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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당선인에게 ‘드루킹 특검’ 칼날은?
김경수 당선인에게 ‘드루킹 특검’ 칼날은?
  • 박귀성 기자
  • 승인 2018.06.1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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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익범 ‘드루킹 특검’ “뭘 수사하면 될까?”

[한강타임즈 = 박귀성 기자]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자에 대한 드루킹 특검의 칼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특검 임명장을 받은 허익범 변호사(59·사법연수원 13기)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13선거에서 드루킹 사건 핵심 인물로 지목되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당선됐고, 특별검사 임명장을 수여받은 허익범 특검은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수사를 지휘하게 될 허익범 특별검사가 14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기자들에게 던진 질문은 “무엇을 조사하면 되겠느냐”였다. 수사의 밑그림이나 방향조차 전혀 그려놓지 않은 듯한 허익범 특검의 이런 질문에 기자들은 적잖이 당황한 기색이다.

그간 특검에 이르기까지 각 언론과 수사 당국에서 제기한 여러 상황들을 고려해본다면 허익범 특검의 이런 질문은 매우 황당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기자들의 지적이다. 우선 드루킹 특검을 놓고 단식투쟁까지 벌였던 국회 야당의 주장을 들어다 보더라도, 이번 드루킹 특검은 과거 권력형 비리나 정경유착 등 특검 수사 대상이었던 사건들과 비교해 봐도 별다른 쟁점이 없다는 거다. 때문에 드루킹 사건에서 무엇을 집중적으로 수사해야 하느냐는 허익범 특검의 질문에 대해 “이것을 수사해야 한다”는 단정이나 그 대상을 규정하기가 모호한 것이 사실이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인이 14일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방명록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 = 만삭 민완기자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인이 14일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방명록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 = 만삭 민완기자

국회 정치권 안팎에서는 드루킹 사건이 권력형 비리와는 거리가 먼 단순한 정치적 사건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허익범 특검을 임명한 문재인 대통령 역시 같은 인식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허익범 특검이 수사의 실마리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국회 여야 정치권의 반응과 국민 여론의 향방이 엇갈릴 수밖에 없다.

특검에 임하는 분위기 또한 과거 여론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던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을 진행했던 박영수 특검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특히 전날 지방선거에서 여권이 압승한 정치적 현실 또한 허익범 특검에게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 수 없다.

국회 자유한국당의 단식을 동원한 극단적인 주장으로 특검을 구성한 과정 자체가 사실상 ‘정쟁’의 결과물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회 본청 앞마당에서 장외 농성 텐트를 치고 단식에 돌입하며 전체 당력을 모아 특검 도입을 강력히 주장했던 자유한국당이 국회 보이콧을 운운하며 공세를 퍼부은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정상화를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끌려가듯 특검 도입에 합의한 형국이다.

대한변호사협회의 특검 후보군 추천 과정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변호사 단체 대부분이 추천에 응하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특검법에 따라 허익범 특검은 ‘드루킹 사건’의 윗선 규명에 주력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브리핑에서도 자유한국당 등이 주장하는 ‘윗선’인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인 등 수사 범위와 관련해 “필요하면 (수사)할 것이다. 원론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드루킹 특검 수사 결과물에 대한 전망은 비관적이다. 이미 ‘경찰 수사 단계에서 대부분 확인됐다’는 것이 수사당국의 분위기다. ‘드루킹’으로 지칭되는 김모씨의 변호인조차 지난 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미 경찰에서 세세한 것까지 조사가 됐다. 특검 조사가 경찰보다 자세하게 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경수 당선인의 연루 여부가 특검팀을 통해 언급된다 하더라도 ‘흠집내기’ ‘억지’ 수사라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수사가 ‘용두사미’로 끝나더라도 허익범 특검을 포함한 특검팀으로선 커리어상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어떤 선택이든 ‘기대효용’이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고 보면, 허익범 특검의 고민이 깊을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드루킹 김모씨 등 더불어민주당원 포털 기사·댓글 여론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할 허익범 특별검사가 국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인을 겨냥해서 “어느 분이 됐든 수사 필요가 있으면 변함없이 하겠다”는 원칙적 입장을 내놓은 것은 어쩌면 원치 않는 독배를 스스로 들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허익범 특검은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이전에는 국회의원이었고, 지금은 (경남지사에) 당선됐지만 원론에는 변함없다”면서도 지난 8일엔 ‘여권 핵심 정치인 수사 가능성’에 대해선 “원론적인 말 밖에 할 수 없다. 필요하면 조사하는 것이고, 필요성 여부는 수사를 개시했을 때 밝힐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 바 있다.

허익범 특검팀에 합류할 특검보 3명과 파견검사 13명의 명단도 조만간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허익범 특검은 파견검사에 대해 “저 나름대로 의견 정리는 끝났고 앞으로 임명될 특검보, 수사팀장과 논의해 (법무부에) 요청할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허익범 특검은 지난 12일 6명의 특검보 후보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추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특검법에 따라 15일까지 3명의 특검보를 임명해야 한다. 허익범 특검이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자를 직접 수사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6.13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김태호 후보와 치열한 사투를 벌인 끝에 승리를 거머쥔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인은 14일 오전부터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헌화· 분향하고 당선 사실을 고했다.

김경수 당선인의 이날 봉하마을 참배는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된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김정호 전 청와대 대통령 기록관리비서관, 재선에 성공한 허성곤 김해시장, 민홍철 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 등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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