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T-지식IN] “개인회생파산” 비면책 채권

[한강타임즈] 채무자들이 파산 절차를 진행할 때 항상 묻는 질문이 있다. “납부하지 못한 세금이 있는데, 세금도 면책 되나요?”라는 것이다. 그 자리에서 신청 대리인들은 “채무자회생법 제566조에서 조세 채무는 면책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말한다. 왜 세금은 면책되지 않는지 의문을 가질 수도 있으나, 국가징세정책상 국고수입확보의 필요성과 조세는 채무자의 신용과 관련 없이 모두 평등하게 부과된다는 점에서 어쩔 수 없다. 가끔 체납세금 때문에 불안해서 못 살겠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그래도 국가는 징수를 위해 수시로 추심업자를 보내지는 않으니 일상생활 하는 데 큰 지장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채무자회생법이 규정하고 있는 비면책 채권에는 세금 말고도 여러 가지가 또 있다. 형사 벌금,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 밀린 임금, 고의로 채권자목록에서 누락된 채권, 양육비, 학자금 대출금 등도 비면책 채권이다. 사업을 하다가 부도난 채무자들은 직원들에게 임금을 못 준 경우가 많은데,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고도 면책도 못 받는다는 사실에 억울해하기도 한다.

채무자들에게 비면책 규정은 ‘파산절차가 끝나도 끝난 것이 아니다.’는 것으로 다가온다. 실제로 비면책 채무자들은 제대로 된 직장에 취업하는 경우가 드물다. 일반 면책 채무자들은 새로운 직업을 얻고 신용거래도 편하게 하는데 반면 비면책 채무자는 아닌 것이다. 면책 후 6개월이 지나 안부 차 연락을 하면 열이면 열 전부 파산 전과 똑같이 힘들다고 한다. 비면책 채무자의 경우 파산 면책의 실효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안타깝게도 현재로선 없다.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는 이상 평생 따라다니는 굴레로 남는다. 비면책 채권은 타인에게도 생존에 필수적인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채무자가 감수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피할 수 없는 비면책 채무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마냥 비면책 채무를 방치할 것이 아니라 채권자와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비면책 채권자와 합의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이미 감정이 상할 대로 다 상한 상태인 경우가 많다. 돈을 못 받아도 좋으니 채무자가 평생 고통 받았으면 좋겠다는 채권자도 있다. 이처럼 감정 해소 이익이 변제 이익을 능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에는 채무자 결단이 필요하다. 평생을 불안 속에 살아갈 것인지, 아니면 채권자와 화해하고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말이다.

비면책 채무를 해결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어떤 채무자는 채권자에게 본인 통장 계좌를 전부 맡기고, 개인회생처럼 3년 동안 매월 일정한 변제금을 지급하겠다는 약속으로 합의했다. 또 어떤 이는 6개월 동안 수시로 찾아가 용서를 구하고, 소액이지만 적게는 10만원 많게는 50만원을 변제하였더니 남은 채무를 탕감 받았다. 결국 비면책 채권의 해결은 채무자 본인 의지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과실을 인정하고 채권자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 쓸데없는 고집은 본인과 채권자 모두 불행하게 만든다. 진심어린 화해만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유일한 방법이라는 사실을 이제는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