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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모두 거짓말을 한다
[신간] 모두 거짓말을 한다
  • 송범석 기자
  • 승인 2018.06.05 0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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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송범석 기자] ‘데이터 과학’은 우리가 알든 모르든 우리 삶 속 깊숙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데이터는 사람의 지식의 축적, 그리고 심리의 궤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제대로 읽는 힘만 있어도 사람이 무엇을 욕구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2004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의 실업률과 관련해 구글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키워드는 무엇이었을까. 새 일자리를 제공하는 ‘고용센터’였을까. 아니면 ‘새 일자리’였을까. 물론 이 검색어를 검색한 사람도 실제로 많았다. 당장 닥친 현실에서는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는 게 맞는 이치이다. 그러나 가장 많은 검색량은 의외의 키워드로 확인됐다. 

바로 ‘슬럿로드’였다. 미국의 유명 성인 사이트 이름이다. 그런데 실업률과의 인과관계를 보면 그럴 듯하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은 당장 할 일이 없다. 집에서 지낼 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고, 무료한 시간을 달랠 만한 가장 좋은 오락거리는 성인 사이트였던 것이다. 그 다음 많은 검색어는 ‘스파이더 솔리테어’이다. 혼자서 하는 카드게임이다. 당장 시간이 남아도는 사람들이 가장 쉽게 즐길 수 있는 게 카드게임인 까닭이다. 

 

 

이처럼 실업률과 기분전환의 상관관계를 보는 것의 의미가 있는 일이다. 가령 구글에서 얼마나 성인 사이트 검색량과 혼자서 즐길 수 있는 기분전환용 오락게임의 검색량이 얼마나 늘어났는지를 보면 경제지표를 어느 정도는 감안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전혀 연관성이 없는 지표, 곧 빅데이터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숨어 있다. 우리가 ‘꼭 그럴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표면에 드러나 있는 것일뿐 실제로 그런 것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빅데이터를 보면 사람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개연성’을 길어낼 수 있다.

또 한 가지, 검색어만 봐도 어떤 후보가 선거에서 당선될 수 있을지 예측을 할 수 있다. 대체적으로 검색어의 앞부분에 등장하는 후보를 사람들은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트럼프 클린턴 여론조사’라는 검색어를 본다면 도널드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보다는 더 우호적인 입장에서 검색을 당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선거에서는 이런 유형의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진다.

이처럼 빅데이터는 사람의 심리를 엿보는 데 탁월한 역할을 한다. 길 앞에 낯선 설문조사원에게 흔쾌히 설문조사를 하는 척하면서도 체면상 거짓말을 했던 사람들이 익명성이 보장되는 키보드 앞에서는 진실을 말하기 때문이다.

<모두 거짓말을 한다>는 검색 데이터를 이용해 사람들의 숨겨진 진짜 욕망과 생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아마존〉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한 책은 인종주의뿐 아니라 정신질환, 성생활, 아동학대, 낙태, 광고, 종교, 건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의 본성을 마주하게 한다. 한편으로는 그러한 인간의 본성을 통해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고, 갈망하는지를 정확하게 직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 지음 / 더퀘스트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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