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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T-이슈] '베르테르 효과' 부추기는 언론.. 보도지침 미준수 심각
[한강T-이슈] '베르테르 효과' 부추기는 언론.. 보도지침 미준수 심각
  • 이지연 기자
  • 승인 2018.07.24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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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이지연 기자] 자살보도 권고기준이 14년 전에 이미 마련됐지만 여전히 유명인의 사건 보도에선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여러 매체를 통해 보도되고 있는 故(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구체적인 자살 사건보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23일 중앙자살예방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유명인이 갑자기 숨진 직후 일간지와 방송사, 통신사 등 국내 22개 주요 언론사 보도를 모니터링한 결과 127건이 자살보도 권고기준 준수를 벗어났다.

한국기자협회 자살보도 권고기준 (그래픽 = 보건복지부 제공)
한국기자협회 자살보도 권고기준 (그래픽 = 보건복지부 제공)

이번 모니터링에서 미준수 빈도가 높은 사항은 '사망 원인을 자살로 추정하거나 단정'(126건), '기본적인 것 외에 자살자 개인정보 언급'(123건), '구체적인 장소 언급'(112건), '동기를 한 가지 이유에 의한 것으로 추정'(67건)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전 자살보도에서 보도이후 사회적으로 모방 우려가 높은 권고기준에서 '절대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 '자살 방법과 수단'을 언급한 보도도 아직 61건이나 확인됐다.

이외에 언론은 '자살을 다른 사회적 이슈를 관련지어 보도'(34건), '자살 관련 사진이나 동영상 게재'(26건), '제목에 자살 언급'(20건), '유가족이나 주변 사람 정보 언급'(5건) 등을 지키지 않고 있었다.

반대로 이들 기사에서 '파파게노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웠다. '베르테르 효과'가 모방 위험을 뜻한다면 '파파게노 효과'는 자살률 감소 효과다. 오페라 '마술피리'에서 파파게노는 사랑을 잃고 죽음을 택한 베르테르와 달리 요정들이 부르는 노래를 듣고 목숨을 끊으려던 생각을 접은 데서 유래했다.

전체 127건 가운데 '자살 동기를 불분명한 것으로 언급'한 경우는 절반 정도인 64건에 그쳤으며, 위험에 대처할 수 있는 정보나 도움 받을 수 있는 기관 정보를 함께 실은 보도는 각각 16건에 머물렀다. 고위험군을 인지할 수 있도록 도운 보도는 2건에 불과했다.

실제로 중앙자살예방센터가 2005~2008년 대대적인 보도가 이뤄진 연예인 사망 사건 전후를 비교했더니 322~1008명 정도 자살 증가 효과가 나타났다. 이와 반대로 오스트리아에선 1983년 지하철 자살시도 보도 이후 모방 사례가 늘어나자 1987년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자살 및 시도를 75%가량 감소시킨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자살보도 최소화 등 권고기준 준수는 언론에 대한 보도 제한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동참 차원이라고 조언했다.

중앙자살예방센터 관계자는 “사회적인 이슈와 이와 관련된 인물의 자살사건 발생 시 미디어의 보도는 보도를 접하는 국민들의 알권리를 보호해 준다는 차원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으나 그 내용과 보도방식이 자극적이고 선정적일 경우 사회에 불안감과 혼란을 야기할 수 있고, 모방자살을 이끌어낼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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