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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만 남은 '240번 버스 사건’ 상황급변.. 이번엔 맘충 논란?
상처만 남은 '240번 버스 사건’ 상황급변.. 이번엔 맘충 논란?
  • 이지연 기자
  • 승인 2017.09.14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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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이지연 기자] 시내버스 기사가 어린아이만 내려놓고 엄마를 태운 채 출발해 논란이 된 '240번 버스' 사건이 인터넷에선 여전히 뜨거운 논쟁거리다.

사건 당시 버스에 함께 타고 있었다는 목격자의 진술이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오며 초반에는 버스기사에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버스 외부 폐쇄회로(CC)TV 영상과 서울시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상황은 뒤바뀌고 비난의 화살은 아이 엄마에게 향하고 있는 상황이다.

목격자가 상황을 오판하고 과장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린 글이 부당하게 피해자를 만들고 심지어 여성혐오의 빌미까지 주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기사의 경위서와 내부 CCTV 등을 조사한 서울시는 "아이 어머니가 하차를 요청했을 때 이미 버스가 건대입구 사거리를 향해 4차로에서 3차로로 진입한 상태였다"며 "사고 위험이 있어 기사가 다음 정류소에서 내리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외부 CCTV가 공개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5살도 안 돼 보인다는 아이는 7살이었고 CCTV 영상 결과 아이가 자발적으로 내린 듯한 발걸음으로 보여졌기 때문이다. 

사건의 목격자는 "아기 엄마한테만 초점이 맞춰진 상태에서 상황을 잘못 판단했다. 아기엄마 목소리가 다급하기에 울부짖는다는 표현을 쓴 것이다. 기사님을 오해해 글을 쓴 점에 대해 사과 말씀을 드린다"는 해명 글을 올리고 해당 커뮤니티를 탈퇴했다.

CCTV와 서울시 조사결과 등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아이 엄마가 주의 의무를 등한시해 피해자가 양산됐다며 '맘충'이란 표현까지 동원하고 있다. 사건이 처음 알려졌을 때부터 아이의 안전을 함께 걱정한 '맘카페' 회원들의 박탈감도 심해지는 모습이다.

여성 회원의 비중이 높은 네이버 카페 '레몬테라스'에도 "자기 아이면 자기가 손 붙잡고 있어야지, 맘충이란 단어 싫지만 처음으로 이 단어에 수긍이 가기 시작했다"는 댓글이 달렸다.

아기엄마들이 주로 모이는 지역카페에서는 "240번 버스와 '맘충'이 연결되는 것을 보고 씁쓸하다", "아기 엄마도 사람이니 실수할 수 있는데 왜 개념있는 엄마들까지 맘충이라는 혐오스러운 단어를 들어야 하는지 슬프다" 등의 의견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아이 어머니에 대한 비난을 넘어서 사건이 최초로 유포되기 시작한 여초카페 전체를 싸잡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최초 유포자가 다음의 한 여초카페 회원으로 알려졌고 자극적으로 쓰여진 글에 자녀가 있는 많은 여성 회원들이 동조하면서 일을 부풀렸다는 것이다. 일부 회원은 서울시 다산콜센터 등에 민원을 넣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글을 올린 뒤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 쾌감을 느끼게 되는 대표적인 SNS의 폐해"라며 "선의로 글을 올렸더라도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글을 사실처럼 올려놓은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밝혔다.

곽 교수는 아이 엄마에 대한 비하가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선 "일종의 2차 피해"라며 "인터넷 발달의 부작용이 너무 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누구에 대해서든 비난을 쏟아붓는 것에 대한 통쾌함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다.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면 상대방이 괴로워하기 때문에 심한 말은 잘 못하는데 글을 쓰면 공격성향이 6~7배나 높아진다는 얘기도 있다"며 "시민의식의 성숙과 규제가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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