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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T-기획] 성동구 여행자거리, ‘모텔촌’ 오명 벗고 변화의 중심에 서다
[한강T-기획] 성동구 여행자거리, ‘모텔촌’ 오명 벗고 변화의 중심에 서다
  • 윤종철 기자
  • 승인 2017.09.13 1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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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윤종철 기자] 요즘 각 자치구들이 역사ㆍ문화 보존에 대한 노력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종로구는 세종대왕의 탄신지인 통인동 일대를 ‘세종마을’로 명명하고 선포식을 갖기도 했으며 중구는 매년 소년소녀 이순신 표창, 다례 등 이순신 장군에 대한 기념행사를 거행하고 있다.

강북구도 최근 문익환 목사를 시작으로 지역의 역사문화 인물을 새롭게 조명하는 가을 축제를 대대적으로 계획해 새로운 역사 명소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모두 지역이 가지고 있는 역사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도시의 가치를 올리고 관광객 유입으로 인한 지역 경제도 활성화 할 수 있는 방안이다.

그러나 이같은 각 지역의 역사 자원은 처음부터 모두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던 곳은 아니다.

세종마을은 ‘서촌’이라 불리며 의미를 잃어가던 것을 안타깝게 여긴 지역 주민들이 세종대왕의 얼이 숨쉬는 지역으로 만들어가고자 하는 열망이 담겨 있다.

중구는 명보극장 앞 탄생지 표지석 이외는 충무공 관련 시설이 전무했지만 지금은 관련 축제만 4~5가지로 청계천에서부터 남산한옥마을까지 수천 명의 시민들이 찾는 구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성동구에도 이같은 역사자원을 활용해 지역변화를 꾀하려는 물결이 일고 있다.

외국인들이 왕십리 여행자거리를 둘러보고 있다.

∎ 성동구와 고산자 김정호 재조명

왕십리는 과거 조선시대 도성 인접지역으로 도성안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물품을 만들고 생계를 유지 하는 등 지리적 요건과 상인들이 거주하거나 이동해 가는 길목의 역할을 한곳이다.

이같은 지역 특징은 평생 전국을 돌며 대동여지도를 편찬한 김정호(1804~1866년 추정)의 일생과 맞닿아 있다.

실제로 왕십리는 김정호가 만든 여러 지도에 이미 도로의 형태로까지 표기해 나타낸 것으로 보아 김정호가 자주 이용했던 도로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1984년 우리 역사에 길이 남아야 할 위인들의 이름을 가로명으로 정하면서 이곳을 김정호의 호인 ‘고산자’의 명칭을 따 ‘고산자로’로 명칭을 부여하기에 이르렀다.

아쉽게도 김정호의 생애는 물론 출생지나 신분이 전혀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시 왕십리가 사통발달의 교통의 중심지로 여행자들이 머물기에 최적의 장소였던 것 만큼 대동여지도 작성의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에 구는 이곳을 찾은 사람들과 주민들에게 과거 이 지역의 고유성을 살려 문화자원으로 활용코자 했다. 고산자 김정호 동상을 세우고 이곳을 여행자거리로 명명한 이유다.

∎ 변화의 문턱에 남은 숙제 ‘모텔촌’

인근 호텔에 숙소를 정한 외국인들이 여행자거리를 걸으며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새로운 것이 무조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던 시기가 있었다. 낡은 것은 버려야 할 것으로 치부됐다. 산업화를 거치며 수많은 낡은 것들이 헐려나갔다. 그 자리에는 콘크리트로 지어진 반듯하고 규격화된 새 건물들이 차곡차곡 자리를 잡았다.

어디나 그렇듯 우리의 역사자원은 이같은 도시화에 파묻혀 이를 드러내기에는 많은 난관이 따른다.

성동구 변화의 중심에 선 ‘여행자거리’ 역시도 이같은 도시 특성에 따라 오래전 조성된 ‘모텔촌’은 넘어야 될 숙제다.

왕십리는 1970년대에도 가난한 사람이 살기 좋았던 저렴한 주거 조건과 편리한 교통의 중심지였다. 도로를 중심으로 1950년대 대장간으로 시작해 1970년대 가내수공업 공장지대로 급속하게 변화한 왕십리 지역은 금형공장들이 왕십리지역에 자리를 잡았다.

금형공장들의 형성은 식당, 다방, 여관 시설이 입주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왕십리에 숙박촌이 형성된 것은 이미 40여년 전 일이다.

