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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션샤인’ 여파? 친일청산 속 한국교회 ‘친일 행위’ 재조명
‘미스터 션샤인’ 여파? 친일청산 속 한국교회 ‘친일 행위’ 재조명
  • 박해진 기자
  • 승인 2018.10.19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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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이후 신사참배 의견 대립, 한국교회 분열로 이어져…반성 여전히 미약

[한강타임즈 박해진 기자]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 지난달 30일 뜨거운 조국애와 독립에 대한 열망을 그려내며 인기리에 종영했다. 드라마는 일본이 조선을 향해 극악무도한 만행을 벌이는 구한말 혼돈의 시대, 조국을 구하려고 목숨을 다해 싸우는 의병들과 일명 ‘매국노’로 지칭되는 이완용, 송병준, 이병무 등의 친일파 관료들을 대비시키며 항일의식을 고취시켰다.

‘미스터 션샤인’이 의병과 친일파를 소재로 삼으면서 오늘날 친일파를 포함한 친일 청산에 대한 논의가 불거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각종 친일 행위에 가담했던 지도층에 교단 지도자들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어 한국교회 내 친일 행위도 재조명되고 있다. 

1943년 한국 목회자들이 일본 나라신궁 참배 후 기념 사진을 찍은 모습
1943년 한국 목회자들이 일본 나라신궁 참배 후 기념 사진을 찍은 모습

일제의 탄압과 핍박이 극에 달했던 1930년대, 조선 총독부는 헌법으로 ‘모든 종교는 최고의 신(神)인 천황 아래서만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고 선언하고 한국교회에 신사참배를 요구했다. ‘신사참배’는 일본이 천황 신을 섬기도록 곳곳에 신사를 세워 강제로 참배하게 한 것으로, ‘다른 신(神)을 섬기지 말고, 우상을 만들지 말라’는 십계명을 어긴 엄연한 배교(背敎)행위다.

신앙의 절개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쳐가며 신사참배를 거부한 목회자들도 있었지만, 대다수의 개신교 교단들은 신사참배를 받아들였다. 1936년 천주교와 감리교를 시작으로 1938년 9월 한국 최대 기독교단인 조선예수교장로회까지 신사참배를 공식적으로 가결하게 되면서 장로회는 본격적으로 친일 부역하게 된다.

당시 장로교총회 부회장이었던 김길창 목사는 각 노회 임원들과 앞장서서 평양 신사에 참배했으며, 일본해군성에서는 조선장로회의 헌금으로 구입된 비행기 명칭을 ‘조선장로호’라 이름 붙이는 등 총회 지도부는 신사참배를 결의하자마자 일제에 적극 협력했다.

특히 일제가 중일전쟁에 이어 태평양전쟁을 벌이며 많은 군수물자를 필요로 한 1940년대에는  장로교를 비롯한 많은 교회가 전투기와 기관총 대금을 헌납하고 교회 종까지도 떼어 바치며 친일 행위에 열을 올렸다. 이에 경성운동장에 80여명의 장로교 대표들을 초청해 감사장과 수납서 및 비행기와 기관총의 사진을 전달하는 행사도 치러졌다.

뿐만 아니라 신사참배에 굴복한 교회들은 일본기독교단에서 제국주의에 충성케 하고자 만든 국민의례라는 이름으로 동방요배를 하고, 찬송가 대신 기미가요를 제창했으며, ‘성서강의회’라는 집회를 열고 일제가 벌인 전쟁에 참여를 독려하는 등 노골적 친일행각으로 신앙의 순수성을 상실하는 처지에 이르렀다.

한국교회는 해방 이후인 1954년 4월, 장로교 제39회 총회에서 비로소 신사참배 결의를 취소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를 회개하는 기도회를 가졌다. 하지만 친일과 변절의 수치스런 역사에 대한 한국교회의 반성은 여전히 미약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각종 친일 행위에 가담했던 목회자들과 그의 후손들이 여전히 교계에서 지도자로 추앙 받고 있으며, 또한 신사참배에 반대해 옥고를 치렀다가 해방 이후 출옥한 성도들을 중심으로 신사참배에 대한 가시적 참회를 요구하는 주장과, 일제의 강제적 외압으로 인해 불가피한 결의였다는 합리화 및 은폐로 교권을 유지하려는 측이 대립하면서 침례교를 제외한 대부분의 교단들이 신사참배 문제로 내부갈등과 분열을 겪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특히 신사참배 결의 80주년으로 한국교회 내에서 신사참배를 회개하는 집회가 활발히 열리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신앙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종교인으로서 ‘적당히 회개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으로 넘길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며, 통절한 참회 운동과 정화 운동이 뒤따르지 않는 한 “말 뿐인 회개운동”이라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한국교회건강연구원 이효상 원장은 지난 9월 한 칼럼에서 “한국교회는 해방 직후 철저한 참회로 상처를 치유하고, 더욱 겸손하게 민족을 섬기며 봉사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이제는 신사참배와 친일 행적에 가담한 것에 대해 사회적으로 책임을 질 만한 일을 해야 한다”며, “회개운동을 넘어 신앙의 절개를 지킨 정신을 본받는 시대가 되어야 한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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