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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vs. 의회 자존심 걸린 한판 승부 셧다운
트럼프 vs. 의회 자존심 걸린 한판 승부 셧다운
  • 박귀성 기자
  • 승인 2018.01.23 0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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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셧다운에 세계 경제 휘청, 해결 기미는?

[한강타임즈 = 박귀성 기자] 미국 트럼프 대통령 공약이자 자존심이 걸린 한판 승부가 결국 셧다운으로 나타났다. 세계 경제는 회청했고, 23일 오전엔 셧다운 해결 기미가 보인다고 미국에서 훈풍이 불어왔다. 하지만 미국의 셧다운은 이틀간의 주말 골든타임을 그대로 넘겼다. 셧다운 골든타임은 이번 21일과 22일 주말이었다.

셧다운 장기화 우려에도, 미국 셧다운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의회가 자존심을 건 비난전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은 미국은, 이민법에 대한 공화·민주 양당의 충돌로 예산안 처리에 실패하면서 이틀째 일시적 정부 업무정지, 즉 미국 셧다운에 들어갔다. 일각에선 미국 셧다운이 트럼프 대통령과 미 의회의 자존심 싸움으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 의회가 미국 셧다운을 풀기 위해 우리 시각으로 내일 새벽 2시에 다시 예산안 표결을 시도하지만, 접점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 셧다운 장기화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미국 셧다운이 시작되면서 일단 주말이면 사람들이 많이 찾는 유명 박물관에서부터 극장, 국립공원 등이 모두 문을 닫았다. 뉴욕을 상징하는 관광명소, 자유의 여신상도 일시적으로 운영이 중단됐다. 미국 셧다운 때는 공무원들도 강제 무급 휴직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된다. 다만, 미국 셧다운 기간 동안에도 국방 안보와 재난 위급 관련 최소한의 인력과 부서는 가동된다.

셧다운이 주말을 넘기면서 장기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23일엔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 미국 일부 언론들은 이번 셧다운은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의 자존심 싸움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셧다운은 해결될 수 있을까? 사진 = 백악관 홈페이지
셧다운이 주말을 넘기면서 장기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23일엔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 미국 일부 언론들은 이번 셧다운은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의 자존심 싸움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셧다운은 해결될 수 있을까? 사진 = 백악관 홈페이지

셧다운 이후 미 의회는 현지시각 월요일인 22일 정오에 예산안 표결에 다시 들어가기로 했지만, 여야는 여전히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핵심 쟁점은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 유예 프로그램, 즉 다카(DACA)와 멕시코 국경 장벽 문제를 놓고 첨예한 대립이 초래되면서 미국 셧다운은 시작됐다.

미국 셧다운 전에 트럼프 대통령은 DACA를 유지하는 대신, 멕시코 장벽 예산을 승인해달라고 요구했다. 맥코넬 미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DACA(불법체류 청소년 추방 유예)와 다른 불법 이민 이슈는 타협을 통한 해결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라고 했지만 민주당은 두 안건을 연계하는데 반발하고 있어 미국 셧다운 사태가 일주일 넘게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민주당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미국민은 왜 이렇게 기능 장애가 일어났는지 알고 있다. 고장 난 대통령 때문이다. 미국 셧다운은 즉 ‘트럼프 셧다운’이다!”라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이번 미국 셧다운 책임을 돌렸다.

미국 셧다운 속 취임 일주년을 맞은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가 미국과 유럽 곳곳에서 벌어졌다. 지난 20일 오전 0시(현지시간)를 기해 미국 연방정부가 업무 대부분을 정지하는 ‘셧다운’에 들어갔는데, 이번 미국 셧다운은 1974년 ‘의회 예산법’이 만들어진 이후 19번째 미국 셧다운이다.

한국엔 없는 미국 셧다운이란 법은 정부가 쓸 돈을 정하는 세출 예산안이 반드시 상원의 승인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권력 분립의 한 수단인데, 행정부가 내놓은 예산안을 토대로 상하원은 매년 10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를 회기로 하는 다음 해의 예산안을 편성하고 최종적으로 상원에서 이를 승인한다. 정부가 쓰는 돈을 의회에서 꼼꼼하게 살피고 승인해 주는 격으로 이는 의회의 고유 권한이다.

이때 상원이 승인을 해주지 않으면 정부는 ‘재정 공백’ 상태에 빠지게 된다. 군인, 경찰, 소방, 교정 등 국민의 생명 및 재산 보호에 필요한 최소 인원만을 남기고 모든 공무원은 가택 대기 상태에 들어가야 한다. 무기한 무노동 무임금이 적용된다. 그러나 회기 때마다 미국 셧다운이 일어나면 안 되기에 ‘임시 지출 예산’ 또는 ‘잠정 예산안’이라는 안전 장치는 있다.

‘전년도에 쓰던 대로 일단 쓰자’는 데 의회가 합의해 주면 연방 정부의 업무는 전년도 예산의 틀에 따라 계속된다. 지난해 10월 1일 전에 합의에 도달했어야 할 2018년도 예산안 역시 세 차례에 걸친 ‘임시 지출안’이 통과되며 미뤄져 왔다. 1월 19일은 이 세 번째 안이 종료되는 날이었다. 즉, 이때부터 미국 셧다운이 현실화 된 거다.

그렇다면 미국 셧다운 발생 진짜 원인은 무엇이었나? 미국 상원은 19일 밤 10시 본회의를 열어 미국 셧다운을 막기 위한 임시 예산의 연장안을 놓고 표결했으나 찬성 50표, 반대 48표로 의결정족수인 60표에 미치지 못했다. 이번 미국 셧다운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이 된 건 ‘다카 제도’(불법체류청소년 추방유예제도, 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s)의 폐지 여부였다. 오바마 정부가 제정한 이 행정명령은 16살 이전에 부모를 따라 미국에 불법 입국한 뒤 5년 이상 거주하고, 재학 중이거나 취업 중인 31살 미만 청년의 추방을 유예하고 있다. 2년마다 허가증을 갱신하면 외국 청년들의 미국 내 교육과 노동의 자유를 보장해주는 제도다.

하지만 미국 국익 우선주의를 부르짖은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9월 이 제도의 연장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올해 3월 5일까지 6개월의 유예기한을 뒀다. 민주당은 이 다카 제도에 준하는 수준의 보완 입법을 주장하며 이를 예산안 처리와 연계시켰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집권 여당인 공화당은 “일단 미국 셧다운부터 막고 나중에 얘기하자”는 입장이다.

미국 셧다운 문제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정면으로 맞서는 무기가 됐고, 이에 백악관은 표결 직전까지 “다카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미국 셧다운 문제만 해결되면 논의를 재개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백악관이 ‘말을 바꾸며 지연 정책을 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셧다운 해결을 두고 트럼프 정부와 민주당의 불신이 미국 셧다운으로 표출된 거다. 때문에 미국의 일부 언론들은 이번 미국 셧다운 문제를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의회의 자존심 싸움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한편, 미국 셧다운이 지속됨에 따라 세계 각국 주식시장은 요동을 치고 있고, 환율장세도 심한 변동을 겪고 있다. 만일 미국 셧다운이 장기화될 경우 미국 본토는 물론 유럽과 아시아 증시와 금융시장에도 영향이 클 것이라는 게 국제 금융시장의 관측이다. 미국 셧다운 우려는 그야말로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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