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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택시운전사’ 특별손님, 정경택 뉴저지 블룸필드 대학 부총장
‘5.18택시운전사’ 특별손님, 정경택 뉴저지 블룸필드 대학 부총장
  • 박해진 기자
  • 승인 2017.08.29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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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민주주의 유산 5·18 더 널리 알렸으면”

[한강타임즈=박해진 기자] “세계적인 민주주의 유산인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알리는 이런 프로그램이 생겨 정말 기쁩니다. 앞으로 좀 더 체계적으로 광주와 5월을 알리는 다양한 국내외 프로그램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광주광역시와 광주문화재단이 운영 중인 80년 5월 탐방프로그램 ‘5·18택시운전사’에 뉴욕에 거주하는 교포인 정경택(Peter Jeong) 뉴저지 블룸필드 대학 부총장 가족 4명이 지난 26일 광주를 찾아 5·18택시 투어에 나섰다.

정 부총장은 전남 순천 태생으로 80년 5월 당시 서울 소재 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당시 휴교령이 내려지고 광주 소식을 전해들은 뒤 장성을 통해 광주로 들어오려다 실패하고 순천에 내려오는 길에 군인들에게 붙잡히기도 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의 외할머니는 일제강점기 시절 광주학생독립운동 등에 참여해 항일운동을 벌였던 독립유공자 김귀선 씨로 그를 비롯해 집안 분위기도 5·18광주민주화운동 등 민주주의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고 한다.

정 부총장은 1983년 미국 뉴욕으로 이주해 34년째 살고 있으며 현재 뉴저지 블룸피드 대학 부총장을 맡고 있다. 어머니가 광주에 살고 계셔서, ‘5·18택시’ 탐방을 위해 가족들도 휴가를 내 같이 방문하게 됐다.

어떻게 ‘5·18택시운전사’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는지
뉴저지에 있는 영화관에서 직장 동료들과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했다. 한국영화는 뉴저지와 뉴욕 영화관 총 2곳에서만 상영하는데 한국에서 인기 있거나 유명한 것만 상영한다. 영화를 보고 난 후 너무 큰 감동을 받아 가족들에게 추천했고 함께 보면서 가족 모두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에 눈물을 흘렸다. 이후 한국 지인의 추천으로 광주에서 운행하는 ‘5·18택시운전사’를 알게 됐고, 뉴욕에서 직접 전화로 신청했다.

미국에도 다양한 민주화 운동이 있다던데
광주의 1980년 5월이 민주화와 학생운동의 산실이라면 미국 버클리대학에는 1960년대 인권, 인종차별 철폐, 세계 평화 등을 주장하는 ‘자유언론운동’이 있었다. 대학 당국에서 학칙을 거론하며 ‘자유언론운동’을 사실상 금지했으나 학생들은 굴하지 않고 캠퍼스 광장에 모였다. 그런데 집회장소를 포위하고 있던 경찰과 정부 요청으로 투입된 주 방위군이 캠퍼스를 난입해 무작위로 학생들에게 폭력을 행사했고 포승줄로 묶어 연행했다. 그 이후 이러한 사건은 TV로 전세계에 퍼져나가며 버클리가 반전운동의 상징이 되었다.

자유와 정의의 투쟁에 영감을 준 광주 5·18민주화운동을 실화로 만든 ‘택시운전사’처럼 인간의 보편적 권리와 평등을 외친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킹 목사 이야기를 다룬 영화 ‘셀마(2014)’도 있다. ‘셀마’는 1965년에 벌어진 미국판 ‘피의 일요일’ 사건을 다뤘다. 흑인  참정권을 주장하며 미국 앨라배마주 셀마에서 87km 떨어진 몽고메리로 행진하던 시위대가 백인 경찰대로부터 공격당한 일이다. 마틴 루터킹 목사는 인종차별에 맞서 셀마 행진을 주도해 정부와 맞서 싸웠는데 현재 셀마-몽고메리로 이어지는 행진로는 셀마 몽고메리 국립 역사로로 기념되고 있다.

‘5.18 택시’기억에 남는 코스와 참가 소감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전남대 정문이다. 5·18민주묘역에 가는 길에 잠깐 들렀는데 전남대는 5·18의 첫 시발점이 되었던 장소이고 윤상원, 박관현 등 80년 5월을 상징하는 인물들이 몸담았던 곳인 만큼 민주주의의 자부심으로 넘칠만한 곳이다. 좀 더 많은 이들이 그것을 알 수 있게 좀더 적극적으로 홍보했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미국 애틀랜타는 북한으로 평화사절 방문을 했던 지미카터 대통령 박물관을 만들고 생가 등을 잘 보존하여 후세에게 역사를 알리는 교육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5·18택시운전사’처럼 80년 5월을 잘 보존하고 체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계속 업그레이드 되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광주는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민주주의 유적지다. 우리의 다음 세대들에게도 살아있는 민주화 현장을 알릴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결고리를 만들어주시길 진심으로 바란다.  중국 상해, 일본 도쿄 일정을 마치고 9월 4일이면 뉴욕으로 돌아간다. 나도 뉴욕으로 돌아가서 이번 ‘5·18택시운전사’를 홍보하고,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알리는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한편, ‘5·18택시운전사’는 오는 9월 3일까지 타 지역 거주자를 대상으로 2~4시간 걸리는 2개 코스를 1일 14회 무료 운행한다. 이용하고 싶은 외지 방문객은 1~4인 단위로 날짜와 시간을 정해 전화예약하면 된다. 택시 이용 가능시간은 오전 7시~오후 7시이며 경우에 따라 다른 방문객과 합승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