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타임즈 김진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게 마이클 플린(전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에 대한 수사 중단을 요구했다."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7일(현지시간) 이같은 '핵폭탄급' 성명에 워싱턴 정가는 물론 전 미국 사회가 술렁이며 탄핵론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그동안 미국 언론들은 코미 측근들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에게 플린 전 보좌관의 '러시아 내통의혹' 수사 중단을 요구했으며, 코미가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나눈 대화를 기록한 메모를 가지고 있다고 보도해왔다. 하지만 코미가 이를 직접 사실로 인정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코미의 성명에 따르면 트럼프는 취임 후인 1월 27일 점심때쯤 코미에게 전화를 걸어 백악관에서 저녁을 함께 하자고 말했다. 저녁 자리에서 트럼프는 "당신 자리를 원하는 사람이 많다. 당신이 그만두고 나가기를 원해도 이해한다"고 답했다. 코미는 성명에서 트럼프가 이런 말을 꺼낸 의도가 FBI에 대해 "어떤 후원관계(patronage relationship)를 만드려는 것"이라고 본능적으로 느꼈고 "그래서 독립적인 FBI 지위에 대해 매우 우려하게 됐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2월 14일 코미를 다시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났다. 트럼프는 코미에게 "마이클 플린에 대해 말하고 싶다. 나는 당신이 이 문제(플린의 러시아 내통의혹)를 끝내고 플린을 그냥 보내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는 좋은 사람이다. 당신이 그를 풀어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플린은 하루 전 사임한 상태였다.
트럼프는 계속해서 측근들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정보가 언론에 흘러들어가는데 대해 계속 불만을 나타냈다.
지난 3월 30일 트럼프는 코미에게 또 전화를 걸어 "수사 때문에 (내) 정치력이 상처를 받고 있다"며 "내게 드리워진 이 먹구름을 거둬내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 노골적인 수사 압력이었다. 이에 대해 코미는 "여러가지 이유로, 무엇보다 (잘못을)바로잡고 바꾸는게 (FBI)의무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할 수는 없었다고 성명에 밝혔다.
트럼프는 또 당시 언론들이 보도했던 모스크바에서의 난잡한 섹스 파티 의혹을 부인했다. 이 때 트럼프는 "나는 충성이 필요하다. 충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코미는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충성에 대한 강박을 가지고 있으며, FBI가 공개적으로 자신의 무죄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4월 11일 코미에게 전화를 걸어 "언제 내가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공개적으로)말할 계획이냐"고 다그쳐 물었다. 이에 대해 코미는 "법무부 보스(법무장관)에게 전했는데 아직 답을 못받았다"는 말로 즉답을 피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먹구름을 거둬내라"는 식의 표현으로 수사 중단을 압박했다고 코미는 성명에서 밝혔다.
트럼프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나는 당신에 대해 매우 충성스럽다(royal)"며 "우리가 그걸 가지고 있다는 걸 당신도 알지 않냐"고 말했다. 코미는 "나는 그 말에 응답하지 않았고, 트럼프에게 그게 무슨 의미냐고 되묻지도 않았다"며 "그게 트럼프 대통령과의 마지막 대화였다"고 밝혔다.
마지막 대화를 한지 약 한달 뒤인 5월 9일,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내통 의혹수사를 중단하기는 커녕 더 확대하고 있던 코미를 FBI 국장직에서 전격 해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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