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
[신간] 잠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
[신간] 잠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
  • 송범석 기자
  • 승인 2018.07.05 13: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강타임즈 송범석 기자] 뇌는 거짓말을 잘한다. 그것도 아주 잘한다. 그렇다고 뇌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뇌는 우리를 살리기 위한 매커니즘이 설계가 돼 있다. 뇌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것은 자신의 생명을 보존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적어도 선사시대에는 그랬다. 

상상해보자. 탱크나 장갑차, 하다 못해 권총도 없던 그 시절. 샤벨타이거가 사람을 사냥하던 때이다. 석기 무기로 대항을 하기에 인류는 너무나 미약했다. 그래서 뇌는 위험신호를 인지해서 그 상황을 회피하게끔 발달했다. 우리가 안 좋은 일을 겪으면 계속 생각나는 것도 결국은 뇌 때문이다. 뇌가 ‘그 상황을 피하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그리고 위험한 일을 당하면 맞서 싸워서 짱돌로 상대의 머리를 찍으라고 시키는 게 또한 뇌였다. 그래야 살아 남으니까 말이다.

 

물론 돌창으로 매머드를 찌르던 시대에는 이게 맞았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그렇게 하다간 큰일 난다. 대기줄이 길어서 짜증이 났던 기억이 스멀스멀 올라온다고, 확 짜증을 내면서 가방을 집어 던지거나, 운전 중 끼어들기를 했다고 ‘방어본능’을 가동해 상대방의 차 앞에서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통쾌한 복수를 하는 행동은 현대사회에선 자기에게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극단적으로 자신을 망치는 행동이다.

저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다. 우리 뇌가 어떤 매커니즘으로 작동하는지, 그리고 왜 그렇게 진화가 되었는지를 먼저 설명하고, 뇌의 매커니즘을 이해하면서 자기 자신의 행동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한다.

먼저 저자는 “자신의 기억을 믿지 말 것”을 주문한다. 현재 어떤 감정에 빠져 있느냐에 따라 소환하는 기억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전제로서, 우리 뇌는 용량이 한정되어 있어 모든 정보를 다 받아들여 저장을 해놓을 수가 없다. 때문에 한정된 정보를 받아들이되 이를 바탕으로 정보를 재구성하도록 진화가 됐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가 하는 회상은 ‘허구’이다. 기억을 관장하는 부위인 해마는 감정 조절과 관련된 부위인 편도체 바로 옆에 있다. 그 때문에 기억과 감정은 매우 밀접하게 연결이 돼 있고, 강한 감정을 느낀 사건은 세세한 기억을 새기지만, 그렇지 않은 사건은 핵심만 저장하고 나머지는 알아서 메우도록 시스템이 돼 있다.

따라서 뇌는 기분 나쁜 상황만 유독 남겨두는 습성이 있다. 이것을 이해해야 한다. 내가 기분이 나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그 ‘기억’을 의심해보는 것이다. 부정적인 것을 강하게 인식하는 것을 ‘부정적 편향’이라고 하는데, 부정적 편향에 따라 감정을 표출하는 뇌는 선사시대에는 어느 정도 쓸모가 있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부정적 편향이 발동되려고 할 때 ‘그 감정에서 멀어져 잠시 생각할 시간을 의식적으로 가져보라’라고 저자는 권유한다. 그래서 잠시 자신을 객관화하라는 것이다. 

“감정과 기억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별한 감정에 사로잡히면 그 감정과 연관된 기억이 더 잘 떠오른다. 그러나 소환한 기억이 왜곡되었을 가능성을 늘 상기하라. 우울한 기분에 잠겼을 때는 부정적인 기억이 먼저 소환되고 그 부정적 기억이 다시금 우울증을 깊이지게 할 수 있다. 부정적 기억의 고리를 끊어내려면 당신을 사로잡고 있는 현재의 그 감정에서 한 발 물러서야 한다.” (p59)

책은 독자들이 다가가기에 매우 쉽게 구성돼 있다. 저자는 전문의로서 자신이 만나고 상담했던 사례들을 곁들여 스스로 돌아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혼자 감당하기 힘든 상황을 이겨내고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무엇보다 생각의 근육을 단련하는 일이 핵심이다. 그래서 저자는 생각의 근육을 단련하는 데 필요한 핵심 기법이 담긴 심리 상자를 우리에게 제공한다.

최환석 지음 / 멘토르 펴냄

  • 한강타임즈는 언제나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전화 02-777-0003
  • ▶ 이메일 news@hg-times.com
  • ▶ 카카오톡 @한강타임즈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