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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사법농단은 최순실 국정농단보다 심해
양승태 사법농단은 최순실 국정농단보다 심해
  • 박귀성 기자
  • 승인 2018.08.09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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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 박귀성 기자] 양승태 사법농단이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덜하지 않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정치권에서 양승태 사법농단을 철저한 진상규명에 이어 엄단하라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또한 양승태 사법농단 관련 현직 부장판사가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다.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해서 법원행정처가 문건 제출에 비협조적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가운데, 검찰은 발단이 된 법관 사찰 의혹 문건을 작성한 현직 부장판사를 지난 8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또 9일에는 재판 거래 의혹의 핵심에 서 있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불러 조사하게 된다. 김기춘 전 실장이 동부구치소에서 출소한지 3일만이다. 잇단 압수수색영장이 기각되면서 잠시 의기소침한 듯 보였던 검찰이 본격적인 소환 조사를 시작하면서 주춤해 보이던 수사에도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응징언론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가 양승태 전 대법관 자택 인근에서 양승태 구속을 외치며 장기간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9일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검찰에 소환될 예정이다.
응징언론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가 양승태 전 대법관 자택 인근에서 양승태 구속을 외치며 장기간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9일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검찰에 소환될 예정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현직 법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공개 소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00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김민수 부장판사,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심의관으로 근무를 했으며, 현재는 창원지법 마산지원 부장판사다. 김민수 부장판사는 행정처에서 근무하는 동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문건을 작성하고, 또 컴퓨터에 있던 2만 4500여 개의 문서 파일을 삭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작 김민수 창원지법 마산지원 부장판사는 자신과 관련된 혐의에 대해 “현직 판사로서 첫 포토라인 서는 건데 심경 어떠시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만 했다. 대체 뭘 성실히 임하겠다는 것인가? 김민수 판사는 또한 “2만여 개 파일 삭제한 것은 본인 판단이었느냐?”고 묻자 묵묵부답이었고, “판사 뒷조사 문건 작성 누구 지시받고 하셨느냐?”는 물음에도 아무런 대답이 없다. 국사를 제쳐놓고 제 한몸 영달을 위해 법을 수호해야할 법관들이 앞다투어 법을 농락했던 때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김민수 부장판사는 상고법원에 반대하는 칼럼을 기고한 차성안 판사의 대학생활, 또 가족사, 그리고 재산이나 평판 등이 담긴 문건을 작성했다. 소위 ‘뒷조사’라고 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국제인권법연구회 등 법원 내 법관들 모임의 동향을 파악해 개입을 시도하거나 또 긴급조치 배상에 대한 대법원 판례를 깬 법관에게 징계를 추진하는 내용이 담긴 문건도 작성을 했다. 그리고 국회의원별 재판진행 상황 정리가 담긴 것으로 알려진 ‘20대 국회의원 분석’이란 문건의 작성자이기도 하다.

앞서 진행된 법원 자체 조사에서 김민수 판사는 “대부분 문건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지시로 작성을 했고, 일부는 임종헌 전 차장이 불러주는 대로 적었다”라는 취지로 진술을 했다. 사실상 임종헌 전 차장으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은 인물에 대한 소환이 오늘 이뤄진 만큼 이제 수사가 본 궤도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임종헌이냐 김민수냐? 이제 그 책임소재와 처벌의 기로에 선 인물이다.

특히 김민수 판사는 지난해 2월 인사 발령이 나자 근무 시간도 아닌 새벽에 사무실에 나와 문서 파일을 삭제했다. 법원도 이 파일 삭제 혐의에 대해서는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재판 거래 등에 대한 증거를 없애기 위한 것으로 판단을 하고 구속영장 청구에 무게를 싣고 있다.

검찰은 사법농단 관련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부르는데 사흘만에 다시 검찰에 끌려나오는 김기춘 전 실장에 대해 검찰은 사법농단 사태 당시 비서실장으로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소송을 지연시키는데 영향력을 행사하고 사법부의 법관 해외 파견 거래에 개입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임종헌 전 차장이 2013년 10월 청와대를 찾아가 주철기 당시 외교안보수석과 소송 진행 방향을 논의한 사실을 확인했니다. 그리고 주철기 수석이 당시 윤병세 외교부 장관에게 보낸 서신을 확보했는데 “미국 뉴욕의 유엔대표부에 법관을 파견해 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당시 한·일관계 경색을 우려하던 청와대와 법관 해외파견이라는 이익을 추구하던 대법원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이를 거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당시 강제징용 사건이 배당된 곳에서 근무했던 현직 이수진 판사는 이에 대해 지난 3일 JTBC ‘뉴스룸’과의 대화에서 “적어도 제가 기억하는 범위 내에서는 심층조(대법원 민사심층연구조)에서의 정식 검토가 없었다. 이 사건들은 이미 2012년도에 대법원에서 파기환송을 하면서 대법관님들의 결단과 판단이 있었기 때문에 재상고될 경우에 대부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바로 선고가 되는데 이렇게 5년 끈 것은 아주 이례적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국회 현안브리핑을 통해 “국가적인 문제를 본인들의 이득을 위해 거래했다”면서 “양승태 대법원과 박근혜 정부의 파렴치한 블랙커넥션”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를 일찌감치 사법농단이라고 규정한 민주당에서도 연일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양승태 사법농단)는 사법부가 정부와 재판 거래를 한 것을 넘어서서 삼권분립의 헌법적 가치를 허물고 정권의 하수인을 자처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면서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은 최순실 국정농단에 버금가는 헌정 사상 최대의 헌정 파괴 사건”이라고 통렬히 비난했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진행된 소송에 대해 우리 정부가 일본의 눈치를 본 게 사실이라면, 일본이 강제징용 시설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겠다고 했을 때 국제사회에 항의하겠다던 박근혜 정부의 태도는 과연 얼마나 진정성이 있었느냐도 문제다.

조태열 유엔주재 한국 대사는 지난 2015년 4월 3일 이와 관련 “정부는 다자 차원에서도 우리 입장에 대한 지지 확산을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해 왔다. 일제강점기에 우리 국민들이 강제징용된 아픈 역사가 서린 시설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것은 인류보편적 가치를 지닌 세계유산을 보호한다는 세계유산협약의 기본정신에 어긋난다는 점을 강조하여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라고 했지만 결국 사법농단 사태와 견주어보면 모두 거짓말이라는 거다.

그 증거로 당시 행정처에 근무하면서 강제징용 소송과 관련해 문건을 작성한 박모 심의관은 현재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에서 근무중이다. 이에 더 나아가 당시 강제징용 소송 피고쪽 즉, 전범기업인 미쓰비시 중공업을 대리했던 로펌이 바로 김앤장이다.

김앤장엔 부산 법조비리 은폐 의혹이 제기된 문건을 작성한 김모 변호사도 소속이 되어있다. 당시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이었던 김 변호사는 검찰 조사에서 직접 문건을 작성을 했고, 이는 ‘임종헌 전 차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이 됐다. 결국 대부분 의혹의 중심에는 임종헌 전 차장이 자리를 하고 있는 거다. 임종헌 전 차장 또한 검찰 소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