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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T-지식IN] 음주운전 처벌기준 “생계형인데요? 감형 되나요?”
[한강T-지식IN] 음주운전 처벌기준 “생계형인데요? 감형 되나요?”
  • 최충만 변호사
  • 승인 2018.11.02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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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음주운전으로 적발 된 뒤 정식 기소가 돼 형사처벌을 앞두고 재판장 앞에 서있는 사람들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그 지푸라기는 대부분 기존 피고인들이 알고 있던 ‘상식’에서 싹을 틔우는데, 안타깝게도 그 상식이 양형참작에는 큰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 문제이다. 그 중 대표적인 예로 하나를 들자면 바로 ‘생계형’이다.

생계형부터 정의를 해보자. 생계형이란 자동차 운전을 하면서 이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을 말하는데 예를 들어 배달직이나 수행기사, 화물차운전자, 버스운전기사, 택시드라이버 등 업무 시간 내내 운전을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물론, 영업직이나 외근직 회사원도 ‘나름대로’ 생계형이라며 강조하는 경우가 있다.

최충만 법률사무소 충만 대표
최충만 법률사무소 충만 대표

보통 이들의 주장은 이렇다.

“자동차 운전을 하루 종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위험이나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부분을 참작해주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다. 다른 사람들이 1시간 운전할 때 10시간 이상을 운전을 하기 때문에 형사처벌에 있어서는 다르게 취급해달라는 취지다. 그러므로 생계형의 경우 형량에서라도 조금 선처를 더 해줘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생계형 사범이 이를 적극 주장하면 감경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운전직의 ‘은밀한 상식’ 같은 게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생계형이라는 점이 양형참작에 크게 도움이 되진 않는다. 사실상 감형을 받기 어렵다는 소리다.

이는 판결문에도 나오는 부분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자동차 운전과 일상생활은 동일시 할 수밖에 없는데, 생계형을 주장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의 차이는 그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는 추세다. 사법부의 판단이 그렇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놓고 혹자는 “판·검사는 운전직을 해본 적이 없으니 현실을 너무 모른다.”고 뒤에서 손가락질하기도 하는데, 엄격히 따져보면 재판부의 논리가 더 맞다.

필자가 맡았던 사건 중에 푸드 트럭 운영자가 있었다. 수차례 음주운전으로 형사재판을 받게 되었는데 그때마다 그는 생계형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나는 눈을 뜨면 자동차 시동 먼저 걸고, 자동차 시동이 꺼지는 순간 잠이 듭니다. 그렇다고 사회생활을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가끔은 술자리에 참석하고, 어쩔 수 없이 술자리에서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대리운전을 부르면 되지 않느냐고요? 푸드트럭 특성상 뒤에 고정되지 않은 집기류가 많은데 일반 차량처럼 편하게 운전할 수가 없어요. 일반 승용차처럼 운전하면 뒤에 정리 해놓은 게 난리가 납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또 끌고 가다가 적발 되었는데, 왜 생계형이 양형참작 안 된다는 겁니까?”

이 주장에 대해서 당시 재판장은 이렇게 말했다.

“푸드트럭 운전과 일상생활을 공유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술자리는 일상생활 영역이고 푸드트럭 운영은 업무 영역인데 왜 구분을 하지 않습니까? 서로 따로 정리하는 것이 상식인데 그러지 못하고 업인지 일상생활인지 구분 못하는 것 자체가 문제 아닌가요? 참작되지 않습니다.”

이것이 보통 법조인의 시각이다. 다만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지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상기하고 전문 법조인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생계형으로 기본 양형참작을 받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한편 ‘생계형’에 대한 이슈는 면허구제 영역만큼은 큰 도움이 되는 화두인 것은 사실이다. 즉 형사처벌 감형과 면허구제의 관점이 조금 다르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