동대문에 들리는 상인들이 값싸게 묵을 수 있고, 제조업을 중심으로 지역 주민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시작한 여인숙촌이 지금의 숙박촌을 이루게 된 배경이다. 지금은 규모가 큰 숙박시설이 들어서고, 호텔들이 들어서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면에는 일명 ‘모텔촌’ 이라는 주변의 좋지 않은 시선과 오명을 성동구에 뒤집어 씌웠다.

∎ 분위기 전환의 실마리가 된 ‘여행자거리’

한 외국인이 여행자거리에 세워진 고산자 김정호 동상을 요리저리 살피고 있다.

현재 여행자 거리로 조성된 곳은 ▲1구간 왕십리로24나길 20(할리스커피숍) ~ 컬리넌 호텔(무학로2길 47) ▲2구간 왕십리로22길 22(힐모텔) ~ 무학로2길 43(리전트모텔) 등 2개 구간이다.

이 구간 인근 호텔 3개소로부터 확인한 투숙객 현황 통계자료에 따르면 2년간 외국인 투숙객은 국내관광객을 포함한 전체 투숙객 대비 52%로 중국, 일본 등 외국인이었다.

그러나 8월 현재 최근 1년간 투숙객 수는 15만700명으로 지난해 26만2900명 대비 11만2000여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침체되고 있는 이 거리에 성동구의 ‘여행자거리’는 분명 분위기 전환의 실마리를 만들었다.

구는 '여행자거리' 조성을 위해 지난해 연말 도로정비 공사와 도막포장을 실시해 노후화된 도로환경을 개선해 한결 깨끗하고 밝아졌다.

또한 거주자 우선 주차로 인해 통행에 불편을 초래했던 주차선을 삭제하고 불법 주정차 단속을 통해 보행자의 안전 과 통행에 불편함이 없도록 보행자 중심 거리로 조성했다.

이에 인근 호텔업계 관계자와 상인들은 최근 관광객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거리가 깨끗해지고 불법주차가 없어진 것에도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여행자 거리 내 관광호텔 관계자는 “사드 이후 단체 중국 관광객이 거의 없는 실정이나 지금은 개인 배낭족, 비즈니스 목적으로 방문하는 여행객, 지방에서 올라온 여행객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개인 배낭족들이 저녁에는 주변 먹자골목으로 많이들 간다”라고 말했다.

∎ 상인과 호텔, 주민과의 협업이 답

왕십리도선동 상인회 회원들이 '여행자거리' 활성화를 위해 논의하고 있다.

‘여행자거리’가 ‘모텔촌’이라는 오명을 벗고 변화의 중심에 새우기 위해서는 상인과 호텔, 주민과의 협업에 답이 있다.

구는 호텔 컬리넌 벽면에 세워진 아트월이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고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상인과 주민들과 함께 넓은 장소로 이전했다.

음식점 담장에 조성한 아트월은 왕십리문화공원 내 김정호 동상과 함께 배치해 포토존 효과를 더욱 높였다.

또한, 왕십리도선동 상점가 번영회와 함께 걷고 싶은 거리 조성을 위해 화분 설치 등 녹지공간을 추가하고 계단 글귀 부착 등 부족한 컨텐츠도 추가해 나가고 있다.

왕십리도선동 상점가 번영회 이기백 회장은 “거리가 깨끗해지고 노후화된 계단이 정비되면서 저녁에는 계단 포토존 앞에서 바닥에 비치는 글빛글과 함께 사진도 많이 찍는다”고 현장 분위기를 말했다.

일부 모텔밀집지역에 대한 여행자 거리 조성에 대한 곱지 않은 시각에 대해서는 함께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

상인연합회 관계자는 “어둡고 침체되었던 지역이 훨씬 밝아지고 지역 상권이 활성화 되고 있는 시점에 부정적인 시선은 상인들의 생존권과 연관되어 있는 문제이므로 상인연합회 차원의 대응안도 마련 할 계획이다”며 “아직 속도는 느리지만 사통발달 입지의 교통 중심지인 왕십리가 주변 상업시설과 어울려 여행자거리로 활성화 되는 것을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시대는 변화한다. 제조업과 곱창거리로 유명했던 왕십리거리를 모텔촌이라는 어두운 이미지로 그대로 방치할지, 이미 형성하고 있는 숙박촌과 연계해 상권을 활성화 시킬 것인지의 판단은 지금 우리의 몫이다”며 “서울은 모텔촌이 밀집된 지역이 많다. 앞으로 모텔촌을 좋지 않은 시선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지역산업과 연계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관광산업으로 개선시킬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모텔촌을 저렴한 가격에 여행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로 변신하는 시도가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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