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
[기자수첩] 바른정당 탈당파의 '비겁한 변명'
[기자수첩] 바른정당 탈당파의 '비겁한 변명'
  • 윤종철 기자
  • 승인 2017.11.09 16: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강타임즈] “비겁한 변명입니다”

지난 2003년 개봉된 영화 ‘실미도’에서 배우 설경구가 안성기에게 한 대사다. 자신을 포함한 동료들의 사살 명령을 내린 안성기가 “난 군인의 의무를 다할 뿐이다”고 대답하자 지른 명대사다.

당시 이 대사는 각종 개그 프로그램 등에서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는 상황마다 패러디 되기도 했다. 최근 뉴스를 보고 있자면 10여년 전 이같은 설경구의 대사가 자주 떠오른다.

“당을 떠나 보수대통합의 길로 가겠다”, “과거 허물을 묻고 따지기에는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이 너무 위중하다”

김무성 의원을 필두로 강길부, 김영우, 김용태, 이종구, 황영철, 정양석, 홍철호 의원 등 바른정당 8명의 의원들이 다시 자유한국당으로 복귀하며 내지른 변명이다.

어이가 없다. 정치적 이해 득실에 따라 이리저리 당을 옮기는 철새들을 2017년 국회에서 다시 봐야 되는 정치적 퇴행도 개탄스럽지만 무릎을 꿇고 석고대죄하며 다시 태어나겠다는 의미로 ‘꼬끼오’를 선창하던 모습이 불과 10개월 전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들의 변명은 앞서 1차 탈당을 감행했던 김성태, 권성동, 장제원 등 13명의 의원들의 주장과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이들은 당시 난파된 배에서 뛰어내리는 쥐새끼로 맹렬히 비난하지 않았던가.

더 어이가 없는 것은 이들이 주장하고 있는 ‘보수대통합’의 명분도 궁색하기 그지 없다는 사실이다.

현재 자유한국당은 친 홍준표 계와 친박 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들 대립이 봉합되기도 전에 김무성 의원을 구심점으로 한 1개 사단이 입당했다.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며 침을 뱉고 떠난 자들이 무임승차하고 있다며 펄쩍 뛰고 있는 친박 의원들과 협치를 이루겠다니 소도 웃을 일이다.

통합은 커녕 오히려 홍준표 계와 김무성 계, 친박 계 등 3부류로 분리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 문을 닫아 걸겠다는 홍준표 대표의 공식 전언은 이같은 우려를 그대로 반증한다.

“과거 허물을 따지기에는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이 너무 위중하다”, “좌파 정부의 폭주를 막겠다”는 김무성 의원의 발언도 황당하기 그지 없다.

지지율이 5%대에 머물고 있는 정당이 지지율 70%의 정부를 향해 ‘위중’, ‘폭주’ 운운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위중’은 누가 만들었으며 ‘폭주’는 누가 하고 있는지는 국민들의 지지도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차라리 솔직히 ‘내년 지방선거, 나아가 다음 총선을 위해 자유한국당에 입당한다’고 했다면 동정표라도 얻었을지 모를 일이다.

국민들은 결코 이같은 ‘비겁한 변명’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앞으로는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 한강타임즈는 언제나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전화 02-777-0003
  • ▶ 이메일 news@hg-times.com
  • ▶ 카카오톡 @한강타임즈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