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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원 극단 푸른달, ‘하녀들’의 잔혹한 놀이…
다원 극단 푸른달, ‘하녀들’의 잔혹한 놀이…
  • 오지연 기자
  • 승인 2010.09.30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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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이야기를 만드는 마임니스트이자 연출자 박진신이 이끄는 다원 극단 <푸른달>이 잔혹한 상상을 시작한 ‘하녀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포악한 마담이 자리를 비운사이, 두 하녀들은 거짓말을 시작했다. 발칙한 상황극에 취한 그녀들의 입을 통해 푸른달은 묻는다. “당신의 마담은 누구입니까?”
극단 푸른달은 10월 1일부터 17일까지 대학로 동숭무대에서 프랑스 극작가 장주네 원작 ‘하녀들’로 관객을 찾아온다. 마담의 지배를 받고 있는 하녀들의 이중성과 뒤틀린 현실을 담아내 호평 받았던 극단 푸른달의 ‘뒷목 뻐근한 연극’에 연극 매니아들의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이전의 실험적인 단체들의 하녀들과는 다르게 극단 푸른달은 무대 위에서 극을 해체하지 않는다. 빈 무대에 퇴장하지 않는 배우들과 황량하고 거대한 3개의 프레임, 그리고 거침없는 배우들의 인물변화를 통하여 오히려 더 관객들을 극 속으로 몰입시킨다.
이야기는 두 하녀 쏠랑주와 끌레르의 ‘비참한 놀이’에서 시작된다. 끌레르는 자신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화려한 드레스와 우아한 말투로 마담을 따라하며 쏠랑주를 비하한다. 쏠랑주는 묵묵히 괴롭힘을 견뎌내며 놀이 속에서도 ‘하녀’를 연기한다.
극에 충실한 쏠랑주는 충실한 하녀역을 소화하다가도 우발적으로 거친 액션과 발성으로 관객들의 혼을 빼놓는다. 끌레르가 마담역에, 쏠랑주가 하녀역에 취해가면 갈수록 ‘놀이’는 점점 현실을 닮아간다.
두 하녀를 괴롭히는 ‘마담’은 하녀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집안의 공기까지 지배한다. 때문에 하녀들은 마담이 집을 비울 때마다 해방감을 만끽하며 상황극을 벌인다. 마담을 흉내 내며 만족에 젖은 두 하녀는 마담의 하나뿐인 연인을 거짓 밀고하여 감옥에 보낸다.
슬픔에 젖은 마담은 주체할 수 없는 히스테리를 하녀들에게 해소한다. 점점 더 악독해지는 마담의 횡포에 당황할 새도 없이 자신들의 거짓말로 수감됐던 마담의 연인이 풀려나고, 하녀들은 사실이 밝혀질까 두려움에 떨다가 독살을 계획하기에 이른다.
하녀들이 ‘독이 든 차’ 한잔에 죄책감과 두려움을 씻으려는 찰나, 마담은 애인이 풀려났다는 소식에 황급히 자리를 떠나고 남겨진 하녀들은 절망하며 다시 상황극을 시작한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거짓말이 현실이 되는 순간, 전율은 환희로 바뀌고 두 사람의 몸을 잠식한다.
‘하녀들’은 1933년 경 프랑스 사회에 큰 충격을 던져 준 크리스틴과 레아 빠뺑 자매의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됐다. 빠뺑자매는 자신들이 7년 동안 일하던 집의 여주인과 딸을 살해한 뒤 동성애를 즐기다 체포됐고 장 주네는 이 사건에서 영감을 얻어 대표작 ‘하녀들’을 완성했다.
푸른달의 연출자 박진신은 비극 ‘하녀들’의 무대를 블랙 코미디라고 표현했다. “아프지만 어찌 할 수 없는 현실이 아닌 우습도록 어쩔 수 없는 현실로 관객들에게 동전의 양면성처럼 붙어 다니는 희망과 절망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 는 것의 그의 설명.
3년째 매니아들의 요구로 극을 진행시킬 만큼 기대감을 높이독특한 그만의 <하녀들>에 관한 해석은 <마임 모놀로그, 보물상자, 수상한 유토피아>에서 드러나듯이 전혀 다른 장르의 만남을 당연시하게 만들어내는 신비한 표현 능력에 있다.
칙칙하고 발칙한 코미디극 ‘하녀들’은 관객들로 하여금 자신의 현실을 바라보는 듯 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누구나 ‘마담’을 이고 지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자신을 지배하고 있는 마담을 독살할 기회를 열어주는 이단적 다원 극단 푸른달의 <하녀들>은 내달 1일 시작으로 관객들을 찾아온다. 절망의 순간 그녀들이 묻는다. “당신의 죽이고 싶은 마담은 누구입니까?”
공연 정보 / 대학로 동숭무대 / 일시 2010. 10월1일부터 17일까지/ 평일8시 주말4시7시 / 고등학생 10,000 성인 15,000 단체(10인이상) 8,000원

문의) 극단 푸른달 02-466-20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