묻자 “청년당에서는 지난 4월 달에 올보르 덴마크 지방 법원에서 송환 관련한 재판이 있었는데 그때 당시에 덴마크 지방 법원에 직접 1039명 청년들의 탄원서를 보내서 정유라의 즉각 송환을 요구했다. 그 전에도 정유라 씨가 대한민국에 와서 떳떳하게 처벌받아야 된다는 서명 운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다”고 소개했다.

김준성 씨는 이어 “정유라 관련해서 검찰에서 수사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특검처럼 또 구성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묻자 “특검에서 수사를 맡았던 윤석열 검사가 서울중앙지검에 지검장에 됐기 때문에 검찰에서 적폐 관련한 수사를 잘 해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무한 신뢰를 보냈다.

김준성 씨는 또한 “오늘 정유라 씨라 일반 출국장으로 안 나가고 다른 경로로 나간다는 얘기도 있는데 그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없느냐?”고 묻자 “정유라가 언론에 나와서 자신의 소회를 밝혔으면 좋겠다. 저희 청년당 같은 경우는 여기 공항에서뿐만 아니라 서울 중앙, 지방 검찰청 앞에서도 정유라 씨가 오기를 기다리면서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이날 정유라를 단단히 손봐주려고 준비했던 청년당의 활동을 소개했다.

이윽고 취재진이 몰려 있던 한쪽 모서리에서 웅성거림이 들리기 시작했다. 본지 기자 앞을 지나던 한 쌍의 남녀 여행객이 넌지시 “정유라 아까 우리하고 같이 내리지 않고 활주로에 내렸어요”라고 본지 기자에게 고자질했다. 입국장 앞에 모여있던 취재진들은 호떡집에 불난 것처럼 이리저리 정보를 구하기에 부산했다. 순식간에 많은 첩보와 정보, 근거 없는 소식이 난무했고, 가장 많이 나돈 이야기는 정유라가 인천공항 검역소가 있는 탑승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라는 것이었다.

기자들은 가마솥의 개미들처럼 부산하게 동료들에게 휴대폰으로 ‘타전’했다. 정유라가 나오리라던 입국장 앞에 모였던 수백명의 취재진과 일반인 여행객들이 뒤섞여 일천여명의 인파가 순식간에 북새통을 연출했다. 정유라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귀사 귀가길에 오른 취재 기자들은 분기탱천해서 저마다 한마디씩 정유라에 대한 푸념을 늘어놓았다. “내가 이러려고 취재나왔나... 자괴감이 든다” 그러나 본지 기자는 “푸하하핫!!!” 웃음을 터뜨렸다. 일찍이 팀을 이뤄 보냈던 후배 기자들이 요행이 정유라와 마주친 것이다. “선배, 정유라 기자회견 음성파일하고 사진 보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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