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채 틈새, 비정규직으로 뚫어볼까?
수백대 일의 입사 경쟁률을 뚫지 못했다면 비정규직을 통해 정규직 전환 기회를 공략해보는 것은 어떨까?
인사취업전문기업(HR기업) 인크루트가 자사 기업회원 112곳을 대상으로 ‘비정규직 전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기업 10곳 중 6~7곳이 올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줬거나 전환해 줄 계획인 것으로 조사된 것. 실제로 하나은행이 올 상반기에 200여명 내외를 전환해줬고, 수협은행, 한국IBM 등도 올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줬다.
이 같은 정규직 전환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적어도 비정규직으로 입사후 1년 이상의 근무를 통해 근무성과를 인정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계획) 기업 절반 이상이 입사 1년이상 근무자를 그 대상으로 한다고 밝힌 것. 1년 이상 근무자(34.2%), 2년 이상 근무자(20.5%) 등 54.8%가 1년 이상 근무자에게 정규직 전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6개월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기업도 21.9%, 3개월 이상 근무자 11.0% 등이었으며 근무 기간 상관없이 전체 비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한다는 기업도 5.5%였다.
또 정규직 전환 방식은 ‘근무 성과 평가’가 65.8%로 가장 많았다. 일하면서 그 능력을 인정 받으면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시험을 본 후 합격자에 한해 정규직 전환을 해준다는 기업도 16.4%였으며, 일정 기간 이상 근무자는 무조건 정규직으로 전환해준다는 기업도 11.0%였다.
또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주는 주요 직종은 일반 사무직(25.9%)이 가장 많았으며, 생산조립기능직(24.1%), 경리·회계·자금직(13.4%), 전문 특수직(8.9%), 고객상담직(8.0%), 서비스직(7.1%), 영업직(7.1%) 등이었다.
이처럼 기업들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주는 것은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신뢰가 높아져 업무성과가 향상’(49.3%)되기 때문이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 또 ‘신규 채용자보다 업무 숙련도가 높고’(34.2%), ‘회사의 생산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12.3%)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 외에도 2년이상 고용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비정규직 법안의 국회 통과를 앞두고 미리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자구책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갈수록 취업경쟁률이 높아지는 등 취업이 어려워지다보니 장기 미취업자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장기간 미취업 상태로 있다간 취업하기 더욱 힘들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장기간 미취업상태로 있기보다는 수시로 채용이 진행되는 비정규직으로 일자리를 찾은 뒤 정규직 전환 기회를 공략해보는 것도 틈새 취업전략”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최근 들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기회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신규 채용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으로 그만큼 인력 충원 여력이 줄어들기 때문. 올해 비정규직 전환(계획) 기업 10곳 중 6곳(61.6%)은 ‘신규 채용규모가 그만큼 줄어든다’고 밝혔다. 아무 영향 없다는 곳은 38.4%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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