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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째 미세먼지 극심.. 답답한 출근길 시민들 “출·퇴근이 무섭다”
사흘째 미세먼지 극심.. 답답한 출근길 시민들 “출·퇴근이 무섭다”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8.01.17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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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김영호 기자] 서울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17일 출근길.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이 무료로 운행됐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수준인 110㎍/㎥를 기록했다. 초미세먼지 농도도 85㎍/㎥로 '나쁨' 수준이다. 경기도는 90㎍/㎥까지 올랐다.

서울시는 지난 16일 낮 12시를 기점으로 서울 시내에 초미세먼지 주의보를 내렸다.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초미세먼지 시간 평균 농도 90㎍/㎥ 이상이 2시간 지속될 때 발령된다.

서울시는 이날 출·퇴근 시간에 한해 대중교통을 무료로 운행한다. 또 차량 끝 번호가 홀수인 차량만 운행할 수 있는 차량 2부제를 실시했다.

마포역 인근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초미세먼지를 염려한 듯 대부분 검은색과 흰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버스 창문에 묻어 있는 누런 먼지가 섞인 빗방울 흔적들을 본 시민들은 버스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이동했다.

회사원 김모(34)씨는 "서울에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발령된 게 이번이 두 번째인데 버스에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 점은 모르겠다"며 "그래도 정부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서울 동대문 이문동 정류장에서 만난 박지현(23)씨는 인근 건물 로비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주변에는 박씨와 같은 사람들이 3~4명 더 있었다. 큰 추위 없는 포근한 날씨지만 건물에 들어와 잠시라도 미세먼지를 피하려는 듯했다.

박씨는 "버스가 오려면 10분은 기다려야 한다"며 "밖에서 미세먼지에 차량 매연까지 들이마시기 싫어서 실내에서 버스가 오기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토로했다.

김성현(30)씨는 두꺼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전날 미세먼지로 눈코가 시큼한 '매운맛'을 본 후 급히 구매했다. 김씨는 "약국에서 미세먼지를 잘 막아준다는 마스크로 달라고 해서 3000원을 주고 구입했다"며 "1000원짜리로 살까도 했지만 기관지가 좋지 않아 특별히 '전용 마스크'로 준비했다"고 웃었다.

미세먼지로 뿌연 하늘에 시민들은 밖에 나가기조차 부담스러워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일하는 이모(33)씨는 "오늘 커피숍에서 외부 미팅이 있는데 미세먼지가 너무 심해 취소했다"며 "10분만 걸어도 거리의 먼지를 내가 다 마시는 기분이 든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마스크를 써도 매일 출·퇴근이 부담스럽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직장인 황모(30)씨는 "미세먼지로 시야가 어둡고 공기도 텁텁하다"며 "날씨가 모처럼 따뜻해서 공기만 좋으면 야외활동 하기에 좋았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가족들의 건강을 염려해 마스크와 공기청정기 추가 구매를 고민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3살짜리 아들을 키우는 진주희(33)씨는 "미세먼지로 뿌연 하늘을 보고 공기청정기를 하나 더 들여놔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했다"며 "엄마들은 특히나 미세먼지에 예민하다. 공기청정기 소리가 시끄럽긴 해도 틀어놓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현민(58)씨는 "자녀들이 걱정돼 마스크를 50개 사 왔다"며 "공기청정기가 몇 시간째 빨간불로 돌아가고 목도 아픈 걸 보니 이게 단순히 먼지가 아니라 재해의 느낌이 들었다. 가족들 건강이 많이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서울 시내 곳곳에서는 마스크를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하는 젊은 층도 목격됐다. 특히 10대~20대 젊은 남성들은 최근 유행하는 롱패딩과 색을 맞춰 검은색이나 남색 마스크를 쓰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미세먼지로 고통을 호소하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

아이디 '침*'를 사용하는 한 누리꾼은 "미세먼지 재난경보 때문에 일부러 안 쓰던 마스크도 찾아서 쓰고 출근했는데 목이 너무 아프다"라며 "비염 환자라 코랑 목으로 미세먼지 느낌이 바로 오는데 오늘은 정말 공기가 안 좋다는 게 확 느껴졌다"고 하소연했다.

아이디 'qh******'는 "필터 청소를 최근 한 달 만에 했는데 이렇게 빨리, 심하게 먼지로 꽉 찬 모습은 처음 봤다"고 적었다. 아이디 '8607****'는 "두 돌 지난 아이가 미세먼지 때문에 기관지염에 목이 붓더니 이젠 열까지 난다"며 "둘째는 생각하지도 못할 정도"라고 씁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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