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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돋보기] 항해 100일 ‘구광모號 LG’ 둘러싼 ‘구설수’
[재계 돋보기] 항해 100일 ‘구광모號 LG’ 둘러싼 ‘구설수’
  • 김광호 기자
  • 승인 2018.10.18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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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일가 10년간 탈세 혐의 기소에 철저한 ‘여성배제’ 장자승계 원칙..‘모범기업’ 무색

[한강타임즈 김광호 기자] 구광모 LG 회장이 취임한 지 100일이 넘은 가운데 최근 ‘착한기업, 모범기업’으로 불리는 LG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LG 총수일가 14명과 지주회사 재무팀 직원 2명이 얼마 전 주식 양도소득세 156억원을 탈세한 혐의로 기소된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구광모 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편법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어 더욱 시선이 쏠리고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수사부는 지난달 28일 고 구본무 전 회장의 동생 미정씨 등 14명의 총수일가와 LG 전·현직 재무관리팀장 등 총 16명을 탈세 혐의로 기소했다.

전·현직 재무관리팀장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조세)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총수일가 14명은 조세범 처벌법 위반 혐의로만 약식 기소됐다. 탈세 지시 여부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약식기소의 법정형은 벌금형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검찰 수사에 의하면 총수일가는 2007년부터 10년간 수천억원에 달하는 지주회사 (주)LG와 LG상사 주식을 100차례 넘게 장내에서 거래했다. 총수일가가 특수관계인 간 거래라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숨기기 위해서 장내 거래를 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대주주나 특수관계인간 지분 거래는 거래액의 20%를 할증한 금액 기준으로 양도소득세를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LG 총수일가는 장내 거래를 통해 특수관계인이 아닌 상대와 거래를 한 것처럼 했다. 장외 거래의 경우 매매 당사자가 밝혀지기 때문에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LG 총수일가가 탈세를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장내 거래를 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구광모 LG 회장
구광모 LG 회장

무엇보다 이들 총수일가의 이 같은 지분 거래가 구광모 회장의 지주사 상속 작업과도 무관치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고 구본무 전 회장의 장녀인 연경씨는 2013년 11월 지주사 주식 27만주를 구 전 회장과 구광모 회장에게 매각키로 하고 장내 거래를 했다. 연경씨가 지분을 나눠서 매도주문을 하면 구 전 회장과 구광모 회장이 사전에 정한 수량과 가격의 매수 주문을 냈고, 이 과정에서 연경씨가 아낀 양도소득세는 4억여 원에 달한다.

하지만 구광모 회장은 2004년 이후 지주사 지분을 한 차례도 매각한 적이 없어 양도소득세 탈루 혐의를 받지 않는다. 이번에 검찰이 약식 기소한 LG 총수일가 14명 중 구광모 회장의 이름이 포함되지 않은 것도 이 때문.

그러나 이러한 매매 방식을 묵과할 시 양도세 탈루는 물론 탈법 상속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 만큼 비난여론을 피할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번 수사를 통해 알 수 있었던 것은 연경씨 등 구본무 전 회장의 두 딸은 철저하게 후계 구도에서 배제됐다는 점이다. 이는 오직 장자에게만 경영권을 물려주는 LG 특유의 유교적 가풍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삼성 등 다른 대기업 여성들의 경우 후계자가 아니더라도 계열사 수장을 맡아 왕성한 경영활동을 하거나, 우호 지분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대조적이다.

2004년 갑작스러운 사고로 외아들을 잃은 구본무 전 회장이 같은 해 동생인 구본능 희성전자 회장의 맏아들인 구광모 회장을 양자로 맞이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주목 할만 것은 인터넷 포털에 게재된 구본무 전 회장의 인물정보에는 아들인 구광모 회장의 이름만 있을 뿐, 정작 친자식인 두 딸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장관급 여성 비율이 30%를 돌파하는 등 현 정부가 여성의 사회 참여나 승진을 가로막는 ‘유리 천장’을 깨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 같은 정부의 노력에 발맞춰 기업은 물론 사회 전반적으로 유리 천장을 깨기 위한 다양한 시도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철저한 ‘남성 중심적’인 LG의 가풍은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구광모 회장은 올해 7월 취임 후 첫 출근하며 사내 게시판을 통해 “선대회장의 경영 방향을 계승 발전시키는 동시에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꾸준히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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