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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T-지식IN] “개인회생파산” 젊은 청년은 파산이 어렵다?
[한강T-지식IN] “개인회생파산” 젊은 청년은 파산이 어렵다?
  • 최충만 변호사
  • 승인 2018.06.28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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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법원은 2017년도 기준 개인파산신청사건 55,521건 중 3,408건을 기각했다. 채무자들 중 일부는 법령에서 규정한 면책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채무자 상담을 진행하다보면 너무나 명확하게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음에도, 본인은 면책 받을 수 있다고 확신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20대 후반의 신체 건장한 남성은 파산절차가 어렵다는 상담 결과를 의아해했다. 자기와 비슷한 주변 사람들도 다 면책 받았으니 자신도 신청을 넣어달라고 부탁한다. 법원 판사님은 자신의 마음을 이해할 것이라며 기각되어도 좋으니 일단 판단만이라도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것이다.

최충만 법률사무소 충만 대표
최충만 법률사무소 충만 대표

그런데 법원의 판단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상식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채무자 편에 서있는 신청대리인이 안 된다고 하는데 법원이 된다는 결정을 내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법원은 파산관재인의 조사결과를 존중한다. 파산관재인은 법령에 규정된 요건만 충족하면 채무자를 최대한 배려한다. 채무자는 파산관재인이 요구하는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 결국 면책 허부는 채무자회생법 상 요건충족 여부에 달려있는데,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어떻게 달리 구제할 방법이 없다.

지금 개인 부채현황은 ‘최악’이라고 평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케이블 TV 및 대부분 인터넷사이트에서 대부 광고가 판을 친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사회초년생의 경우 경험이 부족하여 대출 유혹에 쉽게 흔들린다. 계획 없이 신용카드 및 대출 상품을 이용했다가는 채무의 덫에 걸리게 된다. 2018년 6월 기준 청년 실업률은 10.5%, 체감 실업률은 23%에 이르는 등 역대 최악의 지표를 보이고 있다. 운 좋게 취업하더라도 20~34세 고졸 청년의 평균임금은 월 184만원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함부로 신용 부채를 늘렸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맞을 수 있다. 채무증대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며 주의를 당부하는 것이 아니다. 사회 경제 시스템이 개인 채무자를 양성하고 있으니 이러한 현실을 냉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젊은 층을 대상으로 빠르게 늘어가는 채무는 결국 국가경제에 타격을 준다. 한참 종자돈을 모아야 할 시기에 신용불량자가 되어 전국을 떠도는 젊은이들이 많을수록 사회적 손실만 커진다. 그래서 젊은 청년이 하루 빨리 건전한 경제 구성원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하는데, 아직까지 법원은 청년층에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자리를 충분히 구할 수 있는 나이라는 이유로 파산신청을 기각하는 것이다.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나이라는 이유로 파산을 불허하는 기준은 시대적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채무문제로 정상적인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데, 최저 시급 받는 일자리라도 구해서 회생절차 밟으라는 논리는 평생을 일용직만 전전하라는 이야기와 다를 바 없다. 파산제도의 궁극적인 목적은 고용 및 국가경제 이바지에 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신속하게 청년 채무자를 구제하고, 기업 취업문을 열심히 두드리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전히 (최저 임금)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는 이유로 구제 요건을 까다롭게 적용한다. 미래 경제를 위해서라도 어려운 청년들을 적극 배려하는 사회로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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