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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T-지식IN] “개인회생파산” 가족 파산과 채무자
[한강T-지식IN] “개인회생파산” 가족 파산과 채무자
  • 최충만 변호사
  • 승인 2018.04.24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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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어느 한 노신사가 감당할 수 없는 채무에 시달리다가 파산을 신청했다. 본인 재산은 없는데, 빚이 너무 많고 건강이 악화되어 어쩔 수 없었다. 노신사는 큰 아들 사업에 보증을 섰다가 잘못된 케이스였는데, 마지막으로 도와달라는 아들의 부탁을 도저히 외면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어느 날에는 한 젊은 부부가 찾아왔는데, 남편과 아내 모두 채무가 많다고 했다. 전업주부였던 아내는 개인 사업하는 남편을 위해 사채까지 끌어다 썼다. 그러나 남편 사업이 결국 부도가 나 지금은 부부가 전국을 떠돌며 생활 중이라고 했다.

최충만 법률사무소 충만 대표
최충만 법률사무소 충만 대표

위와 같은 사례를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족 관계이다. 채무자들을 상대로 상담을 진행하다보면 ‘가족’이기 때문에 돈을 안 빌려줄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본인이 가진 돈을 준 것이라면 하등의 문제될 일 없지만, 문제는 대출받은 돈까지 빌려주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가족 간 돈 거래는 있는 돈 범위 내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무리한 대출 영역까지 확장된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희생을 요구하는 것과 희생하여 주는 것을 당연시해왔던 분위기에 대해 다시 생각할 문제다.

현대 사회에서 신용 거래 대상을 가족으로 삼으면 서로의 올가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채무초과 상태에 빠져있는 가족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은 단 번에 채무를 전부 갚아주는 것밖에 없는데, 현실적으로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 채무자가 스스로 일어날 것이라는 믿음으로 조금씩 지원해주는데, 안타깝게도 채무자가 자립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지원을 끊을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서로가 딜레마에 빠진다. 그리고 그 고민이 늦으면 늦을수록 채무의 압박은 더 커져만 간다. 이를 아무리 좋은 의미로 해석하려고 해도 정당한 파산 원인으로 간주할 수 없는 이유다. 채무자들은 “아들이 돈을 빌려갔는데 갚지 않았다.”, “남편 사업자금으로 사용했다.”고 원인을 둘러대지만, 보이는 문자 뜻과 다르게 본인이 대출받은 돈을 전부 소비한 것으로 해석한다.

실제 돈을 쓴 아들과 남편은 사업 실패로 도망갔거나 이혼한 경우가 많아 구체적인 이유를 듣기 어렵다. 남은 가족만 모든 의심을 뒤집어쓰고 파산신청에 따른 비난을 감수하게 된다. 가족을 대신해 모든 것을 바친 채무자에게 과도한 의심과 비난은 자제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아무리 가족이라도 신용거래를 함에 있어 가족의 재산현황과 재기가능성에 대해 꼼꼼히 따져봐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그렇게 신중을 기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다.

결국 가족 간 돈 거래를 이유로 파산신청한 채무자는 동정과 비난을 동시에 감당하여야 한다. 채권자가 가족끼리 짜고 돈을 빼돌렸다며 이의신청을 할 수도 있고, 파산관재인이 주 채무자로 하여금 구체적인 소명을 요구할 수도 있다. 가족 파산인 경우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여야 한다. 법원은 가족 간 채무에 대해 다소 관용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하나 그것도 어디까지나 구체적인 사실이 밝혀졌을 때에만 그렇다. 가족 파산 원인은 면책심사를 통해 철저하게 검증된다. 검증결과에 따라 면책 허부가 결정된다. 상황이 낙관적이지는 않으나 꼭 비관적인 것도 아니다. 파산 원인에 가족이 있다면, 조금 더 차분한 대응이 요구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