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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T-지식IN] “개인회생파산” 억지 개인회생은 곤란
[한강T-지식IN] “개인회생파산” 억지 개인회생은 곤란
  • 최충만 변호사
  • 승인 2018.08.03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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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20대 후반의 젊은 채무자가 개인회생 문제로 찾아왔다. 이 친구는 전 여자 친구의 환심을 사려고 신용카드를 사용했다가 채무가 많아졌다고 했다. 그 당시 집 가까운 작은 회사에 다니고 있었는데, 채권자들이 직장까지 찾아오는 바람에 회사도 그만두었다고 한다. 파산을 신청할까 고민했지만 아직 젊다는 생각에 회생 절차를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데 개인회생 신청을 위해 꾸준히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직장이 필요했는데, 다니는 회사가 없었다. 채무자는 집 가까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열심히 회생 변제금을 완납하겠다며 우선 신청을 부탁했다. 아르바이트로 회생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신청을 말렸지만 채무자는 완고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젊은 친구의 바람대로 개인회생 절차가 개시됐다.

최충만 법률사무소 충만 대표
최충만 법률사무소 충만 대표

실제로 채무자는 변제가 개시될 즈음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그리고 밤에는 대리운전 기사로 일하는 등 투잡(Two job)을 뛰면서 변제금 완납을 자신했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한 것은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았다. 너무 무리하게 투잡을 뛰면서 몸에 탈이 났다. 일주일동안 병원에 입원하면서 아르바이트와 대리기사 직을 잃었다. 퇴원 후 다시 일자리를 구했지만, 회복이 덜 된 몸으로 그만두기 일쑤였다. 회생 변제금만은 끝까지 납입하려고 노력했지만, 도저히 아픈 몸으로 어떻게 할 수 없었다. 변제금 납부가 연체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 개월 후 개인회생절차마저 변제금 미납으로 폐지됐다. 모든 것이 회생절차 신청하기 이전 상태로 돌아간 것이다. 절차 폐지 후 채무자에게 남은 것은 성치 않은 몸과 더욱 늘어난 빚뿐이었다.

법률사무소를 다시 찾은 그 친구는 상담을 하면서 펑펑 울었다. 전 여자 친구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신용카드를 쓰지 않았더라면, 조금 시간이 걸려도 번듯한 직장을 구했더라면 자신의 인생이 이렇게 망가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매우 분개해 했다. 그러나 뒤늦게 후회해봤자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지나간 버스는 빨리 미련을 버리는 것이 상책이다. 당장 급한 채무 먼저 해결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질병 후유증으로 노동이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노동능력 상실을 이유로 파산절차를 진행 할 수 있었다. 법원도 질병 후유증을 이유로 면책을 허가했다. 하마터면 시간과 비용만 낭비하고 평생을 채무 독촉에 시달릴 뻔 했으나, 진단 결과 하나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 그러나 최종 면책에 이르기까지 받은 상처와 손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그래서 회생 신청 요건인 ‘꾸준한 월 급여’에 대해 매우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 채무자들은 어떻게든 최저 생계비를 초과하는 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장담하지만 사람 앞일은 아무도 모르는 법이다. 몸이 아프거나 업종 특성 상 오래 다닐 수 있는 직장이 아니라면 회생 변제금을 꾸준히 납부하기가 정말 쉽지 않다. 그래서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과연 자신이 꾸준히 일정한 소득을 올릴 수 있는지 여부를 세부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어떻게든 잘 될 것이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현실은 결코 어떻게든 잘 되지 않는다. 경솔한 회생 신청은 적게는 1년, 많게는 수십 년을 낭비할 수도 있음을 꼭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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