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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이 모든 것을 만든 기막힌 우연들
[신간] 이 모든 것을 만든 기막힌 우연들
  • 송범석 기자
  • 승인 2018.10.15 0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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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송범석 기자] ‘우연’이라는 말은 ‘운’이라는 단어로 대체된다. 그리고 우리 인류는 이 ‘우연’과 ‘운’이라는 절대적인 변수 앞에 한없이 작아진다. 그러나 그 작아짐은 자존감의 상실이 아니라 이 세계와 우주에 대한 경이로움으로 번져간다. 그것이 우연의 법칙을 본질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리라.

우연은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서나 삶을 통제한다. 개인 일상 속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매일 출퇴근을 하고 점점 늙어가면서도 누군가에게 사랑에 빠지는 우연을 경험한다. 자라면서 그 사람을 사랑하겠다고 계획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우리가 그토록 찬양하는 ‘사랑’의 다른 이름은 ‘우연’이다.

인류의 역사 또한 우연이 빚어낸 창조물이다. 어떤 지질학자들은 우연 중에서도 ‘공룡의 멸종’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우리 인간은 공룡이 멸종했기 때문에 존재할 수 있다는 논리에서다. 공룡은 약 2억 년 전부터 6600만 년 전에 사라질 때까지 지구를 지배했던 ‘주류’였다. 포유류는 그 기간의 대부분 혹은 늘 존재했지만 공룡과 경쟁을 할 힘이 없었다. 

 

그러다가 공룡은 멸종했다.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소행성 또는 혜성과 지구가 충돌하면서 공룡이 사라졌다는 의견이 최근에는 여러 증거들 덕분에 힘을 얻고 있는 추세이다. 그 중 하나의 증거가 칙술루브 크레이터인데, 이 크레이터는 멕시코 유카탄반도 표면 아래의 젊은 퇴적층 약 1.6km 아래에 묻혀 있고, 지름은 약 180km에 달한다. 학자들에 따르면 이 정도 규모의 충돌은 아주 드물고, 특히 칙술루브 충돌은 혼돈스러운 궤도 때문에 예측이 불가능했을 수밖에 없으며, 그 결과 진화의 경로를 완전히 바꿔 놨다. 지구를 지배하던 공룡이 없어진 것이다. 하루 아침에.

태양계의 규모나 칙술루브 규모의 크레이터를 만들 만한 충돌 가능성이 있고 지름이 수 킬로미터에 이르는 천체가 극히 드물기 때문에 지구의 입장에서 바라봐도 하마터면 지구 자체가 없어질 뻔한 사건이었다. 그런 사건이 일어남으로써 우연하게도 공룡은 멸망했다는 게 여러 학자들의 주장이다.

인간이 두 팔을 가지고 있는 것도 우연의 산물일 수 있다. 직립보행을 함으로써 인류의 두 팔은 대지와 접촉하는 용도에서 도구를 사용하는 용도로 바뀐다. 그 결과 인간은 온갖 도구를 만들고 사용하게 되었고 다른 사회적 집단을 이룰 수 있는 동물들과도 완전히 다른 노선을 걷게 된다.

몇몇 진화론자에 따르면 우리의 사지는 약 3억 7000만 년 전 최초의 육상동물이 된 틱타알릭이나 아칸토스테가와 같이 지느러미를 네 개 가진 물고기들에서 물려 받은 것이다. 만일 이 물고기들에게 지느러미가 6개 있었다면, 인간의 다리는 4개였을까? 그건 또 모를 일이다.

이 책의 저자 월터 앨버레즈는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아버지 루이스 월터 앨버레즈와 함께 소행성 충돌과 공룡 대멸종설을 밝혀내 주목을 받은 유명 지질학자이다. 저자는 <이 모든 것을 만든 기막힌 우연들>에서 138억 년의 우주 역사, 45억 년의 지구 역사, 수백만 년의 인류 역사, 국가의 생성과 소멸, 그리고 우리가 존재하기까지 이어진 몇 세대의 가계도 등 생각할수록 불가능하게 보이는, 인류를 비롯한 지구상의 모든 생명의 역사를 기막힌 우연들의 연속이라는 관점에서 흥미롭게 제시한다.

월터 앨버레즈 지음 / arte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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