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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세상을 알라
[신간] 세상을 알라
  • 송범석 기자
  • 승인 2018.06.1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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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송범석 기자] 소크라테스에게는 기회가 있었다. 죽음을 피할 기회.

그러나 알다시피 그는 죽음을 택했다. 적어도 일반적인 대중에게 그의 행동은 ‘용감함’으로 각인되고 있다. 법치주의의 표상이자, 화신으로 전래되어 올곧음의 아이콘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는 최후 변론을 자신을 비난하는 사라들을 반박하는 데 할애했다. 일반적으로는 살기 위한 최후 변론이라면 적당한 선에서 선처를 구하는 게 정답이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법정에 도발했다. 법을 지키지 않은 적도 없고, 사회적 금기사항을 실천한 적도 없다고 그는 당당하게 외쳤다. 사실, 소크라테스는 너무 솔직했기 때문에 미움을 샀다. 자신도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다고 한 것은 물론이고, 남들의 무지를 지적질 해댄 것이다. 

 

마치 오늘날 모든 대학 교수를 손가락질하며 “당신들은 정말 아는 게 없어. 나도 마찬가지고.”하는 것과 별반 다를 바가 없는 행동이다.

그는 자신의 죽음에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에게 화살을 쏘아 대는 진정 안다고 생각하는 자의 불의, 그 자체에 대항을 하려고 했다. 죽음을 회피하지 않고 고소인들에게 꼬치꼬치 따져들며 앙갚음을 했던 것이다. 자신의 예정된 죽음은 상관없이, ‘아는 척’하면서 불의를 정의로 선전하는 자들을 용납하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예상치 못한 불편한 물음표가 불쑥 찾아든다. 이 유명한 소크라테스의 일화는 과연 진실일까? 이 일화를 적은 사람은 소크라테스의 제자인 ‘플라톤’이었다. 플라톤이 그 연설문을 언제 썼는지는 아직도 불분명하다. 과연 소크라테스는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신’과 같은 위치에서 변론을 했고 삶을 살았던 것일까. 그것은 사실 정확히는 알 수 없다. 다만 플라톤의 생애를 통해서 짐작해볼 뿐이다.

플라톤은 아테네의 명문가 출신으로, 소크라테스의 사상을 추종했던 인물이다. 플라톤은 기존 정치에 대해 분노했고, 미래를 향해 열려 있는 자신의 ‘금수저’ 인생을 스스로 걷어 차 버린 인물이다. 그는 저항했다. 논리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궤변을 일삼는 소피스트들이 그 대상이었다. 

그런 까닭에 궤변을 일삼는 자들의 반대의 지평선에서 플라톤은 독특한 이론인 ‘이데아론’을 펼치게 되었고, 현대 철학에 계승이 되게 된다. 특히 플라톤은 ‘철학자’가 나라를 다스려야 한다는 점을 찬양했다. 플라톤의 눈에는 시시각각 변해가는 그의 고향 아테네가 도덕적으로 타락한 상태였다. 당시 아테네는 내부적으로 그리고 외부적으로 급변해 가고 있었고, 당시 정치인들조차 도처에 널린 사회문제로 어찌할 바를 모르던 시기였다. 마치 지금의 대한민국처럼.

지금과 마찬가지로 당시의 법은 너무 불완전했다. 노예는 여전히 노예였을 뿐이고, 비자유인은 비자유인으로 남았으며, 여성들은 참정권이 없었다. 이러한 시대상이 그에게 변혁의 길을 외치게 했고, 철인정치를 주창했던 것이다. 다만 그가 확실히 이러한 시대상을 바꾸고자 온몸을 불살랐는지는 수천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에서는 정확히 알 길은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고위 귀족이었고, 사회의 밑바닥에 있는 자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불태웠다는 문언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과연 소크라테스의 변론도 이러한 점과 무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플라톤이 지어낸 또 하나의 ‘이데아’가 소크라테스의 마지막 항변에 투영이 됐을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이 책 <세상을 알라>는 수많은 철학자들을 단순히 연대기적으로 나열하지 않으며 이처럼  선별된 그들의 사상과 관념 사이를 당대의 정치, 사회, 경제와 관련된 수많은 논거와 일화들이 채우고 있다. 

 출간 직후 독일 아마존 베스트셀러 철학 분야 1위, 출간 1년여 만에 철학사 분야로는 매우 이례적 수치인 15만 부가 판매된 수작이다.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 지음 / 열린책들 펴냄

필자소개
송범석 기자

문화 분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