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타임즈 이지연 기자] “미안해, 민호야. 너무너무 보고싶어” “민호야, 아빠가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지난 11월9일 현장실습 도중 사고로 치료를 받다 열흘 뒤인 19일 숨진 고 이민호(18) 군의 영결식이 6일 오전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장으로 엄수됐다.
영결식에는 유족과 이석문 교육감을 비롯한 교육청 관계자, 윤춘광 부의장을 비롯한 도의회 교육의원, 학생을 비롯한 학교 관계자, 현장실습고등학생사망에 따른 제주지역 공동대책위원회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한창 친구들과 게임을 하고 꿈을 키울 열아홉 살. 허망하게 생을 마감한 이군을 위해 같은 과 친구인 강진우(18) 군이 학생 대표로 고별사를 하자 영결식장은 금세 흐느끼는 소리로 가득 찼다. 강 군은 친구 ‘민호’ 이름을 부를 때마다 메이는 목구멍을 꾹꾹 누르듯 또박또박 친구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소리 없이 눈물만 흘리던 이 군의 부모님도 통곡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조사를 하며 “어른들의 왜곡된 욕망과 이기심이 당신의 꽃다운 삶을 저물게 했다”며 “피와 눈물이 없는 육중한 쇳덩어리에 눌려 당신이 고통을 호소할 때조차 어른들은 당신에게 한 줌의 온기 어린 손길을 건네지 못해 후회와 자책을 지울 길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지금이 더욱 황망한 건 당신에게 전하지 못한 말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며 “스무 살의 문턱에서 당신을 짓눌렀던 온갖 모순의 무게감을 훌훌 벗어버리고 푹 쉬십시오”라고 기원했다.
원희룡 도지사는 추도사를 통해 “다시는 안타까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일이 고인을 편히 보내드리는 길이라 믿는다”며 “모든 학생이 안전한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영결식이 진행되는 내내 이 군의 아버지는 발치 앞을 황망히 쳐다보다 탄식을 내쉬는 것을 반복했다. 이 군의 어머니는 연신 분홍빛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내느라 발갛게 퉁퉁 부은 눈을 제대로 뜨지도 못했다.
이 군의 부모는 영결식 마지막 순서인 헌화를 하러 단상에 올라가자 이제까지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며 아들에게 마지막으로 인사를 했다.
모든 순서가 끝나고 유족들은 이 군의 교실과 기숙사를 둘러보고 영구차에 몸을 실었다. 이 군의 시신은 제주시 양지공원에서 화장돼 한울누리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앞서 유족들은 이날 오전 7시30분 발인을 했다. 이 군은 지난 11월9일 제주시 구좌읍 용암해수산업단지 내 음료제조 공장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중 기계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제품 적재기에 눌려 목과 가슴 등에 큰 부상을 입었다. 이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열흘 뒤인 19일 끝내 숨졌다. 유족 측은 그동안 업체 측의 공식 사과 등을 이유로 발인을 미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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