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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지지부진 선거구획정(안), 딜레마에 빠진 지방선거
[기자수첩] 지지부진 선거구획정(안), 딜레마에 빠진 지방선거
  • 윤종철 기자
  • 승인 2018.02.07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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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최근 2인 중선거구를 4인 대선거구로 바꾸는 선거구획정(안)을 놓고 서울시 기초의원들이 혼란에 빠진 모양새다.

정작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여전히 국회에서 표류중에 있지만 벌써부터 지역 정가에서는 4인 선거구의 가부에 대한 나름대로의 주장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당장 내달 2일부터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는데 반해 아직 선거구조차도 획정되지 않다 보니 청치 신인은 물론이고 현역 구의원들까지도 조급해질 수밖에 없다.

현재 획정위가 내놓은 획정안의 핵심은 2인 선거구를 4인 선거구로 대거 통합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2인 선거구는 기존 111개에서 36개로 줄어들며 3인 선거구는 48개에서 51개로 늘어난다. 또한 기존에 없던 4인 선거구가 35개 신설된다.

논란은 2인 선거구가 4인 선거구로 통합되는 데 있다. 의석수가 늘어나는 자치구가 있는가 하면 줄어드는 자치구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종로구의 경우 2명의 의석수가 줄어드는 반면 강동구는 1명의 의석수가 늘어난다. 종로구의회 11명의 모든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반대 성명을 내고 반대 서명부까지 획정위원회에 보낸 이유다.

흥미로운 것은 기초의원들의 딜레마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된다는 점이다. 사실 4인 선거구가 되면 더불어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 등 거대 양당이 아닌 의원들의 경우 당선 확률이 높아진다. 아니 오히려 4인 선거구제로 바뀌어야 당선될 수 있다는 것이 좀 더 정확한 표현인 듯 싶다.

사실 지금까지의 지방선거는 거대 양당에서 공천을 받은 사람만 당선되는 그들만의 리그였다.

서울지역 소규모 지역단체들로 구성된 '정치개혁 서울행동'은 “기존의 선거구획정은 거대 정당의 공천이 곧 당선인 기득권구조를 만들었다”며 “경쟁구도가 만들어지지 않아 서울 자치구의원 중에서 22명이 지역구에서 무투표 당선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번 지방선거 역시도 기존 방식인 2인 선거구제로 선거를 치르게 되면 민주평화당이나 국민-바른 통합정당, 정의당 등 소수 정당에서 당선자 배출은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의석수가 줄어드는 것에는 반대하지만 4인 선거구 획정안에는 찬성할 수밖에는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반대로 의석수가 늘어나는 지역의 경우에는 거대 양당에서 그 반대의 결과가 나온다.

문제는 이같은 딜레마가 길어지면 질수록 유권자 역시도 ‘깜깜이’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후보자는 자신의 지역구가 어딘지 모르고, 유권자는 우리 지역에 어떤 의원이 출마하는지 모르는 어이없는 딜레마가 2018년 정치권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지방선거는 단순히 다음 총선에서 그대들의(국회의원) 손 발이 될 일꾼을 뽑는 일이 아니다. 바로 우리 가족, 우리 동네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그저 이렇게 당의 이해득실만 따져 얼마 남지도 않은 지방선거의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혼란을 계속 야기하는 것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다.

어떤 방향이든 조속한 선거구 획정으로 부디 이번에는 제대로 된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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