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 해방촌 108계단 경사형 엘리베이터 착공... 근현대 역사탐방로 연계

[한강타임즈 윤종철 기자] 용산구(구청장 성장현)가 지난 17일 해방촌 108계단의 노약자와 장애인 등 보행권 확보를 위해 ‘경사형 엘리베이터’ 설치 공사를 착공했다고 20일 밝혔다.

특히 구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되면 오는 2019년까지 조성할 예정인 근현대 역사탐방로와도 연계돼 관광객들의 이동 편의도 크게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다.

앞서 구는 올해 상반기 설계용역을 마쳤으며 이달부터 내년 10월까지 1년 간 공사를 진행해 15인승 경사형 엘리베이터(1개)와 방호난간(96m), 하수관(1식) 이설 설치하게 된다.

해방촌 108계단은 폭 6m, 길이 53m 규모다. 좌우측 보행로 4m(각 2m)와 가운데 화단 2m로 구성됐다.

경사형 엘리베이터는 기존 화단 부위에 설치된다. 이동 속도는 분당 60m로 계단 아래에서 정상까지 1분 만에 이동이 가능하다. 계단 중간 중간 승강장을 설치, 편의를 더할 예정이다.

구에 따르면 108계단 엘리베이터는 지역 주민들의 ‘숙원사업’이다. 후암동과 용산2가동 주민이 주로 이용하는 보행 구간으로 일평균 1082명이 계단을 이용하는 가운데 노약자와 학생 비율이 36%에 이른다.

구는 2013년 동업무보고회 중 관련 건의사항을 접수했으며 지난해는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요구하는 주민 청원을 접수했다. 주민 963명이 청원서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구는 경사형 엘리베이터와 모노레일이 다수 설치된 부산시를 벤치마킹, 해방촌 108계단 이동편의시설 형식은 경사형 엘리베이터가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안전성과 승차감, 유지관리비 등이 고려됐다. 사업 소요예산은 28억원이다. 서울시 특별교부금을 활용하게 된다.

한편 해방촌 108계단은 우리의 어두운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1943년 일제가 경성호국신사(京城護國神社)를 지으면서 참배길로 계단을 처음 만들었다. 경성호국신사는 중일전쟁과 아시아·태평양전쟁 중 전사한 일본군과 조선인의 위령제를 지냈던 곳이다. 신사 참배도 이뤄졌다.

구는 올해부터 2019년까지 3년에 걸쳐 ‘해방촌 흔적 여행길’을 조성할 예정이다. 특히 내후년 조성되는 역사흔적 여행길(역사문화 탐방로)은 108계단과 신흥시장, 남산을 잇는 코스로 해방촌의 역사를 되새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 이번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면 탐방이 한결 편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이동약자들을 위해 108계단에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설치한다”며 “장기적으로 108계단과 경성호국신사 부지, 신흥시장 등을 연계한 근현대 역사탐방로가 조성되면 해방촌의 장소성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