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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화내서 될 일이 아닙니다
[신간] 화내서 될 일이 아닙니다
  • 송범석 기자
  • 승인 2018.06.25 0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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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송범석 기자] 사람의 신세를 망치는 일 중 계획적으로 편집된 욕망이 작용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순간’과 관련된 일이 많다. 순간적으로 욱해서, 일을 벌이고 도대체 어떻게 뒷수습을 해야 할지 난감한 적이 있다면, ‘화 내는 법’에 대한 ‘학습’을 해볼 필요가 있다.

“굳이 화내는 법까지 배워야 돼?”라는 말을 꺼낼만 하겠지만, 이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한 번 화를 내고 나면 인간관계는 처절하게 망가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간관계를 쌓는 데는 수많은 노력이 수반되지만, 정작 자신의 화를 이기지 못한 까닭에 공들인 관계를 쉽게 무너뜨릴 수 있는 것이다.

‘앵거 매니지먼트’ 지도자인 이 책의 저자는 ‘화’의 본질에 대해서 이렇게 풀이한다.

 

“동물은 신변에 위험을 느끼면 화를 내다. (…) 이렇듯 분노는 생물의 자기방어 수단이다. 인간이 위험을 느낄 때도 마찬가지다. (…) 오히려 그 상황에서 화내지 못하면 생명으로서의 죽음이나 사회적인 죽음으로 이어진다. 인간에게 분노를 완전히 없앤다면 어떤 의미에서는 방어 기능을 없애는 것이다.”

즉 누구나 ‘화’를 내는 것은 당연하다는 이치이다. 인간의 본능적인 방어 기제는 ‘화’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점에서 이해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화를 반드시 없애야 할, 대상으로 파악하지 않기 때문이다. ‘화’라는 존재 자체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없앨 수도 없다는 점을 인지한 이상 이제는 ‘관리’를 해야 할 객체로서 떠오르기 때문이다.

저자는 실제로 ‘화를 내지 말라’고 하지 않는다. 화를 내더라도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반응으로 내야 하며, 오히려 화를 내지 않고 매번 참는 게 더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러면서 감정과 ‘잘’ 지내야 한다는 점을 당부하고 있다. 너무 사소한 일에는 화를 내지 말라는 것이다. 여기에서도 화를 왜 내는지에 대한 ‘본질’에 집중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이처럼 근원적인 질문에 대해서 먼저 짚고 넘어간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화를 내는 이유는 뭘까. 앞서 말했듯이 원시시대에는 인간은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화를 내며 대항을 해야 했다. 그러나 현대에는 그런 것만으로 화를 설명하긴 부족해 보인다. 물론 갑자기 뛰어든 차 때문에 교통사고를 피하려고 움직인 뒤에 상대방에게 화를 내는 것은 이러한 ‘생존본능에 대한 화’가 작용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부하가 개념 없는 행동을 하는 걸 보고 화가 치밀어 오르는 건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이는 각자만의 ‘~해야 한다’는 가치관 때문이다. 즉, 다른 사람의 행동이 자신의 가치관에서는 용납이 되지 않기 때문에 화를 내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평생을 걸쳐서 쌓아온 자신의 가치관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다. 뭔가 타협이 필요하다.

저자는 이 지점에 주목한다. 쓸데없이 화를 내지 않으려면 그냥 넘길 수 없는 일은 무엇인지 찾아본 뒤, 허용할 수 있는 범위를 점진적으로 넓혀가라는 것이다. 저자의 정리에 따르면 사람은 ‘허용할 수 있는 범위’, ‘그럭저럭 허용할 수 있는 범위’, ‘허용할 수 없는 범위’의 가치관을 갖고 있다.

이 중에서 허용할 수 있는 범위와 허용할 수 없는 범위는 바꾸기가 힘들기 때문에, 그럭저럭 허용할 수 있는 범위를 늘려가는 게 가장 현실적이라는 조언이다. 이렇게 행동하려면 분노를 쉽게 만들어 내는 자기만의 ‘~해야 한다’는 가치관을 떨쳐내야 한다.

이처럼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화를 내는 법’은 실생활에서 실제로 아주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다.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1. 화가 날 때 100부터 3씩 빼면서 숫자를 거꾸로 세는 방법. 
- 사람은 계산을 하게 되면 대뇌 신피질이 작용돼, 이성을 깨울 수 있는 이유 -

2. 목소리의 낙차를 이용하는 방법
- 평소에는 평안함을 유지하다가 부당하다고 판단되면 ‘이때다’ 싶을 정도로 평소보다 강경하게 말하는 방법 -

3. 푸념하지 않기
- 싫다고 느낀 것을 반복해서 말하면 기분 나쁜 생각이 자기 안에 정착되기 때문 -

저자는 10여 년간 ‘앵거 매니지먼트’라는 심리 기술로 9만여 명의 부정적 감정을 치유해 왔다. 화는 선택이다. 그 선택 때문에 살인까지 일어나는 것을 보면, 적당하게 생각할 만한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자신의 사회적인 생존을 위해, 이 책을 꼭 한 번쯤 읽어보길 권한다.

안도 슌스케 지음 / 유노북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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