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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돋보기] 일진그룹, 장남 회사 ‘일감 몰빵’ 마이웨이..文 정부 ‘적폐청산’ 수술대 오르나
[재계 돋보기] 일진그룹, 장남 회사 ‘일감 몰빵’ 마이웨이..文 정부 ‘적폐청산’ 수술대 오르나
  • 김광호 기자
  • 승인 2017.07.10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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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김광호 기자] 일진그룹이 수년에 걸친 숱한 지적과 비난여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감 몰아주기’ 마이웨이를 걷고 있어, 새 정부의 이른바 ‘적폐청산’ 수술대에 오를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는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었던 ‘재벌개혁’의 우선순위에 해당된다. 문 대통령이 공정거래위원장에 ‘재벌 저격수’로 불리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내정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김 위원장은 오래 전부터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문제 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실제 김 위원장은 인사청문회 당시에도 “5조원 미만 중견기업의 사익편취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법상 부당내부거래 금지 규제를 엄정하게 집행하겠다”며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때문에 그동안 대기업들의 일감 몰아주기가 부의 편법 증여라는 거센 비판에 직면하고 있음에도 불구, 중견기업이라는 이유로 사각지대에 숨어 과도한 일감 몰아주기를 하고 있다는 대표적 사례로 꼽혔던 일진그룹은 문재인 정부의 재벌개혁 ‘사정권’에 놓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진그룹은 일진홀딩스, 일진전기, 일진다이아몬드, 일진디스플레이, 일진머티리얼즈 등 5개 상장사와 28개 국내법인 14개 해외법인을 거느리고 있다.

창업주는 허진규 회장으로, 허 회장은 1968년 작은 주물공장이었던 일진금속공업(현 일진전기)을 매출 2조원이 넘는 중견기업으로 키워낸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경영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허 회장 자녀들이 계열사들의 대부분을 나눠가지며 내부거래를 통해 오랫동안 경영과 부를 축적하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아킬레스건’이다.

일진그룹은 허 회장의 장남 허정석 일진전기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일진파트너스를 통해 지주사격인 일진홀딩스를 지배하고 있는 구조이다.

허정석 대표는 일진홀딩스를 통해 종속회사인 일진전기(57%), 일진다이아(61.8%), 알피니언(93.5%), 아이텍(70%), 일진디앤코(100%), 전주방송(40%), 아트테크(80.9%) 등을 지배하고 있다. 사실상 허 회장의 장남인 허정석 대표가 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허정석 대표 외에도 허 회장의 차남인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대표는 상장사 일진머티리얼즈를 중심으로 일진엘이디, 일진유니스코, 삼영글로벌, 오리진앤코, 아이알엠 등을 지배하고 있으며 장녀 허세경 씨는 일진반도체, 루미리치 등을, 차녀 허승은 씨는 일진자동차의 최대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상장사별로 보면 일진홀딩스는 허정석 29.1%, 일진파트너스 24.6%, 김향식(허 회장 부인) 0.8%, 일진머티리얼즈 0.6%, 허세경(장녀) 0.3%, 허승은(차녀) 0.3%, 일진과학기술문화재단 0.1% 등 특수관계인이 56%를 보유하고 있다.

일진전기는 일진홀딩스 57%, 일진유니스코 1.7%, 김향식 0.8%, 일지학술문화재단 0.3% 등 특수관계인이 59.8%를 소유 중이다.

일진다이아몬드는 일진홀딩스 61.80%, 일진머티리얼즈 2.77%, 김향식 1.92%, 허세경 0.89%, 김기현 0.24% 등 특수관계인이 67.62%를 보유하고 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허재명 62.81%, 허진규 0.22%, 허세경 0.16%, 허승은 0.16% 등 자녀들이 63.36%의 보유 중이며 일진디스플레이는 허진규 25.11%, 허승은 1.23% 등 특수관계인이 총 45.99%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지분구조를 통해 전형적인 일감 몰아주기에 의한 경영과 부를 승계하고 있다는 점이다.

허진규 회장은 일진다이아몬드와 일진전기로부터 일진파트너스 주식을 사들여 일진파트너스의 지분을 100%로 만든 후 2010년 장남 허정석 대표에게 매각했다.

그리고 2010~2012년 일진전기는 일진파트너스에게 일감을 100% 몰빵해 몸집을 키웠다. 일진전기가 없었다면 아예 존립 자체가 불가능했던 셈이다.

또 일진파트너스는 2013년 허 회장이 보유한 일진홀딩스 지분 전량(15.27%)을 매입하며 보유 지분을 24.64%까지 높였는데, 이를 두고 2세의 승계도구로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수십억원에 이르는 증여세를 피하기 위한 편법을 썼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그룹의 일감을 통해 성장한 일진파트너스가 오너일가의 ‘사조직’처럼 활용됐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진파트너스와 일진전기의 끈끈한(?) 일감 몰아주기는 계속됐다.

2013~2015년 일진전기와의 내부거래를 보면 각각 78.69, 74.27%, 65%에 달한다. 시간이 갈수록 내부거래가 줄어드는 듯 했으나 지난해에는 매출액 15억1122만9142원 중 78.49%에 달하는 11억8610만2000원을 일진전기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달성했다. 물론, 허정석 대표의 주머니도 그만큼 두둑해졌을 터이다.

표면적으로만 본다면 이 같은 행태는 공정위 규제 대상이지만, 일진그룹은 다행스럽게도(?) 자산총액 5조원 미만의 중견기업이라는 점에서 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

현행법에 따르면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 계열사 중 오너일가가 상장사 30%, 비상장사 2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 이상이거나 매출의 12% 이상이면 내부거래 규제 대상이 된다. 일진그룹은 5조원 미만 기업 집단이기 때문에 규제 감시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이 때문일까. 일진그룹은 숱한 지적과 비난여론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개선방안은 내놓지 않은 채 지금까지도 높은 내부거래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일진그룹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 역시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한편, 최근에는 일진그룹이 허 회장의 차남 허재명 대표가 대주주로 있는 일진머티리얼즈를 통해 유망 중소기업의 생산설비와 영업노하우를 통째로 빼앗았다는 진정서가 검찰에 접수돼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일진그룹 측은 “검찰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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