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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회고록, 좋은약 입에 쓰고 충언은 귀에 거슬리는 법
고건 회고록, 좋은약 입에 쓰고 충언은 귀에 거슬리는 법
  • 박귀성 기자
  • 승인 2017.12.03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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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사시 낙방, 길바닥에 드러누워 “이건 무효다!”

[한강타임즈 = 박귀성 기자] 고건 전 총리가 회고록을 펴냈다. 고건 전 총리의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한 고언이 고스란히 담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고건 전 총리의 조언 쓴소리가 화제가 됐다. 고건 전 총리는 지난 2016년 고건 전 총리가 회고록에서 다시 박근혜를 비판했다.

우리 옛 성현들의 격언에 “좋은 약은 입에 쓰고 좋은 말은 귀에 거슬린다”고 했다. 고건 전 총리가 지난해 10월30일 박근혜 전 대통령 초청 청와대 정치원로 간담회에서 촛불 정국에 대해 대대적인 개혁과 인사 물갈이를 충언했지만 박근혜는 듣지 않았고, 회고록이 출간된 시점에서 고건 전 총리는 “잊혀질 권리”를 선언했고, 박근혜는 감옥에 갖히는 꼴이 됐다.

고건 전 총리는 1일 회고록 출판기념회를 진행했다. “지난 겨우내 광화문을 달군 절규는 공인 정신의 소멸과 소통의 부재에 대한 전 국민적 절망의 표현이 아니었을까” 이는 고건 전 국무총리가 1일 공개한 고건 회고록의 한 문장이다.

고건 전 국무총리가 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고건 회고록-공인의 길' 출판기념회를 갖고 인삿말을 하고 있다. 고건 전 총리의 회고록 출판은 이번이 두번째다

고선 전 총리는 회고록 “공인의 길에서”에 대해 “회고록의 핵심 주제인 공인의 길과 소통의 문제야말로 지금 우리가 회복해야 할 가장 중심적인 과제”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이같이 진단했다. 고건 전 총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을 비롯해 국무총리 두 번, 서울시장 두 번, 장관 세 번, 최연소 전남지사(당시 37세) 등을 역임한 ‘행정의 달인’으로 평가받았다. 고건 전 총리의 이번 회고록은 2013년 펴낸 “국정은 소통이더라”를 보충한 증보판이다.

고건 전 총리는 촛불 정국이 본격적으로 번지기 직전 박 전 대통령에게 진언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정말 답답했다. 오만 불통 무능.... (대통령을) 하지 말고 아버지 기념사업이나 했어야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고건 전 총리는 또한 “2016년 10월30일 당시 박근혜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사회 원로 몇 명과 함께 차를 마시며 ‘국민 의혹과 분노는 한계점을 넘어서고 있다. 성역 없는 수사를 표명하고 국정 시스템을 혁신해 새로운 국정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진언했다”고 회고했다.

고건 전 총리는 이에 덧붙여 “그러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결국 촛불집회가 일어나고 탄핵안이 발의·가결됐다”고 설명했다. 고건 전 총리는 그러면서 “당사자에게 제일 큰 책임이 있겠지만 그 사람을 뽑고 추동하면서 진영대결에 앞장선 사람들에게도 큰 책임이 있다. 박근혜를 검증하지 않고 대통령으로 뽑은 것 아니냐”고 박근혜와 친박 인사, 친박 세력을 맹렬히 비판했다.

고건 전 총리는 회고록에서 1987년 민정당 선거제도위원장 당시 있던 소선구제 관련 뒷이야기도 공개했다. 고건 전 총리는 “통민당만 합의하면 끝나는 것이었는데 YS(김영삼)가 설악산에서는 중선거구제에 서명했다가 이틀 뒤 속리산에서 소선거구제로 바꿨다. 이건 숨겨진 이야기”라고 했다.

고건 전 총리는 “소선거구제가 민주화에는 도움이 됐다고 해도 그 뒤 호남당 영남당 등 지역패권 정당을 낳는 폐단이 많았다”며 “일본식으로 비례대표를 늘리고 지역구 차점 낙선자를 비례대표로 뽑는 석패율제를 도입하면 정치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고건 전 총리는 또한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권한대행을 맡았던 시간을 ‘내 인생 가장 길었던 63일’이라고 표현했다. 고건 전 총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핵소추에서 복귀한 날 청와대로 들어가 ‘이제 강을 건넜으니 말을 바꾸십시오’라고 사의를 표명했다. 그런데 사흘 뒤 새 장관들의 임명제청을 해달라고 해서 거절했더니 비서실장을 두세 번 보냈다. 마지막에는 내 사표를 노무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완전히 역린을 건드린 것”이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관계가 틀어진 배경을 설명했다.

고건 전 총리는 회고록 발간에 앞서 지난달 30일 연 기자간담회에서 “오늘을 기점으로 사인으로 돌아가 잊혀질 권리를 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건 전 총리가 회고록에서 박근혜를 검증이 안 된 무능한 지도자였다고 강도 높게 비판한 것에 대해 국회 친박계는 “관운이 좋아 여러 정권에서 승승장구 했던 고건 전 총리의 기회주의적 발언”이라고 ‘버럭!’ 반발하며 불쾌한 내색을 드러냈다. 

고건 전 총리에 따르면 고건 전 총리는 과거 과거 소년 시절부터 나랏일을 맡는 애국자가 되고 싶었다. 그리고 커가며 정치인을 꿈꿨다. 어머니는 의사가 되길 바랐고 아버지는 스스로 결정하라고 했다. 서울대 정치학과에 진학하고 문리대 학생회장과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한 것도 정치의 꿈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학생회장 출신이면 대개 정치 무대로 나갔다. 맘만 먹으면 국회의원 보좌관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대학을 졸업할 때는 자유당 말기였다. 장기 집권과 부패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고조됐던 시기다. 고등고시로 방향을 돌렸다. 학생회장 일을 하느라, 연애를 하느라 공부가 부족했나 보다. 처음 도전한 제12회 고등고시 행정과에 낙방했다.

고건 전 총리는 이때를 “공부가 부족하면 착각하기 마련이다. ‘합격이 틀림 없다’는 예감에 대학생 때부터 사귀었던 동갑내기(조현숙 여사)와 결혼했다. 기세등등하게 신혼여행에서 돌아오는 날짜도 고등고시 합격자 발표일로 잡았다. 동대문 대폿집에 신부를 기다리라고 앉혀놓고 종로구 동숭동 서울대 법대로 향했다. 그때는 합격자를 알리는 방이 법대 교정에도 붙었다. 그런데 아무리 들여다봐도 내 이름이 없었다. 신부가 있는 동대문 근처 대폿집으로 돌아왔다. 말 없이 술만 들이켰다. 취기가 한껏 오르자 동대문 사거리로 나가 길바닥에 드러누웠다. ‘이건 무효야, 무효!’라고 소리쳤지만 소용 없는 일이었다. 내 인생 최초의 실패였다”고 고건 전 총리는 회고했다. 고건 전 총리의 청춘시절 호연지기를 읽어 볼 수 있는 일화다. 고건 전 총리는 이날 회고록 출판 기념에 앞서 지난 30일에는 기자 간담회를 갖고 회고록에 출간에 대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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