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기자수첩] 진실에는 공소시효가 없다
[기자수첩] 진실에는 공소시효가 없다
  • 이지연 기자
  • 승인 2017.11.13 16: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강타임즈 이지연 기자] 최근 가수 故 김광석 씨 타살설을 비롯한 온갖 루머가 떠돌며 온 나라가 한바탕 홍역을 치른 뒤 관련된 모든 의혹은 무혐의로 결론 났다.

애초에 김광석 타살설 논란은 수사 선상에서 배제됐다. 김씨는 1996년 1월 6일 숨졌다. 살인죄의 공소시효가 폐지된 때(2015년 7월)는 물론,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의 공소시효가 25년으로 늘어난 시점(2007년 12월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계산해도 훨씬 이전이다. 따라서 예전 공소시효(15년)가 적용돼 2011년에 이미 시효가 끝났기 때문이다.

물론 김씨의 죽음은 이미 오래 전 자살로 종결 됐고, 수사 대상 자체가 될 수 없지만, 여전히 그의 죽음을 안타깝게 여기는 수많은 팬들과 네티즌 사이에서는 재수사에 대한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살인사건은 공소시효가 지났어도 얼마든지 재수사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이른바 '김광석법'이 고개를 들었다.

이런 움직임에 정치권에서도 김광석법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김광석법'으로 불리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공소시효와 관계없이 살해 의혹이 제기된 변사 사건은 재수사를 할 수 있게 하자는 내용이다.

이미 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는 폐지됐다. 그러나 일명 '태완이법' 공소시효 폐지는 2000년 이후 사건만 적용되는 상황이다. 김광석법은 살인죄의 공소시효를 폐지한 일명 '태완이법'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한다.

태완이법은 1999년 대구에서 황산테러를 당해 사망한 김태완군 사건의 공소시효가 끝나가자 분노 여론이 들끓으며 2015년 제정됐다. 이 법 역시 살인사건의 공소시효를 없애자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태완이법은 2000년 8월1일 이후 발생한 살인사건만 공소시효를 없앨 뿐 김광석 사건처럼 그 이전에 발생한 사건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정작 김태완군 사망 사건은 태완이법 적용을 받지 못하는 역설까지 생겨났다.

일부에서는 김광석법에 대해 경찰이나 검찰의 업무 부담 증가에 대한 우려도 들린다. 장기미제 살인사건을 무제한으로 포함시킬 경우 수사기관의 업무 부담이 상당히 늘 수 있다고 말이다.

그러나 최근 수사과학 발달로 미제사건을 해결할 가능성이 높아 이제는 공소시효 문제를 재검토할 이유가 충분하다. 공소시효 목적에는 ‘시간이 많이 지나면 증거 판단이 곤란하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있는데 수사과학 발달로 이 목적 또한 설득력을 잃고 있다.

김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은 경찰 수사로 마침표를 찍었다. 그러나 이번 논란으로 공론화 된 김광석법이 태완이를 비롯한 모든 미제사건 유가족의 억울함을 풀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진실에는 공소시효가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