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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혈세로 개인 “공적비” 세운 얼빠진 '보훈병원'
국민 혈세로 개인 “공적비” 세운 얼빠진 '보훈병원'
  • 박귀성 기자
  • 승인 2017.06.05 0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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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혈세로 이상한 표지석 세운 이상한 사람들

[한강타임즈 = 박귀성 기자] 문재인 정부가 특수활동비를 절감하는 등 국민 혈세에 대한 관심이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가운에 국가보훈처 산하 보훈의료기관이 혈세를 제멋대로 전횡해 비판을 받고 있다.

즉, 국가유공자 복지를 위해 쓸 국민 혈세로 자신들의 ‘공적비’를 세운 국가보훈병원 간부들이 국민들의 질타를 받고 있는 것이다.

SBS는 지난 2일 8뉴스를 통해 “국가유공자 위해 쓸 돈으로…병원에 세워진 이상한 표지석”이라는 제목으로 보도를 내고 국립 보훈병원의 표지석이 ‘공적비’로 둔갑한 내용을 심층있게 보도했다.

국가 보훈병원에 설치된 표지석이 개인의 '공적비'로 전락한 내용을 지난 2일 SBS 8뉴스에서 보도했다. 개당 1,500만원씩 낭비된 표지석에 대해 국민적 공분이 높아지자 이 표지석 하부의 이름들은 방향을 돌려놓고 회향목을 새로 심어 가리는 등 황당무계한 짓을 일삼고 있다. 이 공적비는 전국에 4개 보훈의료시설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의료보건산업노조 박민숙 부위원장 제공

SBS는 이날 국립 보훈병원에 세워져 있는 표지석을 보도 화면에 담았는데, 이 국가 보훈병원 표지석엔 ‘명예로운 보훈’이라는 커다란 글자가 새겨진 큰돌 아래 초석엔 박승춘 전 보훈처장과 김옥이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이사장, 조현묵 대전보훈병원장 등 관련 기관장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국가 유공자들을 위해 쓰여져야할 국민혈세가 개인의 공적비를 세우는데 쓰였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아울러 이 표지석이 세워진 것은 지난 4월 24일로 지금은 이름이 이렇게 새겨진 하부 초석의 이름 부분이 가려져 있다.

SBS는 특히 대전 보훈병원에 대해선, “병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정면으로 표지석이 보인다”면서 “대전뿐 아니라 서울, 대구, 부산 등 전국 보훈병원 4곳이 지난 4월 말 표지석을 동시다발적으로 들여놨다. 그런데 모든 표지석 아랫돌엔 얼마 전 물러난 박승춘 전 보훈처장 이름이 새겨졌다. 김옥이 현 보훈복지의료공단 이사장의 이름과 각 병원장 이름도 눈에 띤다”고 밝혔다.

보훈의료공단 관계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SBS와의 인터뷰를 통해 “시기적으로 생뚱맞고, 이름 넣는 것도 생뚱맞고... 직원들이 다 안 좋게 생각하는 거다”라고 전했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가? 왜 이런 표지석을 빙자한 ‘공적비’가 들어섰을까? 시작은 한 국가유공자가 광주보훈병원에 기증한 ‘명예로운 보훈’이라 새긴 표지석을 본 박승춘 전 보훈처장의 제안이었다. 같은 표지석이 전국 보훈병원 4곳에 세워졌는데 그 아래 당시 박승춘 보훈처장과 김옥이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이사장 등의 이름을 새겨넣은 것이다.

중앙보훈병원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박승춘) 처장님이 오셔서 ‘명예로운 보훈’을 굉장히 많이 강조하셨다. 그게(글귀) 좋으니까 우리도 새기자, 그러면서 어쩌면 붐을 일으킨 건 국가보훈처장이다 보니까...”라고 말했다.

표지석을 빙자한 자신의 ‘공적비’를 세운 직후 당시 박승춘 처장은 서울 중앙보훈병원을 찾아가 기념사진도 찍었다. 하지만 보훈처장이 교체된 뒤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기념사진을 찍을 당시엔 정면에 보였던 표지석 하부 초석에 박승춘 김옥이 등 보훈병원 관련 임원들의 이름이 사라진 것이다. 표지석을 살펴보니 이름이 새겨진 아랫돌을 뒤로 돌리고 이들의 이름이 새겨진 하부 초석을 회향목을 새로 심어 가렸다. 국민 혈세로 공적비를 새운 사실도 어처구니 없지만, 슬그머니 이름을 가리는 행위 또한 납득이 되지 않는 대목이다.

중앙보훈병원의 한 관계자는 ‘나무로 왜 가려놓으신 거냐?’는 질문에 “굳이 이름을 새겨놓고서 가릴 이유는 없다. 아니, 가릴 걸 뭐하러 새겨 놓겠나? 차라리 그러면 (이름을) 안 새기지”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장을 직접 살펴본 실무진조차 황당한 반응을 감추지 못했다.

중앙보훈병원 한 관계자는 이를 두고 ‘직접 보시니까 어떠시냐?’는 물음에 “참... 아 왜 이렇게 가려놨을까... 나도 이해가 안가네”라고 황당하다는 생각을 내놨다.

이 표지석 한 개에 1천5백만 원의 국민 혈세가 들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공분은 폭발했다. 표지석들은 국가유공자를 위해 쓰여야 할 보훈복지의료공단 예산으로 세워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국민 혈세를 엉뚱하게 자신들의 ‘공적비’ 세우기에 낭비한 것에 대해 철저한 회계감사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구나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김옥이 이사장의 경우 현재 의료산업노동자들에게 최악의 근무 환경을 강제하고 있어 시민사회단체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음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의 임기연장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려 ‘셀프 임기 연장’이라는 비판을 듣고 있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 야당 의원은 본지 기자와의 대화에서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의 열악한 노동 환경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이번 2017년 국정감사에서 해당 기관과 김옥이 이사장에 대해 면밀히 들여다보겠다”고 관심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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