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
[한강T-기획] [혐오가 만연한 사회]⑤ 동성애 혐오주의
[한강T-기획] [혐오가 만연한 사회]⑤ 동성애 혐오주의
  • 박해진 기자
  • 승인 2018.04.29 06: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 사회 ‘차별과 혐오’ 난무…극단적 ‘혐오 표현’ 성소수자 인권 후퇴

[한강타임즈 박해진 기자] 한국 사회에 차별과 혐오가 만연해지면서 여성, 성소수자, 이주민 장애인 등 힘없는 소수집단들이 혐오의 표적이 되어왔다. 그 중에서도 최근 개신교에서 성소수자에 대해 노골적이고 지나친 ‘혐오 표현’들을 통해 극단적 반동성애 사상과 혐오주의를 조장해 소수자의 인권을 후퇴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이성호)가 실시한 <혐오표현 실태조사 및 규제방안 연구>에 따르면, 혐오표현을 접한 이후 ‘스트레스나 우울증 등 정신적 어려움을 경험’에 대한 설문에 장애인(58.8%), 이주민(56.0%) 성소수자(49.3)% 절반 정도의 응답자가 ‘경험이 있다’라고 답했다.

‘영혼의 살인’으로 불리기도 하는 혐오 표현은 어떤 개인·집단에 대하여 그들이 사회적 소수자로서의 속성을 가졌다는 이유로 차별·혐오하거나 차별·적의·폭력을 선동하는 표현으로 정의된다.

이러한 ‘혐오 표현’들이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보수 개신교계나 반동성애 단체에서 쏟아져 나오는 극단적인 혐오 표현이 유독 그 수위가 지나치고 노골적이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보수 개신교계 주최로 열린 ‘동성애 퀴어 축제 반대 국민대회’에서는 “동성애 지구 종말”, “흡연은 폐암을, 음주는 간암을, 동성애는 에이즈를” 등의 동성애 혐오 발언을 쏟아내며 성소수자를 대상으로 한 혐오를 당연시하기도 했다.

공익 인권변호사 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의 류민희 변호사는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평등은 낯설 수 있는 이웃의 소수자성을 모두 좋아하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존재에 대한 반대는 허용되지 않는다”면서 “가장 무서운 차별과 폭력이 저런 (혐오) 표현에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한, 인권활동가 이진숙 부뜰(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대표는 동성애 혐오 표현과 관련해 “(일부 개신교계와 보수단체는) '동성애'를 비정상적인 것으로, '질병'이며 '치료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의학적으로 오류임이 입증된 것으로 일반 상식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라며 “그들은 '진실'이 아니라 동조하는 '세력'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기득권을 함께 누리던 세력들이 즐겨 사용했던 '종북 좌파' 프레임이 힘을 잃어가자 새롭게 동성애 찬반 검증 프레임을 들고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성소수자집단은 각기 다른 정체성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처럼 이 사회의 시민이지만 기본적 권리로부터 배제되고,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되어왔다. 일각에서는 일부 보수 개신교계가 동성애 혐오 표현을 일삼는 것이 오히려 동성애에 대해 별다른 생각이 없던 비개신교인에게도 혐오를 확산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2월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원장 김영주 목사)이 ‘신앙관, 개헌, 남북관계 및 통일, 동성애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동성애에 대한 인식조사에서는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사이에 큰 차이를 보였고, 보수적 개신교인일수록 배타적으로 나타났다. ‘동성애는 죄인가’라는 질문에 개신교인 53.5%가, 비개신교인 18.5%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러한 인식 조사 결과는 결국 한국교회 내 뿌리 깊게 자리 잡은 배타성과 폐쇄주의를 드러내며, 더 나아가 보수적 개신교인들이 성소수자를 ‘사회의 죄악’으로 만들어 동성애에 대한 갈등과 혐오를 부추기는 것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여성주의 저널리스트 조이여울 <일다> 편집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교회는 성에 대해 잘 이야기하지 않고, 이야기해도 아주 보수적이다. 보수 개신교를 보면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성에 대해 '문란함'이나 '사탄의 유혹'이라고 관념적으로 이야기한다. 관념 속에 있는 것들을 밖으로 투사하기 쉬운 상대가 성소수자인 것 같다. 존재를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런 (혐오) 이미지를 자꾸 덧씌우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인권의 개념이 정립된 것은 '모든 인간은 신 앞에 동등한 존재'라고 천명한 기독교 영향이 크다고 본다. 교회가 ‘예수 믿고 천당 가라’고 하기보다 ‘예수처럼 살라’고 말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혐오 세력'까지는 안 되지 않을까?”라고 비판했다.

  • 한강타임즈는 언제나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전화 02-777-0003
  • ▶ 이메일 news@hg-times.com
  • ▶ 카카오톡 @한강타임즈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