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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돋보기] 농심, ‘호사다마’라더니..한중관계 훈풍 속 ‘사발면 벌레’ 돌발 악재
[재계 돋보기] 농심, ‘호사다마’라더니..한중관계 훈풍 속 ‘사발면 벌레’ 돌발 악재
  • 김광호 기자
  • 승인 2017.11.08 1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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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김광호 기자] 최근 국내 라면시장의 절대강자 농심을 보면 ‘호사다마(好事多魔 : 좋은 일에는 탈이 많다)’가 따로 없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로 악화됐던 한중관계에 훈풍이 불며, 사드 갈등으로 타격을 입었던 식품업계는 중국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농심 역시 하반기 실적 개선을 전망하며 중국에서의 판촉과 마케팅 활동을 적극 펼칠 계획을 세워둔 상태. 농심은 상반기 중국에서 전년대비 2배 이상 하락한 2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사드 갈등發 직격탄을 맞았었다.

이처럼 꽁꽁 얼어붙었던 사드 갈등에 해빙기가 찾아오며, 중국 시장에 대한 장밋빛 청사진을 그려나가고 있는 와중에 농심에 예상치 못한 돌발 악재가 등장했다.

농심의 대표 사발면인 육개장을 먹다가 ‘바퀴벌레’를 발견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지난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농심 육개장 사발면 먹다가 바퀴벌레 씹은 이야기'라는 제목의 글이 다수의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글쓴이 A씨는 “일요일 아침에 라면 먹다가 테러 당하고 너무 화나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쓴다”고 말문을 연 뒤 “면을 다 먹고 국물을 마시면서 '담배 꽁초 씹어먹는 맛'을 느꼈고, 바로 뱉었는데 성인 남자 손가락 한마디 만한 바퀴벌레가 들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A씨가 먹은 육개장 사발면은 올해 9월 제조됐다.

그는 “내가 지금 바퀴벌레 탕을 먹은 건가 싶은 생각에 속이 매스껍고 더러웠다”면서 “이런 식으로 밖에 위생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는 게 어이가 없고 말이 안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농심은 소비자를 기만하지 말고 철저히 위생관리를 해야 한다. 나는 블랙컨슈머가 아닌 일요일에 일어나서 라면 먹으려 한 직장인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지만,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캡처본이 일파만파 확산되며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논란이 일자 농심 측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농심은 “농심 제품을 애용해 주시는 고객님께 불편과 심려를 드려 죄송하다”며 “현재는 이번 사안이 제조공정의 문제인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농심의 제조 공장은 살아있는 곤충이 제조 공정에 날아들기는 어려운 구조이며 제조 공장 전체의 방제·방역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면서 ”라면은 제조 공정상 증숙(면을 고온에서 삶는 과정)과 유탕(기름에 튀기는 과정)과정을 통해 생산하기 때문에 사진에 나타난 바와 같이 곤충의 몸통, 다리 등이 온전한 형태로 보존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확인 결과, 농심 측은 글을 올린 A씨와 만났고 문제의 제품과 벌레를 식약처에 보낸 상태다.

농심 관계자는 “조만간 식약처의 조사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본사가 확인한 결과 문제의 벌레는 바퀴벌레가 아닌 ‘노린재’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노린재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곤충으로 특히 특이한 냄새를 풍기는 냄새샘이 잘 발달돼 있다. 글쓴이가 '담배 꽁초 씹어먹는 맛'을 느꼈다는 것도 이 때문으로 추측된다.

농심은 여전히 이번 벌레 사건이 제조 과정과는 무관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물론, 이번 사건이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앞서 지난 2008년 발생했던 신라면 바퀴벌레 사건도 당시 식약청의 조사 결과 제조과정에서 발생한 게 아닌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하지만 문제는 사건의 진위 여부를 떠나 농심에 대한 소비자들의 시선은 더욱 싸늘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온라인 상에서는 농심을 비난하는 글과 심지어 ‘불매운동’을 하자는 내용도 올라오고 있다.

사드 배치로 촉발됐던 중국 소비자들의 반한 감정이 차차 누그러지면서 중국에서의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던 농심으로서는 돌발 악재를 만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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