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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필연적 부자
[신간] 필연적 부자
  • 송범석 기자
  • 승인 2018.07.24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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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송범석 기자] 시중에 나온 ‘부자’들이 쓴 ‘성공학’에 대한 서적들을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뭔가에 미쳐서 죽기 살기로 달려온 세월을 돌아보며 쓴 책이 대부분이고, 또 하나는 역경을 딛고 몇 번을 넘어졌다가 어떻게 일어섰는지에 대한 ‘실패학 강의’가 참 많다.

그런데 <필연적 부자>의 저자는 좀 독특한 구석이 있다. 먼저는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하는 생각 자체를 아예 잊어버리라고 한다. 그런데, 이것 참 어려운 말이다. 수많은 저자들이 돈을 벌 고민을 하면서 ‘시스템’을 굴리며 ‘돈’을 벌어서 ‘시간적 자유’를 누리라고 강조하기 때문이다. 돈을 쫓다보면 돈에서 멀어진다는 자명한 진리는 어느 책에나 등장하지만, 이건 좀 너무 하지 않은가 싶다. 그러나 속살을 들여다보면 또 다른 교훈이 반짝인다.

 

“대신 내 재능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그 올바른 대상을 찾아서 그들이 나를 마음껏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바로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라는 것이다. 이 경지는 돈과 시스템을 넘어선 영역이다. 내 재능을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행복감을 느끼는 것은 물론이고, 경제적 이윤도 부차적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책의 저자 이재호 ㈜리골드 창업주는 실제로 그런 삶을 살았다는 것이다. 굶어 죽을 것을 걱정하던 가난한 시절을 견디고, 1000억대 자산가가 된 그는 쥬얼리 업계에서는 기적적인 인물이다.

가난한 탓에 학업을 제대로 마치지 못한 그는 이른 나이에 백화점 종업원으로 사회에 나서게 되고, 그 뒤 근성으로 버티며 시계방에서 견습공으로 일을 하다가 시계방을 열어 차츰 재산을 모았다. 이후에는 귀금속 소매점을 창업해서 쥬얼리 산업을 견인했고, 지금으로부터 수십년 전인 그의 30대 후반에는 이미 60억 원을 모았다. 

그의 삶은 ‘일단 한다’의 연속이다. 그는 수속절차도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탈리아에서 선진 세공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 비행기를 6번 갈아타고 무작정 밀라노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해외에 나가는 게 쉬운 때가 아니었다. 해외에는 국가공무원이나 수출 실적이 있는 대기업 직원, 해외에서 초청을 받은 사람만 나갈 수 있던 시대였다. 그래서 그는 이탈리아 회사에 무작정 편지를 썼다. 그것도 인터넷이 없는 시절이라 그게 맞는 주소인지도 모를 때였다. 며칠 동안 찾고 찾은 끝에 손때가 묻어 너덜너덜해진 일본 카탈로그에서 이탈리아 업체 주소를 하나 발견했고, 그곳에 편지를 보낸 것이다.

답신은 편지를 보낸 지 반 년만에 왔다. 초청을 한다는 답신이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이탈리아에서 세공 기술을 배워온 그는 수입해온 정밀 기계를 통해 이탈리아 제품과 견주어 손색이 없을 정도의 완벽한 제품을 만들어 냈고, 제품은 날개 돋친 듯이 팔렸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다 생각할 법한 스토리. 반전은 그 뒤이다. 

위에서 말한 ‘내 재능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는다’는 것을 그대로 실행한다. 자신이 온갖 고생 끝에 수년간 갈고 닦은 기술을 만천하에 공개한 것이다. 그것도 아주 친절하고 세세하게 경쟁업체에 기술을 전수해준다. 회사는 당장 난리가 났다. 기술력이 빠져나가는 것은 둘째치고 경쟁업체에서 단가를 후려쳐서 결국 ‘리골드’가 망할 게 분명하다는 반대가 빗발쳤다. 그러나 저자는 그대로 밀고 나갔다. “고객에게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모든 국민이 내 고객이라고 생각했고, 더욱더 많은 고객에게 아름다움을 즐기게 해주고 싶다는 의지였다. 사실, 돈을 벌자면 특허를 내서 배타적 지배권을 확보하고, 남들은 절대로 따라하지 못하게 하는 게 순서이다. 그러나 저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모든 기술을 공개했다. 

이 지점에서 누구나 반문이 나온다. ‘돈이 그렇게 많으니 여유가 있어서 기술도 공개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이다. 저자도 이 점을 알고 있다. 그는 말한다.

“생각을 바꿔보라. 돈이 없다고 해서 고객을 위해 무언가를 하지 못한 사람들은 돈이 있어도 절대 하지 못한다.”

그러면 돈이 벌리는 것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처럼 터득한 기술을 전부 다 공개하라고 강조하진 않는다. 다만 재테크 책이나 자기계발서를 사서 읽을 시간에 자신이 마주한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있는지를 생각하라고 주문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지금 당장 리스트를 작성해서 실천하라고 강조한다.

“타인의 어두움을 밝힐 빛이 되고자 한다면 분명히 인생은 달라진다”는 저자의 말은 깊은 여운이 남는다.
                                                                
이재호 지음 / 쌤앤파커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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