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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일지 강의 중 ‘미투’ 운동 조롱 논란.. “결혼해 준다고 했으면 폭로 안 했겠지”
하일지 강의 중 ‘미투’ 운동 조롱 논란.. “결혼해 준다고 했으면 폭로 안 했겠지”
  • 이지연 기자
  • 승인 2018.03.16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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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이지연 기자] 1990년대 '경마장 가는 길'을 펴내며 평단과 독자들의 큰 주목을 받았던 임종주(필명 하일지) 동덕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가 강의 중 ‘미투’ 운동을 조롱한 것으로 알려지며 인터넷을 통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해당학과 학생회는 15일 성명서를 내고 하 교수를 상대로 공식 성명서를 내고 임 교수에게 공개적 사과와 그에 따른 책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학생회와 동덕여대 학내 커뮤니티에 지난 14일 게시된 글에 따르면, 임 교수는 문예창작과 1학년 전공필수 강의인 '소설이란 무엇인가' 수업 도중 소설 '동백꽃' 자료를 활용하며 "동백꽃의 간략한 줄거리가 처녀(점순)가 순진한 총각(소설속 화자인 나)을 따먹으려고 하는, 감자로 꼬시려고 하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해당 글은 "(임 교수가) '점순이가 남자애를 강간한 거야, 성폭행한 거야. 얘도 미투해야겠네'라고 말씀했다"라고 전했다.

해당 글에 따르면 최근 김지은(33)씨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53)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것과 관련해 임 교수는 "만약 안희정이 아니라 중국집 배달부와 내연녀 사이의 진실공방이었으면 사람들이 관심도 안 가졌겠지, 재미없어했겠지"라고 말했다.

이어 임 교수는 "안희정 사건 피해자를 알고보니 이혼녀"라며 "이혼녀도 욕망이 있을 수 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은씨가 인터뷰한 이유를 묻는 학생 질문에는 "결혼해준다고 했으면 안 그랬겠지"라며 "질투심 때문"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글에 따르면, 한 학우가 수업 도중 문을 닫고 나가자 임 교수는 "방금 나간 학생은 내가 미투 운동에 대해 이런식으로 말하는 것에 대해 분노해서 나간 거겠지"라며 "저렇게 타인의 의견을 받아들이거나 들을 생각이 없는 사람은 작가가 아니라 사회운동가를 하는 게 낫다"고 발언했다.

해당 수업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14일 문예창작과 여성학 학회에서는 성명서를 내고 "당신이 수업시간에 혹은 학생과의 면담시간에도 줄곧 하는 얘기는 문예창작과만의 특별함"이라며 "그 특별함이라는 것이 교수가 학생들을 상대로 미투운동을 조롱하고 2차 가해를 서슴없이 해대며 처녀와 처녀가 아닌 사람에 대한 당신의 견해를 듣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임 교수는 미투(#MeToo) 운동의 의도를 우롱하였다"라며 "그뿐만 아니라 본 운동에 동참한 피해자를 언어적 폭력으로 재차 가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 교수가 본 언행의 정당화를 위해 강조한 것은 표현의 자유, 예술 창작의 자유지만 여기서 '자유'란 행위의 '무한대'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현재와 같은 맥락에서의 표현의 자유란, '혐오할 자유'와 그 뜻이 별반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임 교수가 여성 비하를 했다는 또 다른 제보도 이어졌다.

이날 '동덕여대 하일지 교수 2차 가해공론화'라는 트위터 계정이 공개한 게시글의 작성자는 "몇년 전 소설 강의에서 팔다리가 없는 여성 장애인이 작은 마을에서 여러 남성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한 암시가 있는 작품을 합평한 적이 있었다"라며 "그때 교수는 작품의 완성도와 상관 없이 누가 이런 장애인에게 성욕을 가지느냐며, 이런 기괴한 모습을 한 사람은 누군가 성관계를 가지는 것만으로도 고마워 해야한다는 이야기를 해 해당 강의를 듣는 여러 학우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던 기억이 난다"고 주장했다.

동덕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 학생회는 하 교수에 대한 추가 피해 사례를 취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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